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의 호날두로 구성된 팀 vs 11명의 박지성으로 구성된 팀'
가상의 팀이지만 여기 두 가지 팀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당신이 감독이 되어야 한다면 어느 팀을 선택하겠는가?
지극히 필자의 개인적인 성향과 취향이 반영되었다는 전제 하에 필자는 '11명의 박지성으로 구성된 팀'을 선택하겠다. 사실 11명의 호날두로 구성된 팀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호날두는 메시와 함께 세계 축구계에서 '축구의 신'이라고 불리는 포르투갈의 축구선수이다. 그러나 신은 인간에게 모든 것을 주지 않는다고 했던가? 신은 호날두에게 엄청난 열정과 재능을 주었지만 팀 플레이어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을 주지 않았다. 최근의 사건만 보더라도 그는 최고의 선수일지는 모르겠으나 최고의 팀 플레이어는 아니었다.
그는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리그 경기에서 후반 40분까지 감독이 자신을 경기에 투입시킬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경기 중에 라커룸으로 퇴장했고, 그 이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자신을 배신했으며,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존경심은 없다'라고 소속팀과 팀 감독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물의를 빚었다. 이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 진행 중인 시기에 그를 방출했다.
또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에는 자신이 후반 막판에 투입되고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팀이 8강전에 진출했음에도 팀 원들의 승리 세리머니에 동참하지 않고 혼자 경기장을 떠나 버렸다.
위의 사례 말고도 호날두는 그가 갖춘 열정과 재능의 크기만큼의 자기애와 오직 자신만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온 스타플레이어이다. 목표 의식이 뚜렷한 것은 프로 선수로서 칭찬받을 일이지만 그것이 오로지 자신의 성공만을 위한 것이라면 많은 이들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반면에 박지성은 팀 내에서 그의 존재만으로 구성원들이 하나로 뭉치게 하고 서로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을 갖춘 팀 플레이어이다. 그는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팀이 지향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실제 행동으로 보여준 진정한 리더였다. 그는 분명 호날두가 가진 재능은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팀 동료들로부터 '언성 히어로(Unsung Hero, 드러나지 않은 영웅)'이라고 칭찬받을 정도로 모든 팀원들이 함께하고 싶어 하는 훌륭한 리더이자 동료였다.
조직은 더 큰 성공과 가치를 만들어 내기 위해 팀을 구성하고 운영한다. 조직의 성공을 위해 팀을 구성하는 구성원들은 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에게 부여되는 R&R(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여 조직의 성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게 team spirit 이자 팀을 구성하는 이유이다.
필자는 성공하는 조직을 만드려면 팀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기대하는 호날두 같은 구성원 보다 팀의 성공을 위해 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고민하는 박지성 같는 구성원이 한 명이라도 더 많아져야 경쟁에서 승리하고 지속적인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지성과 같은 팀 플레이어들이 똘똘 뭉쳐서 조직의 성공을 만들어내는 ‘One Team'의 조직문화가 ’ 한두 명의 스타플레이어‘ 에게 의존하는 조직에게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들이 양산되는 우리 사회와 조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