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모든 것
한국어와 영어 사용 간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무엇일까? 대표적인 차이 중 하나로 한국어에서는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대화의 효율성을 위해 말을 빨리빨리 짧게 하자는 한국적 정서가 반영돼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우리가 쓰는 한국어에는 많은 문장에 주어가 빠져있고 듣는 이 입장에서도 상대의 말을 완전한 문장들로 받아들인다.
반면 영어의 경우 목적어가 생략될지 언정 주어가 빠지진 않는다. 그래서 영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의 마인드셋을 갖고 영어로 말을 하려 할 때 이 '주어의 생략'이라는 부분이 충돌을 일으킨다.
우리는 주어를 쓰지 않는데 영어에서는 계속 주어를 박고 시작해야 하니까 영어 스피킹을 할 때 말문이 막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때 영어로 쉽게 많이 쓸 수 있는 꿀 주어가 'You'이다.
그리고 이때 You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뜻인 '너'가 아니다. 이때 You는 '일반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You의 두 번째 사전적 의미이다.
"You learn to accept these things as you get older"
(나이 들면 이런 걸 받아들이는 것을 배운다.)
위 문장은 캠브리지 사전의 You의 두 번째 의미에 대한 예문이다.
70세 되시는 어르신이랑 대화를 하다가 위 예문을 말한다고 가정해 보자. 영어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하지 않고 책으로 영어를 배운 한국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말하기 불편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니 '나보다 나이 든 사람한테 나이 먹으면 배우게 될 거라고? 한다니...'
하지만 영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저런 말을 듣는다면, 본인한테 하는 얘기가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을 지칭하는 얘기라는 게 무의식적으로 와닿는다. 그리고 영어를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한 사람들에게는 You의 의미에 대한 고민 없이 저렇게 사용하는 게 익숙하다.
다시 한국어 사용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어 사용 시 어떠한 경우에 주어를 주로 생략하는 것일까?
당연히 항상 생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고를 할 때든 논술을 쓸 때든 연인과 다툴 때든 그래서 '누가' 그랬다는 건데? 가 빠져있으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한국어에서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는 대게 같은 주어로 이야기가 반복되고 있어서 상대한테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상대가 아는 경우이거나 혹은 위에서 말한 You의 의미처럼 3인칭의 '보통 사람들'이 주어일 때다. 한국어에서는 보통은이라는 뜻으로 주어가 생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영어에서 보통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You를 적절히 활용할 줄 알면 오픽에서든 토익 스피킹에서든 실제로 외국인들과 대화를 할 때든 썰을 풀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