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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여행자 Mar 03. 2020

오늘을 살고 있나요. 어떻게 살고 있나요.

내일 할 일을 폰에 있는 다이어리에 적는다. 그리고 내일이 되면 내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그럴싸한 핑계로 다시 미루고 싶어서다. 그러다 꽤 합리적은 핑계를 발견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그다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일정을 삭제하고, 그 일들을 다시 내일의 일정에다 적는다. 마음이 살포느긋해진다. 그 느낌은 정말 달콤하다. 내일이 오늘이 되면, 검색 포털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듯이 다시 한번 여러 가지 핑계들을 머릿속에서 신속하게 검색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탁월한 변명거리를 찾아내면 다시금 마음의 평화를 느낀다. 정 마땅한 게 없으면 날씨 탓, 뉴스 탓, 기분 탓, 컨디션 탓 등을 하며 슬그머니 다시 내일로 미룬다.          


영원히 내일은 오지 않는다. 결국 인생은 오늘과 오늘로 이루어진 일상의 반복이다. 일 평생을 내일을 기다리며 살았으나, 절대 내일은 오지 않더라. 분명히 존재했던 내일이, 하룻밤 자고 났더니 오늘로 변해 버리더라. 오늘이란 녀석은 늘 반갑게 우리를 찾아오고, 지겹게 우리를 찾아온다. 오늘을 피해 갈 수 있는 존재는 세상에 하나도 없다. 그럼 나는 피할 수 없는 오늘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생각해본다. 어제의 오늘을 어떻게 보냈으며, 오늘이 될 내일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 생각해본다. 결국 나는 내 인생을 어떻게 보내고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단지 오늘을 사는 것이다. 24시간을 잘 사는 것이 인생을 잘 사는 거라고 말할 수 있다. 열심히 일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실컷 즐기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돈을 열심히 저축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돈을 신나게 쓰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 누구는 그 답을 찾을 수 있고, 누군가는 평생 그 답을 찾아 헤맨다. 그리고 그마저도 변하게 마련이다.         

  

오늘을 잘 살았는지 모르겠다. 인생을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걸 알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그냥 산다. 똑같이 밥 먹고, 일하고,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오늘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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