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인 야구 슬럼프 탈출기
저는 취미로 23년째 사회인 야구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야구 동호인입니다. 대학생 시절부터 동아리와 전공 수업에 참여한 인연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야구를 해오고 있습니다.
저는 타격 정확성이 좋은 편입니다. 제가 한창 야구를 알기 시작한 시기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선수는 대한민국의 장효조 선수, 일본의 이치로 스즈키 선수였습니다.
그 선수들은 모두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선수들로 어느 공도 쳐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좋은 타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을 좋아하는 저 역시도 타석에 들어서면 어떤 공이라도 쳐내겠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프로야구를 보면 일반적으로 컨택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은 호리호리한 체격을 갖고 있는 선수들이 많고, 홈런을 잘 쳐내는 중장거리 타자일수록 덩치가 큰 편입니다.
저는 덩치가 비교적 큰 편이었으나 컨택 능력을 장점으로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그래서 야구를 시작했던 2000년부터 지금까지도 주변 사회인 야구팀 동료들에게 홈런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꾸준히 받는 편입니다. (참고로 저의 23년간 사회인 야구 경력에 홈런은 딱 1개입니다).
제가 컨택트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정확한 타격을 추구한다고는 하지만 저 역시도 호쾌한 홈런을 가끔은 쳐내고 싶다는 생각에 4~5년 전부터는 타격폼을 여러 차례 수정하며 스윙의 사이즈를 크게 가져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10여 년 이상 가져온 타격에 대한 관점과 습관 때문에 홈런은 딱 1개뿐이었고,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타격 폼이 무너지면서 그동안에 장점이었던 정확한 타격은 온데간데 없어졌습니다.
그 결과 최근 2~3년간은 사회인 야구 리그에서 타율이 1~3할대를 전전하는 장점이 없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저는 사회인 야구에서는 타율 5할은 쳐내야 우수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2023년 시즌을 맞이하면서 지난 몇 년간 이어져오던 부진한 성적이 급반등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생겼습니다.
프로야구 올스타 출신의 모 코치님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분은 제가 그동안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던 타격 폼이 문제가 아니라 공을 때려내는 자신만의 타이밍이 일정하지 않아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면서 자신만의 타이밍 잡는 법을 찾으라는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그동안 타격 시에 스윙 각도와 앞발 스텝 등의 미세한 조정을 통해 타격 기술을 향상하는 것에 집중했는데, 결국 스윙 각도나 앞발 스텝과 같은 디테일한 모든 것들이 자신만의 타격 타이밍을 잡기 위한 보조수단이었다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타격은 투수가 던지는 공과 내가 휘두르는 배트의 접점에서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단순한 원리를 잊은 채, 스윙 각도와 앞발 스텝에서만 원인을 찾으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결국 문제의 원인은 단순한 원리에 있었던 건 것입니다. 타격이라는 것 자체가 투수의 공을 때려내기 위한 행위인데, 너무 복잡하게 문제와 원인 그리고 해결책을 생각했던 영향이 컸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최적의 결과는 결국 본질적인 원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그 단순한 원리를 찾는 것을 도외시한 채, 너무 거창하고 복잡한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애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복잡한 문제상황일수록 원인과 해결책은 의외로 단순한 곳에 있을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