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아일랜드 소년들이 담을 넘는 방법을 아시나요? 길을 가다가 높은 담을 만나면 대개의 아이들은 넘기를 포기합니다. 그러나 아일랜드 소년들은 높은 담을 만나면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서 담 너머로 던진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모자를 되찾기 위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어코 담을 넘게 된다는 것이죠.
선입금 후제작
1인기업 지식창업도 비슷합니다. 콘텐츠를 먼저 만들고 판매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갑니다. 완성도를 높이다가 질질 늘어질 수도 있고, 완성해 놓고 니즈가 없어서 판매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는 선판매 -> 후제작 방식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즉, 어떤 강의 상품을 팔고 싶다면 먼저 강의의 목차를 작성한 후, 선입금 신청을 받습니다. 만약 신청이 없다면 시장에 수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콘텐츠를 다 만들어놓고 못 파는 것보다, 안 팔리는 걸 알고 안 만들었으니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선입금 신청을 받았다면 무조건 마감날짜까지 강의를 만들어야 합니다. 모자를 담장 너머로 던진 것이죠. 그러면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든 하게 됩니다.
정주영의 조선사업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조선사업을 시작할 때의 일화도 이와 비슷합니다. 조선업은 엄청난 기술과 자본이 투입되는 산업입니다. 선진국 중에서도 배를 건조하는 나라는 많지 않습니다. 더구나 당시 우리나라는 배를 만드는 어떤 인프라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4300만 달러(약 510조원)에 달하는 차관 도입이 문제였습니다. 그때 정주영 회장이 선박 컨설턴트 회사 ‘애플도어’의 롱바텀 회장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고개를 가로젖는 롱바텀 회장 앞에 거북선 그림이 있는 500원짜리 지폐를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1500년 전에 철갑선을 만든 나라다다.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게 현대 조선은 시작했습니다.
확실한 비전 보여주기
선매출의 법칙을 실현하는 첫번째 조건은 비전입니다. 아이디어셀러는 고객들에게 확실한 비전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어느정도로 확실해야 할까요? 제가 물이 든 컵을 들고 뿌리는 시늉을 하면 누구나 피하려고 할 것입니다. 아직 뿌린 것은 아니지만 뿌려지면 물이 튈 것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비전은 이정도로 확실해야 합니다. 이보다 약하면 아무도 지갑을 열지 않습니다. 저는 예전에 비즈니스 심리학이라는 강의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비즈니스와 관련된 설득, 협상, 세뇌 등을 집대성한 강의였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제가 이 강의를 모집할 때 저는 단 1회분의 강의안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선입금을 받을 수 있었을까요? 컵을 기울이면 물이 쏟아지는 것과 동일할 정도로 확실한 비전을 세일즈 카피를 통해서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신뢰
선매출의 법칙을 실현하는 또하나의 조건은 신뢰입니다. 제가 처음 평생회원 제도를 추진했을 때 다들 말렸습니다. 1년 2년도 앞을 내다보기 힘든데 평생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고 말이죠. 더구나 당시 저는 개별 강의 콘텐츠는 있었지만 평생회원용 콘텐츠가 하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오직 ‘빠른 시일 내에 강의를 업로드 하겠다’는 약속 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셨고,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는데도 감사하게도 기다려 주셨습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강의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서로 간에 깊은 신뢰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돈이 없어야 돈을 번다
선매출의 법칙의 마지막 조건은 무자본입니다. 창업비용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정답은 무제한 입니다. 1억이 있어도 부족하고 10억이 있어도 부족합니다. 사람은 돈이 있으면 자꾸 돈을 쓰려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갑니다. 더이상 끌어다 쓸 돈이 없어야 끝이 납니다. 하지만 자본이 없으면 어떻게든 돈을 안쓰고 버는 쪽으로 생각이 흘러갑니다. 어떻게든 돈을 안쓰고 돈을 벌려고 궁리를 하다보니 물건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니라, 먼저 팔고 물건을 만드는 역발상에 도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무자본 지식창업은 실패해도 잃을 것이 없습니다. 아니, 최소한 머릿속에 지식이라도 남으니 이익입니다. 음식장사는 못 팔면 내가 먹으면 된다는 말이 있지만, 지식장사는 못 팔아도 내가 현명해지면 그걸로 괜찮습니다.
닥치면 다 한다
선매출의 법칙을 지키면 효율성이 극대화됩니다. 평상시같으면 1년 걸릴 일도 1달이면 해치웁니다. 제가 지금 만들고 있는 영상 강의도 프리미어 등으로 편집하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작하면 4~5시간 이상 걸립니다. 유튜브에서 ‘책그림’ 영상같은 경우 5분짜리를 제작하는데 12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녹음 시간을 포함해서 1시간 반에서 2시간 이내에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 비결 중 하나은 바로 마감효과입니다. 일단 입금은 받았습니다. 약속한 날짜는 다가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약속을 지키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복잡한 동영상 편집프로그램을 쓰지 않고 어도비 스파크를 이용해서 제작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제가 비즈니스 심리학 강의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미 한달 전부터 입금은 받아놨는데 준비된 것은 없었습니다. 결국 강의를 일주일 앞두고 관련 서적을 20~30권 구입해서 닥치는 대로 읽고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임용고시 볼때 이후로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PPT를 제작할 시간도 없어서 엑스마인드라는 마인드맵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강의안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매주 2~30권을 읽고 강의자료를 만들면서 6주간의 강의를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저는 선매출의 법칙을 뼈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덤으로 심리학 분야에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모자를 던져라
1인기업 지식창업가는 자신이 곧 움직이는 회사입니다. 쌈짓돈만 가지고 성장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회사가 크게 되려면 투자를 받아야 합니다. 단적인 예로 클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그렇습니다. 텀블벅이나 와디즈같은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에 가보면 매력적인 상품들이 차고 넘칩니다. 그 중에서도 고객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신뢰를 얻는 상품만이 살아남습니다. 흔한 말로 남의 주머니에서 돈 빼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업이란, 자기 자신을 클라우드 펀딩하는 것입니다. 세상이라는 벽 너머에 일단 모자를 던져보세요. 이제 어떻게든 그것을 회수하는 방법이 떠오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