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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Aug 04. 2017

5. 구매할 수 없는 것은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다

(5) 희소성의 마법


교과서에 늘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다. 물과 다이아몬드를 비교했을 때, 유용한 것은 물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시장에서 물과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비교해 보면, 가치가 높은 쪽은 늘 다이아몬드다. 어째서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뻔하다. 다이아몬드가 귀하니까.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 다이아몬드가 “희소”하니까. 알다시피 시장에서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잣대는 바로 희소성이다. 물이 아무리 쓸모가 많더라도, 간단히 손에 넣을 수 있다면 그 가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물이 귀한 나라에서는 물이 비쌀 수밖에 없다. 만약 전쟁으로 모든 경제기반이 파괴당하고, 인구에 비해 물이 압도적으로 부족한 곳이 있다면 다이아몬드보다 물이 비쌀 수도 있다. 이는 당신이 취급하는 상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희소성은 경제의 기본이자, 마케팅에서 놓칠 수 없는 핵심이기도 하다.     



[희소성은 시장에서 상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우리는 흔히 희소성을 타고난 것으로 생각할 때가 많다. 과연 그런 것일까? 물론 물은 물이고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다.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다이아몬드를 물보다 비싼 값에 팔았다고 이를 마케팅이라 부를 수도 없다. 자, 조금만 더 생각해보자. 물이 다이아몬드보다 비싸질 순 없지만, 어떤 식으로 판매하느냐에 따라 그 차이를 줄일 수는 있다. 일명 “만들어지는 희소성”이 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기억을 들춰보면, 이 “만들어지는 희소성”에 당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당했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이 단어를 떠올려 보면 간단하다. “한정판”.     



희소성의 본질은 절대적인 공급량의 차이가 아니다. 문제는 공급에 비해 수요가 얼마나 많느냐는 점이다. 만약 수요보다 공급이 크다면 그 재화는 무가치해지고, 수요가 크다면 그 정도에 따라 가치가 결정된다. 즉 우리가 희소성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두 가지 길이 있는 셈이다. 첫 번째는 공급을 줄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수요를 높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훌륭히 수행하는 마성의 단어가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한정판”. 물량 자체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다시는 구할 수 없는 특별한 물건이란 생각에 수요는 높아진다. 게다가 한정판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다. “7일 한정 특가 세일”, “100개 한정 사은품 증정” 등도 일종의 한정판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제공하는 날짜나 수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쯤에서 질문이 하나 들어올 수 있다. “그렇게 따지면 한정판은 오히려 값이 싸지거나 그대로일 때가 많잖아요?”     



그 질문에 대답하겠다. 우선 내가 처음에 말한 “한정판”은 조금 좁은 의미의 한정판이 맞다. 더 비싼 값에 판매되는 그런 것들 말이다. 그러나 내가 그 이후 언급한 “7일 한정 특가 세일”이나 “100개 한정 사은품 증정” 등은 오히려 값이 떨어진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해하지 마시라. 이 또한 희소성을 이용한 마케팅이 맞다. 드디어 심리학 이야기를 꺼내는 셈인데, 우리는 희소한 물건을 구매할 기회가 오면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더는 이 물건을 구매할 기회가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구매 욕구를 부추기는 것이다. 이는 결국 조금 더 높은 비율의 사람들이 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왜냐하면, 앞으로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기회니까. 당장 이 글을 쓰는 나조차도 이 “희소성의 마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당신도 그렇지 않은가?     


[희소성은 인간의 불안심리를 부추겨 구매를 촉진한다.]     



이러한 “희소성의 마법”으로 돌풍을 일으킨 예는 얼마든지 있다. 최근에도 꿀과 버터를 섞은 맛의 감자 칩이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먹어보고 싶어도 나오는 족족 매진되고, 아무리 물량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쳐대도 제과 회사는 출하물량을 유지했다. “무척 맛있다지만 먹을 수 없는 과자”라는 이미지는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미친 듯이 부채질했다. 한동안 그 과자가 눈에 띄는 즉시 고민조차 하지 않고 카트에 집어넣는 일이 이어졌다. 이 돌풍은 결국 비슷한 맛의 대체재가 대량으로 출시되면서 잠잠해졌지만, 이를 통해 제과 회사는 두 가지 이득을 본 셈이다. 첫 번째, 몇 달간 구매 심리를 부추겨 많은 매출을 올렸다는 점. 두 번째, 그 과자의 출하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설비를 늘렸다가 돌풍이 잠잠해졌을 때 다시 줄이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는 점. 이 또한 희소성을 이용한 마케팅이 일거양득을 안겨준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이 희소성이란 반드시 값을 비싸게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값을 떨어트리거나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도 있음을 기억하자. 때로는 희소성이 값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값이 희소성을 만들 때도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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