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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선생의 일필휘지 Jul 18. 2023

01. 당신을 왜 뽑았는지 생각하라!

동상이몽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

저는 다 년간 교육 담당자로 활동하면서 신입사원들을 조직에 맞이하는 작업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은 신입사원을 채용한 후에 3~4주가량 연수원에 모아놓고 신입사원 교육을 하는 추세는 줄었지만 과거에는 꽤 긴 시간 동안 신입사원들과 교육을 진행하면서 동고동락하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면담을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과거의 이야기부터 미래 비전까지 신입사원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그것을 통해서 신입사원들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하는 이야기들 중에는 때로는 채용 면접 때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새로운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채용면접 때에는 아무래도 입사를 하기 위해 최대한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이야기를 했을 테지만, 입사가 확정된 후에는 본인이 품었던 여러 가지 생각들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 꽤 다수를 차지하는 이야기는'자신의 꿈과 지원 직무가 같지 않다'거나 '자신의 꿈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이한 이유 중에는 '시드 머니(종잣돈)을 모아서 사업을 하고자 한다'는 이유도 있었고, '아버지가 관련 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일종의 경영수업을 위해서 입사했다'는 신입사원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들의 이유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이유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내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소 이슈가 될 수 있는 경우는 '자신의 꿈과 지원 직무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입니다. 자신은 인사부서, 재무부서 등에서 근무하고 싶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현재 직무로 입사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입사 직후부터 원하는 부서로 가기 위한 방법이나 노하우 등을 제게 묻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취업의 문턱이 높아서 현실적인 선택을 한 것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그들의 꿈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조직의 관점에서의 채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조직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에는 여러 가지 조직 상황에 기인하여 채용을 진행합니다.


때로는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채용을 하고 어떤 경우에는 향후 사업을 확대하거나 조직 개편 등을 감안하여 인력을 채용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우수한 인력 풀을 확보하기 위해 충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과 같이 경제 상황이 좋지 못할 경우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입사원을 채용했을 경우에 조직은 철저히 조직 관점으로 신입사원을 현업에 배치 합니다.


그러나 제가 경험했던 사례를 보면 상당 수의 신입 사원들은 조직이 자신에게 기대하고 요구하는 모습을 생각하기보다 조직에서 자신이 무엇을 성취하고 무엇이 될 것인가를 더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를 목격했습니다.


물론 자신이 입사한 직무가 본인의 비전을 달성하는 경로에 정확히 부합한다면 조직과 신입사원 간에 긍정적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조직과 개인의 시각 차이가 크다면 그것은 서로 간에 적지 않은 부침의 시간이 요구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럴 경우에 일반적으로 신입사원에게 자신이 원하는 커리어 패스(Career path)를 밟기 위해서는 현업에서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검증받은 뒤에 직무 변경이 가능할 것이라는 조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그 기간이 어느 정도 걸릴 것 같냐고 질문하면 보통 1~2년 남짓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와 동일한 내용을 현업의 부서장에게 질문하면 대부분은 그 기간을 3~5년 또는 대리급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렇듯 신입사원과 조직의 시각 차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런 시각차에 대해서 신입사원들에게 이야기하면, 보통은 ‘조직이 개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앞으로의 생활이 걱정된다’ 등의 의견을 말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제가 그 자리에서 직접 언급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조직이 당신을 왜 뽑았는지 생각하라!’


물론 조직은 개인이 갖고 있는 꿈과 비전을 무조건적으로 무시하거나 외면하지는 않습니다. 신입사원들이 조직에서 성장하고 성취감을 찾을 수 있다면 조직은 그것을 충분히 지지하고 응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바람들이 조직의 비전과 목표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신입사원들의 꿈과 비전을 너그럽게 수용해 줄 조직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신입사원들은 자신의 꿈과 비전을 생각하는 것과 함께 내가 이 조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를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의 결과로 보여줄 수 있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입사원들이 면접 과정에서 품었던 소비자(기업) 중심의 사고를 입사 후에도 갖는 것은 자신의 꿈을 접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자신의 꿈과 비전을 더욱 빨리 달성하는 지름길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신입사원들에게는 입사 후에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 나에게 기대하는 점이 무엇인가를 빨리 캐치하여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한 발 더 뛰는 의지와 열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본인이 품었던 꿈과 비전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 위에 있다는 확신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조직과 개인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줬을 때 그것을 얻을 수 있듯이 조직에서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신입사원의 꿈과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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