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선생의 일필휘지 Jul 21. 2023

02. 스펙은 포장지에 불과하다!

스펙은 제품의 성능이나 사양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영어의 specification을 줄인 말로써 채용 시장에서는 인재의 역량(능력, 경력, 학력, 자격사항 등)을 포괄적으로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제품의 성능이나 사양을 의미하는 단어로 사람을 표현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되나, 무한 경쟁의 시대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기준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스펙은 이력서 양식 내에서 기본 신상을 제외하고 가장 윗부분에 위치하며 학교와 전공 등으로 기재됩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학의 서열화가 뚜렷한 사회에서는 그 사람이 졸업한 학교와 전공을 가지고 대략적인 수준을 판단합니다. 이런 방법은 사람의 역량과 가능성을 학력이라는 테두리 안에 가두는 옳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만, 채용 현장에서는 가장 짧은 시간 안에 해당 인력의 역량을 예측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스펙(학력, 전공, 자격사항 등)은 단기간의 노력으로는 바꿀 수 없는 일종의 숙명처럼 함께하는 존재입니다. 구직자들은 저마다 스펙의 유불리함을 안고 취업이라는 전쟁터에서 각자 고군분투하게 되며, 그 결과 선택받은 사람들은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하게 됩니다.


치열한 취업의 관문을 뚫어낸 이후에도 스펙에 대한 고민은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스펙이 좋기에 더 많은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기대되고, 또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펙 때문에 적은 기회를 받을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보다는 취업 이후에 조직 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이 훨씬 더 생산적인 생각이라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최근 기업들도 조직 내에서 검증되지 않은 스펙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능력 위주의 사회로 변화하면서 스펙은 과거의 기록이자 미래에 대한 약간의 가능성일 뿐, 스펙 자체가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많은 기업들이 수많은 경험과 사례를 통해서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학력과 경력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 비해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을 수는 있지만, 딱 그 정도의 기대일 뿐 그 이상도 아닌 것이 최근의 분위기입니다.


이것은 프로 스포츠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요, 출신 학교와 드래프트 순위 등은 입단 당시에나 주목되는 부분이지 실제 스포츠 경기 상황에서 기대만큼의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다면, 그 선수는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는 유망주에 그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직장인들도 더 이상 과거의 스펙과 경력이 우리 회사에서도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을 가져다주지 못하기 때문에, 채용 후에도 더 많은 관찰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만약에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여 인력 운영에 대한 플랜 B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스펙이 좋다도 해서 더 많은 기회와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과 내가 스펙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회와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좌절하는 것은 신입사원들이 갖지 말아야 할 잘못된 인식입니다.


‘내가 이렇기 때문에~’라고 생각하기보다, ‘내가 (조직 내에서)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욱 빨리 조직 문화와 업무에 녹아들어 조직의 당당한 일원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스펙은 나를 감싸고 있는 포장지와 같습니다. 상자 속의 본질을 알기 전까지 ’어떤 물건이 들어있을까?‘를 기대하게 하는 용도일 뿐, 상자 속에 어떤 것이 들어있는지는 그 상자를 열었을 때 비로소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다소 투박한 포장지에 감싸있을지라도, 더 빛나는 본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01. 당신을 왜 뽑았는지 생각하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