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농구 KBL을 대표하던 혼혈 귀화 농구선수 전태풍은 2020년에 은퇴한 후, 각종 언론과 미디어에 한국 농구 발전을 위한 몇 가지 일침을 가했습니다.
저는 그가 한국 농구를 향해 던졌던 몇 가지 화두가 비단 한국 농구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의 조직 문화에도 의미 있는 경종을 울렸다고 생각합니다.
1. 프로는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는 프로 농구 선수의 플레이가 멋있고 재미있어야 농구 팬들이 농구장을 찾을 것이고, 그들의 플레이가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때 다시 농구 붐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의 조직도 구성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은 조직 안에서 성장과 성취감을 느낄 때, 조직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각 기업들은 구성원들이 단순히 조직의 업무를 분담하는 객체로 여길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또 다른 의미의 고객으로서 조직의 열렬한 팬이 될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승리 지상주의가 발전을 가로막는다.
한국의 농구 지도자들은 ‘이기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해서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쫓는다고 합니다.
지도자들은 모든 것을 이기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개개인에게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주지 않고, 승리하기 위해 선수들에게 몇 가지의 역할만 집중시키다 보니 선수들이 균형적인 발전을 하지 못하고 한 두 가지만 잘하는 반쪽짜리 선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의 업무 현장으로 눈을 돌려봐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항상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현업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의 발전과 성장보다는 당장의 업무 성과를 올리는 것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목격할 수 있습니다.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5년 10년 뒤의 구성원들이 터뜨릴 잠재력을 위해 조금 더 멀리 보고 긴 호흡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리더들이 공부하지 않는다!
의사나 간호사들도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자신의 업무 완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데, 한국 농구 지도자들은 본인들의 과거 영광에 도취되어서 본인이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본인이 정답이라고 착각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현대의 농구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 훈련과 경기 운영을 하다 보니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모든 조직과 리더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리더들이 공부하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비단 학습이 책이나 강의를 통해서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환경과 관계 속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점을 개선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일선의 리더들은 자신의 과거 성공이라는 프레임에 갇혀서 변화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과거 방식대로 현재의 문제 상황을 해결하려는 경향들이 있는데, 리더 스스로가 자신의 부족함을 찾고 그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4.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를 인식하라!
이제는 미국 프로농구 NBA를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에 스포츠 팬들의 눈높이는 NBA의 수준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이런 한국 농구팬들이 수준이 한참 낮은 KBL 경기를 보면서 만족할 수 없을 것이기에 한국 농구도 NBA를 비롯한 세계화 추세에 발맞출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팬들의 눈높이가 세계적으로 높아진 분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또 다시 공급자 관점으로만 리그를 운영한다면 농구팬들은 다시는 KBL을 찾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현대의 직장인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조직보다는 자신의 성장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이런 욕구와 분위기를 읽어내지 못하고 조직들이 과거를 답습한다면 열렬한 팬이 되어야 할 유능한 인재들은 스스로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날 것입니다.
그렇기에 각 조직들은 구성원들이 조직 안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수 있도록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전태풍 선수가 했던 인터뷰를 보면서 이것을 농구 선수 한 명의 개인 의견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우리 조직 문화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전태풍 선수가 인터뷰 말미에 "이것은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리그, 구단, 선수 모두가 성장하기 위한 바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전태풍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서 대한민국 농구인 전태풍의 고민과 꿈을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변화하는 것은 작은 노력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태풍 선수의 고민과 꿈이 한국 농구는 물론 우리나라 조직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밀알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