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남녀 사이에서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서 서로 속상해하거나 다투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영화 속의 남녀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피로 맺어진 가족 사이에서도 마음을 표현하지 않으면 서로의 마음을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렇다면 비즈니스 관계인 회사에서는 어떨까? 사실 직장 동료 간에는 애틋한 감정도 피도 섞이지 않았기 때문에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의 마음을 더욱 알아차리기 어렵다.
필자와 함께하고 있는 D사원의 경우에는 특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편이다.(약간의 개인 성향도 있다고는 생각된다). 그러나 이것은 D사원이 문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누구든 부서의 선임이 17살 차이가 나는 조금 오버하면 '삼촌뻘 나이 차이'가 난다면 편하게 대화하기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D사원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독려하는 편이다.
평소에 D사원에게 신입사원은 실수를 두려워하는 것보다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잘못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과거 몇 차례 업무 현장에서 D사원이 마땅히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왜 가만히 있니? 이럴 땐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하지 않겠니?" 라며 크게 화를 낸 적이 있었다. 그때 D사원은 다소 억울해하며,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해야 하나 저렇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었다. 그 당시에는 "어쨌든 표면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아니냐?"며 훈계했었다.
사실 신입사원이 고민만 하고 움직이지 않았던 것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물론 고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더라면 그것은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상황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해결할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해 상급자에게 표현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 될 수 있다. 표현하지 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나 해야 할 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서로 간에 오해나 불필요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그렇다면 선배는 표현하지 않아도 후배 직원이 마땅히 알아차리고 움직여야 할까?
그것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직장 내 동료 간에는 애틋한 마음도 피도 섞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으면 후배는 도무지 선배의 생각을 알 수가 없다. 특히 후배 직원보다 경험과 정보 그리고 대부분의 모든 것이 더 많은 선배 사원의 뜻을 경험과 정보 그리고 대부분의 모든 것이 부족한 후배 사원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선배의 욕심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배는 후배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한번 더 생각하고 후배 사원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활용하여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선배와 후배가 서로 오해하지 않고 같은 방향을 보고 함께 달려갈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앞으로는 D사원과 선배건 후배건 자신이 상대방의 생각이나 행동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고 싶다면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하기로 다짐을 했다. 물론 선배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하고 소통하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라고 생각될 수 있으나, 한번 덜 생각하고 말을 하면 열 번, 스무 번 더 말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