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뀐 거 맞나요?
어제 저자와 또 다른 새로운 저자가 될 사람과 온갖 이야기를 나누며 소주 8병은 마신 것 같다.
우리 저자는 글쓰기에 자신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나머지 둘이서 솔루션을 제시하며 다독이고 독촉했다.
독촉은 다른 이가 하고, 나는 다독였다.
몰아세우면 일 안 하는 나랑 성격이 비슷한 듯 하여 전략을 바꿨다.
그리고 제발 좀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였을지 모르겠다.
자고 일어나니 엄마가 카톡을 보내셨다.
어디서 받았는지 촌스러움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그림 하나로 새해 인사를 하시더라.
그냥 읽고 말았다.
3일간 빅맥과 짜장면 정식으로 저녁을 때웠더니 3kg가 늘었다.
그리고 오늘도 또 짜장면 정식을 먹었다.
와인도 한 병 마셨다.
어제 술 김에 놈에게 전화를 했다.
차단을 한 건지 전화가 안 되더라.
그래서 3번을 하고 4번째 전화했는데 받았다.
차단한 줄 알았다고 했더니 받기 싫어서 그랬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만난 날 화가 잔뜩 나서 나에게 말했었다.
"한 번 만 더 전화하면 죽여버린다"라고.
왜 그렇게 말했냐고 물어봤더니 질렸다고 하더라.
그래, 나도 질렸다.
너의 그 못된 성질머리 알면서도 무시했는데 차라리 잘 됐다.
미련, 아쉬움, 이런 거 하나도 없다.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해가 가기 전에 숙제 하나 끝낸 기분이다.
잘했다, 끝낸 거.
오늘이 1월 1일인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금요일이라는 것.
그리고 나는 아직 이틀을 더 쉴 수 있다는 것.
이게 중요한 거다.
새해 같지 않은 새해.
내일은 샤워를 하고 밀린 설거지도 좀 하고 모아둔 와인병도 버리고 만화책 봐야지. 흐흐흐.
<아르미안의 네딸들>
우연찮게 얻었다.
이런 횡재가 있나.
너무 좋아서 미치겠다.
내일은 하루 종일 만화책과 함께 해야지.
부디 올해에는 일에 집중하고 돈을 아껴 쓰자.
이미 늦었지만 노후가 걱정되어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남자 새끼들 만나지 말자.
내 인생에 도움 1도 안 되더라.
그리고 또 한 가지.
친구에 연연하지 말자.
어차피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