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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May 06. 2017

30. 묻고 답하기

한 꼭지의 주제문은 독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주제문도 한 문장으로 모든 정보를 전달할 수는 없다. 그래서 주제문은 소주제문으로 세분된다. 그러나 소주제문도 그것만으로 모든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다. 소주제문도 그것을 구체적으로 풀어줄 뒷받침 문장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뒷받침 문장들이 주장, 근거, 사례, 자료, 정보다.   

   

주장에 대한 질문     


글쓰기는 의문의 해소과정이다. 복습해보자. 글쓴이가 주제문을 던지면 가상의 독자는 ‘왜?’라고 묻는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근거를 제시하면 가상의 독자는 다시 ‘예를 들면?’이라고 묻는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사례를 제시하면 가상의 독자는 다시 ‘증거 있어?’라고 묻는다. 이에 대한 대답으로 자료를 제시한다. 사진, 도표, 그래프 등 증거자료까지 제시하면 질문이 모두 해소되고 한 단위의 글이 끝난다.     


빠진 ‘정보’에 대한 질문은 일정한 순서 없이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온다. 독자마다 배경지식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철학에 관련된 책을 읽는다면 철학전공자는 술술 읽겠지만, 일반 사람들은 한 줄에 한 번씩 “이게 무슨 뜻이야?”하고 물을 것이다. 묻는 지점이 사람마다 다르게 때문에 일반화할 수 없다. 

    

정보에 대한 질문     


정보에 대한 질문은 주로 ‘육하원칙’으로 나눌 수 있다.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언제, 어디서 중에서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것이 ‘무엇’이다. 독자들은 글을 읽다가 모르는 개념이 나오면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이야?’하고 짜증을 낸다. 글쓴이는 독자가 책을 덮고 나가기 전에 개념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어야 한다. 이때 모든 개념을 설명하면 글이 무뎌지므로 예상 독자의 수준을 판단해서 정말로 추가정보가 필요한 개념만 설명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등장하면서 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라는 문장을 보자. 이 문장에서 예상 독자들이 모를만한 개념이 ‘패러다임’이라고 한다면 이렇게 보충 정보를 넣을 수 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등장하면서 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패러다임(paradigm)이란 어떤 한 시대 사람들의 견해나 사고를 근본적으로 규정하는 인식의 체계를 말한다. 예를 들면 지동설이 등장하기 전까지 천동설은 동시대인들의 사고를 규정하는 패러다임이었다.”     


스스로 묻고 답하기     


다음은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 59페이지에 나오는 단락이다. 괄호 안에 예상 독자의 질문을 넣어보았다. 예상 독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문장이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저자가 일일이 독자의 질문을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능숙한 저자는 이런 과정이 자동으로 머릿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특별히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글이 전개된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정치적 글쓰기에도 예술성이 중요합니다. (왜?) 예술성은 문장의 아름다움과 아울러 독창적인 논리의 미학을 요구합니다. (어떻게?) 그런 글을 쓰려면 생각과 감정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 놓아야 해요. (왜?) 고정관념과 도그마에 갇히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글을 쓸 수 없거든요. (예를 들면?)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다수 학설로 통하는 이론과 인식방법을 답습하면 상투적이고 진부한 글을 쓰게 됩니다. (예를 들면?) 현실은 빨주노초파남보인데 흑백필름으로만 사진을 찍어서 현실이 그와 같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지요.”     


독자와 필담하라     


글을 혼자 외롭게 쓴다고 생각하지 말자. 가상의 독자와 필담(筆談)을 나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조금이나마 글쓰기가 즐겁고 가볍게 느껴진다. 물어봐 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렇지 일단 누군가 물어보면 답하기는 수월하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는 것도 답이다. 글을 쓰다가 막히면? 독자의 의자에 앉아라. 그리고 스스로 질문을 던져라. 그리고 다시 저자의 의자로 돌아와서 스스로 던진 질문에 답하라. 이것을 반복하면 하루에 A4 10장, 20장도 거뜬히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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