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쓸데없이 자세한 마케팅 이야기
(20) 구체적인 사실
쓸데없는 말은 독이다. 대화를 나눌 때, 지나치게 자세한 정보는 흥미를 떨어트릴 뿐이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간단함을 추구한다. 그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실제로 구어 상황에서는 그렇기도 하다. 문제는, 그 “간단함”을 마케팅에서도 어김없이 적용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물론 “간단함”을 추구하는 것도 하나의 길일 수 있다. 일단 고객들을 이해시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히려 쓸데없이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당신이 혈관에 관련된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한다고 치자. 일단 “혈관은 중요합니다”라고 하는 것은 어떨까? 밋밋한 느낌이 든다. 혈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말을 조금 바꾸는 수밖에 없다. “알고 계십니까? 혈관이 모두 389km에 달한다는 사실. 이렇게 중요한 혈관 건강, 당신은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나요?”라는 식으로 말이다. 이때 새로이 포함된 정보는 “혈관이 모두 389km에 달한다”라는 부분이다. 구어 상황이라면 “우리 몸의 혈관은 무척 길지” 정도로 끝났을 정보가 구체적인 수치를 포함해서 나타난 것이다. 물론 혈관이 389km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으므로, 새로운 정보에 민감한 고객들은 더 많은 흥미를 보일 수밖에 없다.
[혈관이 총 389km라는 정보를 아는 사람은 얼마 없다. 흥미도 끌고, 신뢰도 줄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수치는 고객의 흥미도를 높인다. 그뿐일까? 그렇지 않다. 구체적인 수치를 표기함으로써 얻는 진정한 이득은 바로 신뢰다. 구체적인 정보는 고객에게 더 강한 신뢰를 준다. 구체적인 수치까지 표기할 수 있다는 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거나, 조사를 많이 해보았다는 뜻이니, 그 관련 상품에 대해서는 신뢰가 오르게 된다. 흥미도 끌고 신뢰도 줄 수 있다면 당연히 판매 가능성은 더 커진다. 그렇기에 “간단함”은 일단 구석으로 밀어두고 온갖 가능성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지나치게 전문적인 정보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정보는 어디까지나 독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독자들이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표기한다면 전문가처럼 보일 수는 있겠으나, 독자가 그 제품을 구매할 확률은 낮아진다. 왜냐하면, 흥미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직관적으로 정보가 와 닿지 않으니 그 정보가 가지는 힘은 당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와는 반대로, 잠재고객이 그 분야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그에 따른 지식을 가지고 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면,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정보를 표기해두어도 괜찮다. 아는 사람이 적은 정보는 동질감을 줄 뿐만 아니라 상대를 인정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클래식 음악 연주회나 순수문학 신예들의 홍보에 일반인들은 알 수 없는 권위자들의 이름이 마케팅에 활용되는 건 그 때문이다. 클래식 연주야 듣는 사람만 듣고, 순수문학 신예들은 문단에 관심 있는 사람이 주된 고객이기 때문이다.
[클래식 음악 연주회 포스터는 가끔 누군지 모를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물론, 연주회에 갈 만한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람이겠지만.]
또, 구체적인 정보를 기재할 때 숫자가 있다면 좋다. “삼백팔십구”보다는 “389km”가 더 눈에 들어오기도 쉬울뿐더러, 수치로 주어지는 정보에 사람들이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물론 억지로 수치로 표현할 필요까지는 없다. 중요한 것은, 전문성을 암시해주기만 하면 된다. 독자들이 흥미와 신뢰를 가지고 당신의 마케팅을 보아준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아래에 있는 오픈 채팅방으로 오시면 마케팅 심리학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URL: https://open.kakao.com/o/gKeqIaZ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