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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Apr 19. 2017

27. 단위글과 짜임글

한 편의 글은 마치 카드뉴스처럼 여러 장의 슬라이드로 구성되어있다. 슬라이드 안에 들어가는 키워드나 이미지가 ‘문단’이고 각각의 슬라이드를 ‘단위글’이라고 한다. 여러 장의 슬라이드가 모여서 이루어진 완결된 메시지가 ‘프레젠테이션’이다. 이렇게 글을 하나의 덩어리가 아니라 단위글의 조합으로 인식하면 글쓰기가 쉬워진다.      


문단     


문단은 하나의 완결된 글덩어리이다. 문단과 문단은 줄바꾸기와 들여쓰기로 구분된다. 흔히 ‘형식단락’이라고도 한다. 하나의 문단에는 하나의 중심생각이 있다. 나머지는 모두 중심생각을 뒷받침해주는 문장이다. 예를 들면 한 장의 포스트잇에 한 줄의 중심문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3~4줄의 뒷받침문장을 써보자. 그것이 문단이다. 문단은 한 편의 글을 이루는 한 장의 벽돌이며 형식적인 최소단위이다.     


단위글     


문단은 1개로 하나의 생각을 전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문단 2~3개가 모여서 통일성이 있는 한 단위의 생각을 전달할 수도 있다. 이것을 ‘형식단락’과 구분해서 ‘내용 단락’이라고 한다. 내용단락을 다른 말로 ‘단위글’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형식단락은 형식으로 나눈 단락이고 내용단락은 내용으로 나눈 단락이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여러 컷(형식단락=문단)으로 구성되지만 내용적으로 하나의 시퀀스(내용단락=단위글)를 이루는 것과 마찬가지다.      


문단이 벽돌이라면 단위글은 방에 해당한다. 집을 이루는 물질적인 최소단위는 벽돌이지만 기능적인 최소단위는 방이다. 집의 각 부분을 지칭할 때 벽돌단위로 말하는 사람은 없다. ‘안방’, ‘건넛방’과 같이 벽 단위로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벽돌이 모여 ‘방’이라는 하나의 단위를 이룰 때 특정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글에서도 내용상 특정한 기능을 하는 것은 단위글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단위글을 글의 최소 단위로 취급한다. 정리하자면 문장은 ‘생각’의 최소단위이고, 문단은 생각이 모인 ‘글’의 최소단위이고, 단위글은 문단이 모인 ‘내용’의 최소단위이다. 물론 1개의 문단이 곧 1개의 단위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2~3개의 문단이 모여 하나의 단위글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방금 내가 쓴 3개의 문단이 모여서 소제목 ‘단위글’이라는 단위글을 이룬 것처럼.     


짜임글     


짜임글이란 단위글이 모여서 완성된 한 편의 글을 말한다. 책쓰기로 말하자면 한 꼭지에 해당한다. 하나의 짜임글은 3~5개의 단위글로 이루어진다. 각각의 단위글은 그 역할이 다르다. 비유하자면 아파트의 한 세대가 출입구, 거실, 안방, 건넛방, 부엌, 화장실로 구성된 것과 같다. 출입구는 서론과 결론에 해당하고 나머지는 본론에 해당한다.      


출입구에 ‘문’이라는 팻말을 붙이고 방문에 ‘안방’, ‘작은 방’ 등의 팻말을 붙일 수 있듯이 단위글에는 소제목을 붙일 수 있다. 소제목은 단락의 주제를 키워드구 형식으로 간략하게 요약한 것을 말한다. 소제목은 단위글의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도와준다. 요즘 나오는 책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한 꼭지에 2~3개의 소제목이 들어간다.     


문단이나 단위글을 구분할 떄는 ‘한 줄 띄어쓰기’를 사용한다. 예전에는 엔터키를 한 번만 눌러서 줄을 바꿔주면 충분했다. 그러나 독서환경이 바뀌면서 사람들은 여백이 없이 이어지는 글을 부담스러워하게 되었다. 단락을 구분할 때 엔터키를 두 번 눌러서 한 줄을 띄워주면 훨씬 가독성이 높아진다. 이 책도 문단과 문단을 한 줄 띄어쓰기로 구분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변인들에게 초고를 보여주었을 때 ‘쉽게 읽힌다’는 반응이 많았다.     


단위글과 짜임글의 관계  

   

그렇다면 단위글 하나가 짜임글이 될 수도 있을까? 가능하다. 단위글은 독립성을 가진 내용상의 최소 단위이다. 비유하자면 방 한 칸에 하숙생이 살면 방(단위글)이자 집(짜임글)인 것과 같다. 단위글이 모이면 짜임글이 되고 짜임글이 모이면 각 장이 되고 각 장이 모이면 책 한 권이 된다. 마치 방(단위글)이 모여서 한 세대(꼭지)가 되고, 한 세대가 모여서 아파트(장)가 되고, 아파트가 모여서 아파트 단지(책)가 되는 것과 같다. 결국, 단위글을 제대로 쓸 줄 알면 그것을 조합해서 글 한 편도, 나아가 책 한 권도 쓸 수 있다.    

 

* 단위글과 짜임글의 관계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글쓰기는 주제다》(남영신, 아카넷)를 참고할 것을 추천한다. 글의 논리적인 구성에 대해 매우 명쾌하게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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