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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dealist Dec 27. 2020

짜장면 정식

환장하게 맛있는 별미 탕수육까지

빅맥을 끊어보자 다짐하고 오늘 먹은 음식은 짜장면 정식이다. 

짜장면 한 그릇과 탕수육 1 인분의 가격은 14,000원.

배달을 위해 금액 맞추려고 빅맥 세트 시키는 거랑 가격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내가 시켜먹는 집은 면과 소스를 따로 준다.

그래서 가끔 차가운 면이 와서 짜장면이 미적지근할 때도 있다.

그런데 요즘은 면도 따끈하니 잘 비비면 입안에서 군침이 절로 돈다.


요즘 예전 드라마에 빠져서 시리즈를 다시 보는 중이다.

짜장면을 먹으며 본 드라마는 '모범 형사'다.

이런 류의 드라마가 다 그렇지만 나는 이런 플롯의 영화나 드라마를 좋아한다.

우리 편은 별 미치고 환장하게 당하고 악당은 전부가 멘사 출신인지 머리 한 번 기가 막히게 돌린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늘 그렇듯 우리 편은 악당에게 핵폭탄급 복수를 날려주고 끝내는 거.

시시한데 재밌다.

너무 막장이라 욕 밖에 안 나온다는 '펜트하우스'를 꼭 챙겨보는 이유랑 같은 심리일까.


오늘은 날이 춥다 하여 집 앞 스벅에 가려고 중무장을 했더니 따습더라.

벤티 아메리카노 한 잔 사고 다이어리도 한 권 샀다.

몰스킨 다이어리를 쓴 지 올해로 11년째인데 사려고 하는 데일리는 모두 품절이다.

그래서 별 수 없이 스벅에서 샀다.

작년에는 매일 커피를 마셨기 때문에 쿠폰으로 받았지만 올해는 쿠폰이 없어서 그냥 샀다.

다이어리 비닐을 뜯어서 스르륵 페이지를 넘기며 내년 한 해를 상상했다.

어떤 저자를 섭외하고, 어떤 글을 만지고, 어떤 책을 만들어서, 얼마나 팔까.

책 많이 팔아서 우리 실장님 의자 바꿔드려야 하는데.


번역 출간한 지 10년이 넘은 <독감>이라는 책을 펼쳤다.

페친의 서평을 읽고 평소 관심분야였던 터라 바로 구매했다.

이 책은 1918년 스페인 독감을 다뤘다.

이 책이 출판된 시기가 사스가 막 지난 시점이다.

전 세계 인구의 1/3을 죽일 것 같은 코로나 19까지 다뤄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제1차 세계대전 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빠르게 사람들에게서 잊혀졌다.

저자는 지적한다.


"크로스비는 1918년 독감을 '미국의 잊혀진 전염병'이라 부르면서 '스페인 독감에 관한 매우 중요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실 하나는 이 질별이 1년이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수천수백만의 목숨을 앗아 갔다는 것이다. 어떤 전염병이나 전쟁, 기아도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인 예는 없었다. 그런데도 이 질병이 한창 유행했던 1918년이나 그 이후에도, 미국에서든 다른 어느 나라에서든 이 질병은 한번도 두려움을 불러인으킨 적이 없다'라고 했다."

왜 그랬을까라는 물음에 크로스비는 전 세계에 집단 디억 상실을 불러일으킨 몇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을 제시했다. 첫째, 이 전염병은 너무나 끔찍했고 전쟁의 공포와 함께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되었기 때문에 1918년이 지나가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일에 대해 생각하거나 글을 쓰는 것조차 원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918년 독감은 참호 속에서의 전쟁, 잠수함, 좀므와 베드룬에서 벌어진 처절한 전투, 화학전이 벌어진 등장한 제1차 세계대전의 악몽과 뒤섞여 버렸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독감의 원인을 밝히고 백신을 만들고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많은 일들을 했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이제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맞기 시작했으니 우리도 내년 봄 이후에는 접종이 시작되지 않을까.

여행 따위는 차치하고라도 마스크 없는 생활로 빨리 돌아가고 싶다.

<독감>은 지금 읽고 있는 중이다.

무척 흥미롭다.


원래 오늘 저녁에 화상회의가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며칠 전 운영자와의 다툼으로 나는 그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없어졌다.

그래서 참석을 안 했더니 다른 분이 전화를 하셨다.

"저는 이 회의를 비롯한 모든 저자들과의 소통을 운영자를 통해서만 하기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불참합니다."

한 시간쯤 지나 운영자가 단톡 방에 올렸더라.

사정이 생겨 참석하지 못한 한 명과 내가 참석을 안 해서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고.

무슨 말 같잖은 소리를.

나를 배제시킨 건 당신 아닌가.

내 탓 하지 마시라.

당신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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