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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Jun 12. 2017

32.서론 쓰는 법

서론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단락이다. 서론의 역할은 그 자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본론을 읽게 하는 것이다. 서론이 너무 길거나 무거우면 독자들이 도망간다. 음식으로 치자면 서론은 에피타이저이다. 에피타이저로 스테이크가 나오면 안된다. 서론은 가급적 짧고 가볍게 독자의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      


이야기     


이야기는 서론을 시작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자신의 경험이나 최신 뉴스로 서론을 시작하면 독자는 한 줄만 더, 한 줄만 더, 하다가 본론까지 읽게 된다. 일단 본론을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끝까지 읽어야 한다. 이를 ‘미끄럼틀 효과’라고 한다.     


서론에 쓰이는 이야기는 ‘재신감’이 있어야 한다. ‘재미있고, 신기하고, 감동적’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재미있는 이야기는 자신의 경험, 유머, 우화 등을 말한다. 이런 이야기는 갑자기 떠오르지 않으므로 평소에 메모해 두어야 한다. 신기한 이야기는 뉴스, 어떤 명칭의 유래, 숨겨진 이야기, 놀라운 실화 등을 말한다. 저자는 평소 다양한 분야에 걸친 지식을 쌓아두어야 한다. 감동적인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거나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이야기를 말한다. 미담이나 위인들의 일화, 다큐멘터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야기 중에 최고는 자신의 체험이다. 그러나 막상 자신의 이야기를 쓰려고 해도 잘 생각나지 않을 수가 있다. 평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이야깃거리가 될 만한 장면을 틈틈이 메모해 두면 책을 쓸 때나 강의를 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사람의 일생은 기계적인 일상이 많아서 막상 이야깃거리를 찾으면 50개도 추리기 어렵다. 포스트잇 1장에 1개의 에피소드를 담는다는 생각으로 체험을 정리해 보자.     


명언     


명언으로 서론을 시작하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명언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명언과 다른 사람이나 책에서 빌려온 명언이다. 둘 중 더 가치가 있는 것은 당연히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명언이다. 이러한 명언은 소박해도 진정성이 있어서 설득력이 있다.    

 

다양한 수사법을 사용하면 평범한 말도 명언처럼 꾸밀 수 있다. 명언을 만드는 수사법으로 개념 재정의, 순서 뒤집기, 대구법, 비유법, 패러디, 언어유희 등이 있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는 개념 재정의에, ‘특별한 날 와인을 따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따는 날이 특별한 날이다’는 순서 뒤집기에,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는 대구법에, ‘책은 도끼다’는 비유법에, ‘작가는 99%의 think와 1%의 ink로 이루어진다’는 패러디에, ‘빚을 남기지 말고 빛을 남겨라’는 언어유희에 해당한다.  

   

명언이나 속담을 인용할 때 요즘 상황에 맞게 살짝 비틀면 신선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진 현실을 반영하여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를 ‘암탉이 울면 알을 낳는다’로 바꿀 수 있다. 또 문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비판하는 글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를 ‘소 잃고 마구간 고친다’로 바꿀 수 있다. 패러디 명언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께는 《비틀어 글쓰기》(김건호, 비전코리아)를 추천한다.     

명언은 평소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수집하는 것이 가장 좋다. 나 또한 휴대폰 메모장에 별도의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좋은 글귀는 그때그때 메모하고 있다. 이보다 조금 더 편리한 방법도 있다. 네이버나 구글에서 ‘명언’을 검색하면 인터넷 명언 사전이 나온다. 인생, 공부, 성공, 친구, 독서, 이별, 도전 등 각종 상황에 맞게 명언이 분류되어 있으므로 쓰고자 하는 글의 주제에 맞는 것을 찾으면 된다.     


질문     


서론을 질문으로 시작하면 독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대답하며 글 속에 참여한다. 자연스럽게 쌍방향 소통이 되는 것이다. 글쓴이가 던진 질문에 대해 독자는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글을 계속 읽을 수밖에 없다. 다음은 질문으로 서론을 시작한 사례들이다.     


- 동네에서 알부자로 소문난 김OO 할아버지는 아직도 아침마다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폐휴지를 줍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유명해야 책을 쓰는 걸까? 책을 써야 유명해지는 걸까? 뫼비우스의 띠처럼 교묘하게 얽힌 문제다. 사람들은 마치 책쓰기에 자격증이라도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     


로드맵     


로드맵은 목차처럼 본론에 전개될 내용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티브 잡스는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이렇게 강연을 시작했다.     


“오늘 저는 제 인생의 3가지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고요. 단지 3가지 이야기일 뿐입니다.”     


로드맵은 전체 이야기의 구조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논리적인 글에 많이 쓰인다. 그래서 논술답안의 서론은 로드맵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로드맵으로 방향을 잡으면 글이 엉뚱한 방향으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상식을 뒤집는 말     


상식을 뒤집는 말로 시작하면 독자의 호기심을 끌 수 있다. 인터넷에서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 다음은 상식을 뒤집는 말로 서론을 시작한 사례들이다.     


- 사슴에게 죽임을 당할 확률이 상어에게 습격을 받을 확률보다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슴이 자동차 충돌로 당신을 죽일 확률은 상어의 300배나 된다. - 칩 히스 외, 《스틱》  

   

- 피곤할수록 운동을 해야 한다. 미국의 약학 저널 ‘메디신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감정적 피로는 육체적 피로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한다. - 《중앙일보》 기사     


- 그녀는 새벽마다 별을 한 사발씩 마신다. 하얀 사기그릇에 정화수를 떠 두 손으로 받쳐 들면 새벽 별들이 정화수 속으로 빠져든다. 그녀는 그 정화수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 김창완, 《좋은 글 바르게 쓰기》     

이 밖에 서론을 시작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인 진리로 시작하기’, ‘개념 정의로 시작하기’, ‘반대 의견으로 시작하기’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위의 방법 중 1~2가지만 제대로 활용할 줄 알아도 글을 잘 쓸 수 있다. 하나의 유형 제대로 익히고 나서 다음 유형을 익히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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