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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디어셀러 Sep 28. 2017

21. 빠져들 수밖에 없는 선택의 함정

(21) 선택의 착각


오랜 논쟁이 하나 있다. 이처럼 시답잖은 이야기를 논쟁이라고 할 수 있다면, 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오래되었다는 말만큼은 사실이다. 그 “오랜 논쟁”이란 이렇다. 탕수육에 소스를 부어서 먹느냐, 그렇지 않으면 탕수육을 소스에 찍어서 먹느냐. 이 둘의 싸움이다. 뜻밖에도 이 싸움은 꽤 가열될 때가 많다. 그래도 좋고, 아무래도 좋다고 말하지만, 이전의 연재에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의견을 유지하고 싶어 할 때가 많다. 그 탓에 상대를 “먹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 말하고 마는 것이다. 자, 그런데 혹시 알고 있는가? 이 탕수육의 이야기는 사실 선택의 문제다. “내가 선택한 방식”을 고수하고, 또 그 선택에 대해 꾸준히 정당화가 진행되어, 결국에는 상대를 이해하기 힘들어진 셈이다. 만약 이 효과를 마케팅에 적용한다면 어떨까.     



[탕수육을 부어서 먹든 찍어서 먹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그러나 내 앞에서 탕수육 소스를 붓는 것만큼은 용서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당신이 최근 집을 리모델링할 결심을 세웠다 치자. 당신은 자세한 조건을 합의하기 위해 담당 업체와 상담에 임하기로 했다. 상대는 백건필이라는 사내로, 이미 많은 준비를 해두었는지 다짜고짜 두 개의 서류를 내밀었다. “우선 A안과 B안을 준비해두었습니다. 둘 중 어느 제안이 더 나을까요?” 당신은 우선 커피 한 잔을 홀짝이며 제안을 살펴보기로 했다. A안과 B안은 각기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고민의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내 당신은 A안으로 결정을 내렸다. “아무래도 A안이 좋을 것 같은데요.” 당신의 말에 백건필이 빙긋 웃으며 물었다. “아무래도 A안이 B안이랑 값은 비슷해도 미관 측면에서 더 낫죠?” 그 질문에 당신은 바로 그걸 생각하고 있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A안으로 진행하겠습니다.” 백건필의 말에 당신은 몸을 일으켰고, 길을 걸을수록 A안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런 좋은 조건을 내민 담당 업체는 분명 좋은 곳이라는 생각과 함께. 그런데 깨닫지 못한 사실, A안과 B안은 모두 담당 업체에서 제안한 것이다. 즉, A안과 B안 모두 담당 업체가 보는 이득은 정해져 있던 셈이다.     



얼마 전에 선택지는 많으면 좋지 않다고 썼다. 그러나 두 개 남짓의 단순한 선택지는 나쁘지 않다. 애초에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러는 와중에 두 개 정도의 선택을 두고 크게 망설이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은 얼마 없다. 그리고 선택을 함으로써, 고객은 더 높은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구매의 확률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사람은 본인이 선택한 것에 애착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선택의 착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고객이 “선택”했다는 착각에 빠져야 하고, 그를 위해서 선택지를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 사실 두 개 모두 당신이 제안한 내용이니, 당신에겐 무얼 선택하든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일 테지만 말이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녹차? 아니면 초코?”라는 식으로 광고를 내는 것도 이러한 효과를 노려서다. 그 문장을 보고 녹차맛 아이스크림이 나은가, 초코맛 아이스크림이 나은가를 두고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고른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가능성이 커진다. 초코맛보다 녹차맛이 나은 이유를 오만 가지 생각하고 있을 테니, 그러는 게 당연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모든 사람은 선택한 것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 호감도가 높아지고, 장점을 생각해두었으니 망설임이 줄어드는 건 필연적인 결과다.     



[녹차? 아니면 초코? 이를 선택하는 순간 아이스크림을 구매할 확률은 높아지게 된다.]



오늘부터 당신의 잠재고객들에게 “선택”을 제안하는 건 어떨까. 당신이 짜낸 “선택의 함정”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그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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