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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dealist Feb 05. 2021

아무 말 대잔치

what ever you want

소속사 구성원 모두가 무척 예민해 있다.

아무리 비수기라지만 땅이 갈라지다 못해 그대로 무너질 것 같다는 걸 같이 느끼기 때문이다.

숨소리 한번 내기 쉽지 않은 사무실에 앉아 온종일 읽고 검색하고 읽고 검색한다.

장문의 메일을 쓰고 또 쓰고 그 메일은 마치 애인에게 연애편지 쓰듯 그렇게 애절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답장 한 번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놀고 있다'라는 얘기를 듣는다.


며칠을 힘들게 불면의 밤을 보내고 결국 오늘 반차를 내고 나왔다.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어제는 매일 반복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악몽에서 깨어나 결국 호텔에 가서 잤다.

집이 무서웠다.

침대는 끝을 모르고 꺼지고 나를 내리누르는 정체모를 그것은 더 이상 집이라고 하지 말라고 했다.

인형을 꼭 끌어안고 눈을 감았지만 허사였다.

지금의 모든 상황들은 나약하기 그지없는 나 같은 인간이 무너지기에 딱 좋을 때라는 걸 말해주는 듯하다.


이틀에 걸쳐 책을 10권 넘게 구매했다.

일 때문에 몇 권 사고, 평소 읽고 싶었던 것 몇 권을 장바구니에 담고 보니 가격만 20만 원이 훌쩍 넘었다.


나는 요즘 노후에 꽂혔다.

내가 어느새 노후를 생각하고 걱정해야 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더 이상 이것은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니었다.

앞으로 닥칠 나의 앞날이었다.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기사를 검색하고, 논문도 몇 편 읽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왜 다들 청년들 걱정만 하나.

혼자 사는 4-50대는 사회 구성원에서 제외된 듯했다.

힘들어하는 청춘들에 대한 대책은 하루가 멀다 하고 기사화되지만, 

혼자 사는 나와 같은 중년층은 그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다.


우리는.

우리에게도 쥐구멍의 볕을 좀 보여주면 안 되나.

모든 중년이 안정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한 두 명의 자녀를 두고 못해도 30평 이상의 전세 아파트에 살면서 일하는 것.

4-50대의 몇 퍼센트일까.

우리는.

우리도 사회에 기여하며 살고 있지만 노후는 자신 없다.


안락하진 않더라도 편안하게 눈 감을 수 있는 노후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뭘까.

요즘은 매일 이 생각만 한다.

그래서 저자를 찾는 중이다.

사회학자, 경제학자, 심리학자.

인구 절벽을 앞두고 그 시작에 우리는 서 있다.


그래서 늘 얘기한다.

내 인생은 60까지라고.

더 이상은 자신 없다.

평균 수명 84세, 무섭다.


당신은 몇 살까지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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