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첫 하프마라톤

버티는 선택이 나를 어디까지 데려가는지 알게 된 날

by Yechan Lim

2025-5

저는 평소 도전하는 일을 즐겨왔습니다. 성공과 실패보다 그 과정 자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라톤을 뛰는 영상을 보게 되었고, 첫 하프마라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대회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대회가 3주 남았을 때에야 배번이 배송된 걸 보고 대회를 신청한 걸 깨달았습니다. 러닝을 제대로 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대회 2주 전, 학교 계단에서 미끄러져 다리를 크게 다쳤고 열 바늘을 꿰매야 했습니다. 너무나 기대하고 있던 마라톤이었기에 그 순간은 정말 우울했습니다.


의사 선생님께 대회가 2주 뒤에 있다고 말씀드리며 방법이 없겠냐고 여쭈었지만, 살이 붙는 데만 최소 4주는 걸린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책임질 수 없다며 만류했지만, 결국 실밥을 열흘 만에 풀고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뛰는 도중, 꿰맸던 부위에서 통증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수천 번은 했던 것 같습니다. 몸 상태도 전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오버페이스, 날씨로 인해 올라간 심박까지 온몸이 저를 괴롭혔습니다. “여기까지가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머리를 스쳤습니다.


뛰는 내내, 기절해서 구급차가 와서 저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이 그렇게 다른 방식으로 튀어나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몸은 멈추는 걸 거부하고 있었고 제 의지와는 다르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버텼습니다. 잘 해낼 자신이 있어서가 아니라, 포기해 버리면 이 시간과 마음까지 모두 부정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 하나로 한 걸음씩 내디뎠습니다.


그 경험은 이후 어떤 일 앞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게 만든 기준이 되었습니다. 힘들 때마다 저는 그날을 떠올립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버틸 수 있다는 걸 저는 이미 한 번 증명했으니까요.

결과는 재수술이었습니다.

실밥을 풀던 날,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분이 농담처럼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다시는 여기서 얼굴 볼 일 없었으면 좋겠네요.”


그 말에는 걱정과 경고가 함께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국 다시 그 병실에 누워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얼굴을 다시 보게 된 셈이었죠.


그럼에도 이상하게 후회는 없었습니다.

그 선택의 대가가 분명했음에도, 그날 저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히 얻고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몸을 다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습니다.

하루하루 기본부터 쌓았고, 도전은 감정이 아니라 훈련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10km 35분대, 5km 16분대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숫자들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았던 선택들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저는 여전히 도전하고 있고, 이제는 버티는 사람을 넘어 성장하는 러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고 있는 여러분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모든 도전이 멋진 결말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저도 끝은 기록이 아니라 재수술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그때 포기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겁니다.

선택 하나가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버텼던 경험 하나가 이후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무엇이든,

적어도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선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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