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든 해야 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남자 태권도 -80kg급 16강전에서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과 맞대결을 펼친 대한민국의 서건우 선수는 경기 2라운드가 종료된 후 시스템 오류로 잘못 채점된 점수로 인해 경기에서 패배할 수 있는 위기 빠졌습니다.
그때, 대한민국 태권도 대표팀의 오혜리 코치는 경기 코트로 뛰어 올라가서 채점 결과의 부당함을 온몸으로 어필했습니다. 태권도 경기 규정상 각종 항의는 심판이 아닌 기술 담당 대표에게 해야 하는데, 장내 관중들을 상대로 특정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심판에 대한 직접적인 항의는 금지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엄연히 오심을 내린 심판의 결정에 오혜리 코치는 경기 코트와 본부석을 향해 서건우 선수에게 내려진 판정의 부당함을 강하게 어필했습니다. 그 결과 본부석에서는 판정에 대해 재검토했고, 해당 라운드는 서건우 선수의 승리로 번복되었으며 서건우 선수는 3라운드에서도 승리하여 8강전에 진출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혜리 코치는 "건우가 누구보다 열심히 했다, 좋아하는 콜라도 끊고.. 탄산수를 먹으면서 운동했는데.."라면서 선수의 노력이 정당한 결실을 맺길 바랐다는 자신의 바람을 밝혔습니다. 또한 "심판에게 직접 항의하면 안 되고 기술 담당 대표에게 말했어야 했지만, 뒷일을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그대로 끝나면 뭘 해도 뒤집을 수 없었다"라고 말하여 선수에게 억울하게 내려진 잘못된 판정을 어떻게든 뒤집고자 노력했던 당시의 절박한 심정을 표현했습니다.
오혜리 코치는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로서 자신의 역할이 선수에게 태권도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한정 짓지 않고, 선수의 피땀 어린 노력이 성공의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응원하는 '함께하는 리더십'을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위에는 구성원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그것의 결과물을 '잘했다' 또는 '못했다'라고 평가하기만을 바라는 리더십의 행태를 종종 목격할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그런 리더들은 자신의 역할이 '구성원에게 과제를 부여하고 그것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것은 오로지 구성원의 역량이라는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오혜리 코치의 사례에서처럼 리더는 구성원의 성과물을 판단만 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노력이 궁극적으로 성공의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고민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수의 성공이 곧 리더의 성공이라는 인식이 있을 때, 구성원들은 리더의 말과 행동에 더욱 신뢰를 나타낼 수 있고, 그 결과 구성원은 최고의 성과를 조직에게 안겨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파리 올림픽에서 보여준 오혜리 코치의 리더십을 통해서 리더는 심판이 아니 동행자가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오혜리 코치와 서건우 선수의 성공적인 스토리가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