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속이는 순간들.

결심은 거창하게, 무너짐은 사소하게

by Yechan Lim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너무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속인다.


타인을 속이는 일에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정작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에는

이상할 만큼 관대하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도 괜찮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그때 시작하자.”


그 말들은 틀리지 않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틀리지 않은 말은

언제나 가장 그럴듯한 변명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실패보다 먼저

‘시도하지 않은 나’를 합리화하는 데 익숙하다.


하지 않은 이유를 찾는 일은

해내는 일보다 훨씬 쉽고,

그 이유는 언제나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그래서 사람은

넘어지는 것보다,

서보지도 않는 선택을 더 많이 한다.


문제는 그 순간이

결코 특별하지 않다는 데 있다.


결심이 무너지는 순간은

거창하지 않다.


단 한 번의 타협,

단 한 번의 미룸,

단 한 번의 “이 정도면 괜찮다”는 생각.


그 작고 사소한 순간들이

조용히 쌓여서

결국 하나의 방향이 된다.


우리는 종종 결과를 보고 후회하지만,

사실 후회해야 할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때의 선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알고 있었다.

정말 어쩔 수 없었던 건지,

아니면 그저 피하고 싶었던 건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는 것은

완벽해지겠다는 뜻이 아니다.


그저,

하기 싫은 일을 하기 싫다고 인정하고,

도망치고 싶을 때 도망치고 싶다고 인정하는 것.


그 위에서 내리는 선택만이

비로소 진짜 선택이 된다.


정직한 사람은

남에게 솔직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정직함은

눈에 띄지 않는 순간들 속에서

조용히 사람을 바꾼다.


결국 인생은

우리가 남긴 결과가 아니라,

우리가 외면하지 않은 선택들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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