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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휘 Nov 22. 2022

행복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 인문학 책 자주 나오는 철학적인 질문이다. 이것이 뜻하는 바로는 정답은 없다. 정답이 있다면 철학이나 인문학으로 다룰 필요가 없다. 26살의 끝자락을 향해 달리고 있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것은 다음과 같다.


 회사를 다닌 지 이제 두 달이 넘어가는 시점이다. 월요일 출근할 때 사람들의 모습과 토요일 퇴근할 때의 온도는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생기라는 두 글자를 글로 이해하는 것보단 토요일 퇴근을 지켜보는 것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여튼 내가 소속한 곳 실장님은 햇수로 10년 차가 넘었다. 10년 넘게 한 직장에 있다는 것은 입사 두 달 차 밖에 안된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언젠가 점심을 먹는데 실장님은 과연 구내식당에서 밥을 몇 끼를 드셨을까라는 의문으로 출발하여 여기서 자신의 자유를 팔고 밥 먹는 사람들은 행복할까라는 의문으로 도착했다. 실장님은 우스갯소리로 그동안 먹었던 밥을 합치면 구내식당을 채우고도 남는다고 말하지만 진짜인 거 같아 농담으로 들리지 않고 무서웠다. 과연 내가 구내식당을 밥으로 다 채우는 그날이 오면 나는 행복할까?


 최근 같이 일하는 팀장님의 추천으로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을 읽었다. 책을 요약하자면 부에는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이 있는데 월급으로는 최대 서행차선밖에 가지 못하여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라는 내용이다. 여튼 부의 추월차선에 나오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자유를 팔아서 자유를 산다." 이 말의 뜻은 우리는 5일이라는 자유를 팔고 2일이라는 자유를 얻는다. 경제학 시점으로 봤을 때는 수익률은 - 60%이다. 세상 누구나 - 60%의 상품에 투자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요새 사람들의 꿈은 돈 많은 백수이다. 돈이 없으면 자신의 자유를 발품 팔아 자유를 얻어야 하는 사회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 즉, 경제적 자유를 성립하면 다른 자유 또한 뒤따라 오기 마련이다. 모든 자유가 있다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난 단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난보단 부를 택하는 것은 당연한 진리이지만 행복의 크기는 자신이 정하는 거라 아직 나는 믿고 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살 것이다.


 사람에게 불행과 행복의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누구나 행복을 고를 것이다. 불행하고 싶은 사람은 없고 행복하고 싶은 사람은 무수히 많다.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최우선적으로 성립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은 하나의 기억이 떠오른다. 최근 내가 행복하다고 느낀 순간을 소개하겠다. 유난히 고된 월요일 퇴근을 한다. 나의 경우 화요일에 쉬기 때문에 더욱 달콤한 저녁이다. 마음 맞는 사람과 저녁을 보낸다는 것은 힐링이라는 단어밖에 형용되지 않는다. 동네 아주 오래된 치킨집에  남들이 안 시켜먹는 나만의 메뉴 시뻘건 닭볶음탕을 하나 주문한다. 기다리는 동안 소맥을 내가 좋아하는 황금비율로 제조하며 소소한 이야기 꽃을 피운다. 그럼 고된 월요일을 치료해줄 달달하고 매콤한 닭볶음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하루의 끝을 달리는 동안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과 겨울 하면 빠질 수 없는 붕어빵. 팥과 슈크림의 수많은 논쟁이 있지만 슈크림을 선호하여 슈크림을 택한다. 지금 상태는 기분 좋은 취기와 더불어 한 손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손에는 슈크림 붕어빵. 노래는 내가 좋아하는 잔나비 모음집. 지하철에서 읽은 책 한 권.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가득 차 있다.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 행복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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