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아주 오랜 시간 바라왔던, 어쩌면 가장 먼저 마음속에 적었던 버킷리스트였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 구름, 나무를 볼 때마다 그림으로 그리면서 힐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시간을 바랐다. 그런 마음이 들 때 나는 가끔씩 추억 속 EBS 밥 아저씨 영상을 보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며 대리만족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완성시켰다.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예쁘게 그리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지금은 그림보다는 색칠하기에 몰두하고 있다. 말로도 글로도 내 생각과 마음을 담을 수 있지만 때로 감정은 아무것으로도 담아 흘려보내지 못할 때가 많다. 붓을 들고 별생각 없이 종이에 붓으로 물감을 터치하는 순간에 몰두하는 시간이 편안하고 좋다.
어차피 그림 그리는 실력 같은 건 없는 초보가 그림 욕심을 낸다고 바라는 그림을 완성할 수는 없는 법. 그림을 배우지 않고도 붓을 들 마음이 든 건 그림에 완벽주의를 적용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건 꽃 작업할 때 깨달은 건데 어떻게든 최대로 예쁘게 만들어보려고 요래조래 여러 번 시도를 하는데 솔직히 잘 되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완성을 해놓고 보면 꽃들을 모아놓으니 어떻게 해도 보고 있으면 참 예뻤다. 완벽주의 성향을 놓는데 좋은 훈련이 되는 것 같아서 그림도 더 이상의 고민 없이 시작했다.
사실은 인생이 유화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잊고 싶은 순간들과 고치거나 감추고 싶은 나의 내면이 내가 그려내는 인생의 그림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자괴감과 의구심이 들 때마다 자꾸 덧칠하고 싶어 지니까. 유화를 그리는 것도 스킬이 필요하듯이 좋은 삶을 덧칠하는 것도 삶의 지혜가 필요한 일일테다.
백지 위에 색을 입히는 순간순간에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그림이 다 완성된다. 내가 살아가는 순간이 인생의 그림에 칠해진다는 생각이 들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내는 나에게 응원을 보낸다. 오늘의 나의 색을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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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다시 시작해서 새해 첫 날까지 30번째를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