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사원과 함께 생활한 지 이제 거의 3달이 다 되어 간다. (실습기간 6주를 포함하면 실제로 같이 지낸 시간은 3달을 훌쩍 넘었다.) 필자는 보수적이고 딱딱한 문화를 싫어하는 성향 탓에 후배에게는 가급적 수평적이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D사원과 함께 지내 온 시간이 쌓일수록 갑자기 심박수가 급상승하거나, 속에서 열불이 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실제로 화를 낸 적도 있고 때로는 짜증을 낸 적도 있다. 원래도 잡생각이 많은 편이지만 그럴 때마다 오만가지 생각을 한다. '내가 지금 이 친구에게 가혹한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래도 이 정도 말했으면 알아 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어디까지 챙겨줘야 하는가?' 등의 생각을 하다가 심지어는 '나중에 내 아들이 커서 취업을 해도 이런 상황을 겪을 텐데 아들이라고 생각하고 참아야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하지만 부정적 피드백을 안 할 수도 없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부정적인 피드백을 잘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고, 그 결과 다음의 3가지 기준으로 피드백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첫 번째,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에는 부정적인 감정을 배제하자!
아무래도 부정적 피드백을 해야 할 때에는 피드백을 하는 리더의 감정도 좋지 못하다. 그런 상황에서 과거의 사실 또는 일어나지 않은 상황까지 예측하여 감정을 싣는다면 부정적인 피드백이 아니라 나쁜 감정을 배설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부정적 피드백을 할 때에는 다시 한번 고민하여 객관적으로 내가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만을 거르고 걸러서 하고자 한다.
두 번째, 잘못된 점과 개선해야 할 부분을 팩트와 논리로 제시하자!
앞서 언급했듯이 부정적인 감정이 피드백에 섞일 경우에는 피드백을 하는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잘못된 방향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에는 철저하게 벌어진 일의 결과와 이 결과가 잘못된 이유 그리고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명확한 방향 등을 팩트로 제시하여 피드백을 받는 대상자가 이성적으로 납득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다. 피드백은 단순히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을 위한 설득의 과정이므로 철저히 팩트에 기반한 이성적인 논리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향후 개선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자!
과거 또는 지금 벌어진 일의 결과가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더라면 팔로워가 향후 개선돼야 할 모습을 그려보고 그것이 실현 가능하도록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부정적 피드백을 할 때에는 과거 결과의 잘못을 지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결과를 교훈 삼아 향후에 개선되어야 할 모습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그릴 수 있게 하고, 그것이 실현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촉진을 하는 것에 더 큰 무게를 두고 피드백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부정적 피드백은 잘못을 지적하고 비난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개선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실시하는 것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위의 3가지 기준을 갖고 지금보다 싫은 소리(부정적 피드백)를 잘(?)하는 리더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