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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장에 진심을 담는 기술

(4) 마음은 행위로 이어진다

by 아이디어셀러


진심을 담은 글은 어떤 글일까. 많은 작가가 그 진의에 관해 이야기하지만, 그 아름답고 뜻 모를 이야기는 예술가들에게 어울린다. 카피라이터에게는 조금 더 실용적이며 명확한 조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글에 진심을 담을 수만 있다면, 또 그 진심이 상대의 마음을 울릴 수만 있다면 아무렇든 좋다. 좋은 문구는 상대의 가슴을 울려 상품을 구매하게끔 하는 문장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문장에 진심을 담으라는 이야기는 많아도 어떻게 담으라는 말은 많지 않다. “진심을 담는다”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말 그대로, “내 진심이 느껴지는 문장”을 쓰는 것이다. 오늘은 그런 문구를 쓰는 법을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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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맡아지지도, 만져지지도, 맛볼 수도 없다. 진심이란 그런 것이다.]



“진심이 느껴진다”라는 말은 “진심을 담는다”라는 말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이라는 것은 볼 수 없다. 볼 수 없을 뿐인가? 들리지도 않고, 맡을 수도 없고, 만져지지도 않으며, 맛이 나지도 않는다. 인간이 지닌 오감을 모두 쓰더라도 알 수 없는 게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심을 “느끼”란 말인가. 그 대답은 간단하다. 느낄 수 없다면, 느낄 수 있게 만들면 되는 것 아닌가? 볼 수 없다면 보이게 하면 된다. 그렇다. 몸과 마음은 별개의 것으로 느껴지지만, 사실 하나다. 마음은 특정한 행위로 이어진다. 즉, 행위로 진심을 표현하는 것이다.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는 반응이다. 내 마음대로 움직이는 몸은 없다. 긴장하면 목소리가 떨리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로, 마음이 움직이면 몸이 저절로 반응하게 되어있다. 그러한 반응을 담으면 상대가 진심을 느끼기 용이하다. 예를 들어 “사랑해요”라는 말을 하고 싶다면 어떨까? 짤막하게 사랑한다는 말 한 줄을 적어두는 것도 나름 낭만적이겠지만, 불특정 다수가 흘깃 보고 느끼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이럴 때는 “당신 앞에 서면 입술이 떨립니다.” 같은 문장을 쓰는 편이 더 좋다. “당신 앞에 입술이 떨립니다.”는 곧 “사랑해요”와 마찬가지지만, ‘사랑’은 볼 수 없어도 ‘떨리는 입술’은 볼 수 있다. ‘떨리는 입술’이 ‘사랑’이라는 진심을 이야기해주는 셈이다.



두 번째 요소는 생각이다. 마음과 마찬가지로 생각은 볼 수 없지만, 언어로 표현된 생각은 보고 느낄 수 있다. “오늘 하늘을 바라보다 문득 당신 생각이 났어요”라는 문장 같은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를 사랑하니까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억누를 수 없다는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마지막 요소도 이와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행동”이 바로 진심을 담는 마지막 키워드다. “아차, 또 무심코 당신의 번호를 눌렀네요”라는 문장은 어떤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행위들이 보편적인 공감을 얻으면, 그제야 이 문장은 “진심을 담았다”, 즉, 진심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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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특정한 행위를 수반한다. 그 행위가 얼마나 공감을 받을 수 있느냐가 카피라이터에겐 진심의 척도다.]



진심의 정도는 측정할 수 없다. 사람마다 가진 감정의 크기가 다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마음을 가진 사람이 어떤 행위를 하는지, 이는 알 수 있다. “진심을 담는 기술”의 핵심은 마음의 정도를 따지는 게 아니라, 얼마나 공감을 살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화가 난다면 “주먹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화가 난다”라고, 외롭다면 “가슴 속에 빈 페트병 하나가 들어있다”라고 써라. 그 문구를 보고 어느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당신의 문구는 진심을 담은 문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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