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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외취업신기록 Aug 19. 2018

Workation:천국인가, 지옥인가? (1)

지옥편



아일랜드에서 근무하는 인도인 동료가 여름 휴가를 가면서 "이번에 3년만에 고향에 가게 되었는데, 

워케이션을 해야 할 것 같아" 라고 했다.


워케이션: WTH is it?


Workation = Work + Vacation: 말 그대로 일 + 휴가 이다.


IT기술 발전과 wifi의 확장으로 전세계 어디서나 일을 할 수 있는 직업들이 늘어났다.

디지털 노마드의 생활을 기본으로하는 프리랜서들이 있는가 하면,

휴가를 이용해서 디지털 노마드의 생활을 하는 것을 워케션을 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즉 휴가를 가고 싶은 곳에 가서 거기서 일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 남편의 생일을 맞아 남편 친구 친구의 노르망디에 있는 성 chateau에서 일주일간 파티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일주을을 풀로 쉬려고 했다. 그런데 팀 사정상 여건이 어려워 졌다.


내 휴가 내가 쓰는데, 누구도 직접적, 간접적으로 뭐라고 하지 않았을 것다.


하지만 여러가지 중요한 결재들을 마감시간에 맞게 하기위해,

김효은 대사님께서 "청춘, 국제기구에 거침없이 도전하라" 책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인의 가치로 승부하기"로 했다.


그래서 5일 휴가를 2주간 쪼개서 하루에 4시간씩 50%를 일하기로 했다.

근무시간은 중요한 회의시간에 맞추어서...



아빠, 엄마는 바닷가에 갈 수 없어.
그게 엄마야.
엄마는 일 많이 해.

Papa, Maman ne peut pas aller à la plage . 
C'est ça, la maman.
Elle travaille beaucoup.


세돌밖이 따님의 말씀이시다.


우리가 있었던 노르망디 성에서 가장 가까운 해변은 Dieppe이였다.

45분 거리에 있어서 손님들은 하루 날을 잡아서 바닷가에 다녀오곤 했다.


물론 파리에서 살 때 바닷가를 보지 않고 지나간 날도 많았는데, 

체코라는 바닷가가 없는 내륙에 만 있는 국가에 이사를 오고 나니 바닷가를 언제 볼수 있을 지 모르는 일이었다.

가장 가까운 해변을 보려면 이탈리아나 크로아시아로 가야한다.


그래서 남편에게 "나 바다 보고싶어" 했더니,

남편이 "나도 바다 보고 싶어. 근데 너가 언제 시간이 된느데?"하고 약간 퉁명하게 물어보았다.

그래서 내 스케줄을 보니.... 

내 휴가 시간이 근무시간에 노예가 되어 버렸다.

아래 스케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는 회의시간 사이사이 보라색에 잠시 휴식을 하게 되었다.


"그러게.. 이번주는 수요일은 10시부터 2시, 목요일은 12시부터 3시, 이렇게 밖에 시간이 안되네...

다음주 월요일은 오후 1시까지 되고.. " 하고 말을 흐렸다.

(금, 토, 일은 진짜 파티가 있는 날이어서 금요일 오후부터는 더 많은 손님들을 맞이해야 했다.)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따님이 남편에게 왈

"아빠, 엄마는 바닷가에 갈 수 없어. 그게 엄마야. 엄마는 일 많이 해."


파랑.회색 :회의 및 근무시간 / 보라색 휴식시간


It takes a whole village to raise a child.


나의 워케이션은 회의 시간에 따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진행되었다.

중간 중간 잠깐 휴식을 취할 수 도 있었지만, 평균 하루 6시간 근무를 한 것 같다.

친구들과 아침, 점심을 함께 하지 못한 날이 함께 식사를 한 날 보다 더 많았다.


다행히도 따님이 친구들 자녀들 (4살부터 16세)과 함께 놀아주고, 나를 찾지 않아 일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한 아침은 근처 시장에 다녀오고, 하루는 아빠와 친구들과 함께 바닷가에 다녀왔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이 속담의 의미를 한 번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Workcation : The Harsh Side of the Coin

노르망디 성을 떠나는 날.

이번이 아니면 언제 또 바다를 언제 보다 하는 위기감(?)에 휩싸였다.

친구 두 가족과 함께 다음 날 바다를 보러 가리고 했다.

아이디어는 오전에 바닷가에 가고, 나는 1시까지 호텔로 돌아와서 일을 시작한는 것이었다.


일주일간의 파티에 힘이 들었는지, 나를 제외한 모두 9시 반을 넘어 겨우 일어났다.

나는 일을 시작하고, 브런치에 글도 쓰고, 차도 4번이나 마셨다.

호텔 아침식사가 10시까지 였는데, 남편하고 따님이 10시가 되어서도 아침식사에 오지 않아,

호텔직원과 네고해서 아침을 별도로 챙겨놓았다.


아침.. 아니 브런치를 먹고 우리가 준비해서 나간 시간은 11시 반.

해변가를 찾아서 텐트를 편 시간 12시 반.

내가 일을 시작해야 하는 시간 30분 전이었다.


아이들이 벌써 배고파해서 남편은 점심으로 피자를 찾으러 가고, 내가 호텔로 돌아 올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혹시 몰라서 가지고간 컴퓨터와 핸드폰을 가지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Mobile hotspot 과 tethering이 작동하지 않았다.

4G 네트워크가 너무 약했다.

결과는 컴퓨터로 회사의 보안 인트라넷에 연결할 수가 없게 되었다.


할 수 없이 나는 audio-conference call을 전화로 접속했고, 3시간 동안 전화로 회의를 했다. 

해변가 소음과 약한 네트워크로 내 말이 잘 안들리거나, 내가 말을 잘 들을 수 없거가 하는 순간들이 

종종 있었다.


따님은 친구 딸고 함께 해변가에서 재미있게 놀고, 가끔 나에게 조약돌, 조개껍질을 가지고 왔다.

남편은 나에게 피자를 가져다 주고, 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가져다 주었다.




남들은 다 노는데, 나만 일하는 순간.

워케이션은 지옥 같았다.


Choose Your 'Cation Wisely !

지난번 2주간 이탈리아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생활은 잘 보낸 것 같은데,

이번 워케이션은 좀 힘들었다.


RCA Root Cause Analysis를 해보니 세 가지 원인이 있는 것 같다.


하나. 규칙성.

이탈리아에서는 오전에 휴식, 오후에 근무 라는 규칙적인 생활을 했었다.

그런데 노르망디에서는 평균 6시간을 거의 하루 종일 근무하게 되어 버렸다.


둘. 워케이션 기간.

이탈리아에서는 공휴일이 있어서 2주중 총 6일만 4시간씩 근무했었다.

그런데 노르망디에서는 2주동안 총 9일을 평균 6시간씩 근무했다.


셋째. 커뮤니티

이탈리아에는 우리 세가족 밖에 여행을 가지 않아서 나 and/or 남편이 항상 따님과 함께 했어야 했다.

그래서 하루 4시간, 4시간 반 정도 근무하고 남편과 교대를 했었다.

노르망디에서는 whole village가 있어서, 따님이 독립적으로 놀아 준 것이 오히려 복불복이 아닌가 싶다.


My Next Workation : Korea in October


나의 다음 워케이션은 10월.

따님과 나만 한국에 3주정도 방문예정인다.

지금 워케이션 계획으로 내 근무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부터 자정.

유럽시간으로 오후 1시부터 5시.


이미 작년에도 이렇게 워케이션을 했기 때문에 잘 해낼 자신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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