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정직의 전략
장점은 강조하고 단점은 감춘다. 누구나 알고 있는 판매 전략의 기초다. 하지만 이 만고불변의 진리에 자그마한 균열이 존재함을 알고 있는가? 문제는 이 전략을 “누구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소비자도 알고 있고, 당신의 고객도 알고 있다. 당신이 장점만 강조할 것임을 알기 때문에 고객은 당신의 상품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당장 당신만 해도 보라, 마냥 좋아만 보이는 상품을 보고 아무런 의심 없이 돈을 지불할 수 있겠는가? 일단 감추어진 단점을 찾아보는 것이 보통이다. 이처럼 이제 마케팅은 새로운 무기를 필요로 한다. “장점”을 강화시킬 강력한 신무기, 상식을 조금만 흔들어 보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단점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할 때다.
[그저 좋은 점만 강조하는 광고는 미심쩍을 수밖에 없다.]
고민해야 할 지점이 하나 있다. 단점이 신무기임은 알겠는데, 그걸 어떻게 써먹어야 장점을 강조할 수 있냐는 점이다. 그에 대한 해답은 이렇다. 일명 “정직의 전략”이다. 앞서 말했듯이 고객들은 당연히 상대가 장점을 강조하고 단점을 숨기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만약 첫 마디가 제품의 단점이라면 어떨까? 예를 들어 생각해보자. 당신은 새로운 TV를 구매할 필요를 느끼고 가전제품 매장에 방문했다. 그리고 직원이 나와 안내를 하는데, 마음에 드는 TV를 지목하자 대뜸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아, 이 제품은 화면이 조금 작습니다.” 당신이 그 말을 듣고 이 매장의 사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직원이 재빨리 말을 덧붙인다. “그렇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크기보다 가격 대비 품질을 생각하신다면 이 제품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당신의 고민의 내용이 달라진다. ‘화면이 작은 대신 값이 싸다고? 흠, 색감도 이만하면 훌륭하고… 반드시 화면이 클 필요가 있을까?’ 이 시점에서 당신은 직원의 말을 의심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미 단점까지 밝힌 마당에 의심을 할 이유가 있겠는가? 결국 당신은 합리적인 가격과 색감에 끌려 구매를 결심하고 만다.
단점의 가치는 이처럼 고객에게 정직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있다. 단점을 솔직히 밝힌 판매자의 말에는 신뢰가 깃든다. 뒤따르는 장점에도 고개를 끄덕이고, 또 다른 단점을 찾지도 않는다. 인간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주어지면 그 중에서만 고민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일화에는 비밀이 하나 더 있다. 단점이 무조건 처음에 나와야 한다는 사실이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먼저 들은 말보다 나중에 들은 말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즉 직원이 “이 제품은 다른 제품에 비해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색감을 지니고 있지만, 화면이 좀 작습니다.”라고 말했다면 고민의 방향은 ‘값도 싸고 색감도 괜찮은데… 화면이 좀 작다고?’로 흘렀을 가능성이 더 높다. 단점과 장점의 순서를 맞추는 것 또한 마케팅에서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단점을 먼저 말하는 것으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제품에 대한 신뢰도 얻을 수 있다.]
“정직의 전략”은 이뿐만이 아니다. 결국 이 전략의 핵심은 고객에게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솔직해질 필요도 있지만, 동시에 결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사소한 부탁이나 약속을 칼 같이 지키는 것도 고객에게 생각보다 큰 감명을 줄 수 있다. 만남시간보다 10분 먼저 나와 기다린다든지, 알아보겠다고 한 부분을 바로 알아서 연락을 한다든지, 지킬 수 있는 약속은 많다. 정직해질수록 당신을 신뢰하고 제품도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럴수록 고객의 갈등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장점을 강조하고 단점을 감추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정직함은 전략이다. 고객의 마음을 얻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법이다.
아래에 있는 오픈 채팅방으로 오시면 마케팅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URL: https://open.kakao.com/o/gKeqIa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