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다양한 이유로 인해 양 팀의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모두 뛰어나와 얼굴을 붉히며 뒤엉키는 상황을 종종 볼 수 있다.
이것을 벤치 클리어링(bench clearing)이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덕아웃 또는 벤치에 앉아있던 선수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 뛰어나와 갈등 또는 위기 상황에 놓인 우리 팀 선수를 보호하고 상대팀에 응징하는 일종의 팀 플레이를 말한다. 벤치 클리어링은 위기의 상황에 빠진 우리 팀 선수를 보호하는 것 뿐만 아니라 팀 내부의 결속력을 다지는 다양한 목적의 팀 플레이 이다.
벤치 클리어링의 순기능이라고 한다면 역시 팀 내부 결속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경기 중에 벌어진 갈등 상황은 개인간의 대결 뿐만 아니라 팀과 팀 간의 대결 구도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하면 모든 선수들이 덕아웃을 비우고 뛰쳐나와 소속 팀 선수를 보호하고 상대팀과 극렬히 대치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서 선수들은 그들의 투쟁심을 확인하고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벤치 클리어링을 단순히 패싸움(?)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 의미를 대단히 축소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개인의 역량으로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혼자 힘으로는 풀어내기 힘든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특히 거래처나 타 부서와 같은 외부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이 필요하다.
이럴 때 '마음의 벤치 클리어링' 이 필요한 것이다. 조직은 개인이 처리하기 힘든 다양한 과제들을 가장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렇기에 각 개인이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에도 모두가 합심하여 어려움을 극복하는 '마음의 벤치 클리어링' 이 필요하다.
회식 자리에서만 외치는 '우리는 하나다!'라는 멘트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구성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달려 나가겠다는 '벤치 클리어링'의 마음 가짐을 갖는 것이 믿음과 신뢰의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