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면 모든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어른은 늘 아이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고, 돈을 주었으며, 가르쳤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맛있는 걸 사줘야 먹을 수 있고, 돈을 받아야만 했으며, 늘 배우기만 해야 했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어른이 된 지금.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읽을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
많은 것을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고, 돈을 갖기 위해선 일을 해야 했다. 일을 하려면 시간과 노동과 감정을 기꺼이 희생해야 했다. 세월은 점점 흐르고 있고, 내가 누릴 수 있는 자유와 시간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것을 우리는 돈과 교환한다.
돈을 쓸 때는 행복할 때도 있지만, 돈을 벌 때는 힘이 들 때가 많다. 일을 하다가 견디기 힘든 감정에 휩싸일 때도 있고, 건강이 나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그렇게 번 돈으로 그것을 치유하고 보상받기 위해 돈을 소비한다. 그렇게 우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은 순환한다.
어린 시절에 꿈꾸었던 어른의 모습이 있었다. 기대했던 어른의 삶의 모습이 있었다. 그런 상상대로 나는 지금 살고 있는가 생각해본다. 모든 것이 가능한가 생각해본다.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