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그동안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다고 자부했다.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고 그것을 조직에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글도 써보고 짧은 강의도 해보면서 점차 역량이 확대되고 있다고 느꼈다. (아주 건방지게도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을 보고 느낀 것은 내 것이 아니었다.
지금부터는 내가 직접 현장에서 느끼고 깨달은 것을 바탕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도록 해야겠다.
회사 생활이 16년을 거의 꽉 채워가고 이는 지금.
사실 필자는 필자의 역할을 대신 또는 함께해줄 수 있는 후배(파트너)와 함께 일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
물론 후배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업무와 역할이 다르거나 일부만 중첩되는 형태로 일을 해왔다.
그래서 아무래도 혼자 업무의 A to Z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 때문에 때로는 불만도 많았고, 때로는 '그래 차라리 혼자 하는 것이 맘 편하지'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다.
그러던 중 11년 만에 나의 역할을 함께해줄 수 있는 후배를 맞이하게 되었다.
회사 경력으로는 15년 차이가 나고, 나이는 17년 차이가 나는 조금 과장하면 '아들 뻘' 후배를 맞 후임으로 함께하게 되었다.
사실 11년 동안 신입 사원을 뽑아주지 않는 회사를 많이 원망했었다. 뽑아 줄 듯 뽑아 줄 듯하면서 내 주변에만 신입사원들이 충원되는 것을 보면서 심각하게 '퇴사'를 고민했었던 적도 많았다.
그래서 11년 만이지만 그래도 신입을 뽑아준 것에 대한 기쁨과 기대감이 많았다.
신입사원 D군은 국내 최정상급 명문 대학 졸업 예정인 재원이다. (역량이 뛰어난 만큼 졸업 전에 낚아챘다).
부전공으로 우리의 업무 영역인 교육학을 전공하기도 하고 해서 더욱 기대가 컸다.
이제 그와 함께한지는 실습 인턴을 포함하여 10주 정도가 조금 지난 것 같다.
그런데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적응하고 편안해지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막 시작한 인연이지만 선배의 입장에서 봤을 때, 개선의 여지가 많이 보인다.
처음에는 그 친구가 개선해야 할 것들이 보였다. 역시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런데 조금씩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 친구가 아니라 나의 문제가 더 크게 보였다.
'그래서 역시 머리로 아는 것보다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하는구나...' 싶었다.
지금부터는 D군과의 생활을 통해서 느끼고 깨닫고 학습한 것을 나름대로 정리해 보고자 한다.
앞으로 그와의 생활에 기대도 크고 걱정도 앞서지만 이 모든 것이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열린 자세로 배우고자 한다.
여든 살 노인도 어린아이에게 배울 것이 있다고 하는데, 17년 차이가 뭐 대수이겠는가?
앞으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