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주, 포르체, 2020
"본 드라마는 픽션이며 등장하는 인물 지명, 기관, 사건, 단체 및 직업 등은
실제와 어떠한 관련도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드라마나 영화 시작 전에 등장하는 문구다.
이 문구가 뜨는 작품은 정치나 경제, 특권층의 온갖 추악한 비리가 개입된 내용일 경우 볼 수 있다.
이연주 변호사는 하필 왜 이 시기에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 썼는지 궁금하다.
그녀는 가감 없이 작정한 듯 미친 필력으로 검찰을 고발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드라마나 영화의 주제들 말이다.
어린 시절에는 이런 류의 작품은 그래도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요즘은 세태를 반영하는 것인지 더욱더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작품이 끝나고 나면 치가 떨릴 때가 있다.
이 책 이 딱 그렇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논평을 하신 김미옥 선생님과 이연주 변호사의 글이 겹치는 바람에
펙트 체크의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책은 굳이 읽을 필요도 없다.
우리가 매일 뉴스로 접하는 것들이 조금 더 자세하게 쓰여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아주 긴박한 상황에서 A는 B에게 말한다
"아무도 믿지 마. 절대 믿지 마. 오직 너만 생각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의 단면이 아닐까 싶은 생각에 한숨이 싶어 진다.
"갈라파고스에는 오랜 세월 바깥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진화 과정을 밟아온 독특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 검찰 조직, 이곳이야말로 갈라파고스다."
* 지난주는 멘털이 붕괴되는 일도 있었고, 하필 집어 든 책이 300쪽을 넘어서 하루가 지나버렸다.
이번 주에는 조금 가벼운 것으로 골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