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온다.
옛 추억을 회상해 본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추억들이 있는 반면, 점점 희미해져 가는 기억들이 있다. 하지만 생생했던 추억도, 평생 잊지 못할 것만 같던 기억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희미해져 간다. 희미해져 가는 기억들을 붙잡아두기 위해 그 기억들을 압축하여 ‘행복’, ‘슬픔’, ‘분노’, ’기쁨‘ 등의 감정 태그를 붙여 기억의 창고에 넣어 놓는다. 기억의 창고에 쌓여 가는 기억들이 많아질수록 과거를 회상하는 게 점점 어려운 일이 되어간다.
현재 나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곧 과거가 된다. 취업에 성공했던 강렬한 기억, 첫사랑과 이별을 했던 슬픈 기억 등 평생 잊지 못할 것만 같던 기억들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시간은 우리의 희미해진 기억을 압축해 준다. 시간이 오래될수록 압축의 강도는 더 강해진다. 예를 들어, 유년시절을 이야기해 보라 하면, ‘행복했다 ‘, ’즐거웠다‘ 등의 감정 태그로 한 마디로 말을 할 수 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한테 혼나 슬플 때도 있었을 테고, 먹을 것을 친구한테 빼앗겨 분했을 수도 있지만, 수많은 일들이 있었을 테지만, 압축되고 또 압축되어 결국엔 한 단어로도 정리할 수 있게 된다. 더 오랜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 태그조차 희미해져 간다.
우리의 기억이 압축되고 희미해진다 하여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억을 끄집어내는 게 어려울 뿐 우리의 잠재의식에는 생생하게 저장되어있다. 그러한 경험들이 쌓여 현재의 우리를 만들어냈다. 현재의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하나하나가 과거의 경험에 기인한다. 또한 현재 나의 생각, 선택, 행동은 미래의 나를 만들어 갈 것이다. 과거에 큰 실수를, 큰 상처를, 힘든 일들을 많이 겪었다면, 이는 현재의 선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사업에 실패했던 경험, 사랑했던 연인의 배신으로 힘들었던 경험들이 나에게 강렬했다면,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은 희미해져도, 다시는 사업을 하지 않을 테고, 다시는 연애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사업을, 연애를 해도 그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인해 사업에 다시 실패하고, 연애에 실패할 확률은 더욱 높아져만 갈 것이다. 그래서 아예 시작하지 않겠다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는 ‘희망’이라는 태그를 달고 압축된 채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며 미래에 다가갈수록 ‘희망이라는 태그를 달고 있는 미래‘는 기쁜 마음으로 해제될 준비를 하고 있다. 미래는 분명 ‘희망’으로 압축되어 있지만 해제를 하는 사람의 과거의 경험, 현재의 상황, 태도, 감정 상태 등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해제된다. 행복이 되기도, 악몽이 되기도 한다.
사업을 성공시킬 역량이 충분한 데, 때가 맞지 않거나, 주변인, 아이템 등을 잘못 만나 실패했을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성공의 기회 중 그저 몇 개 놓친 것뿐이다. 사랑이 넘치고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데, 가치관 등이 달라져, 배신 등으로 연애의 마침표를 찍었을 수 있다. 하지만 다가올 수많은 좋은 사람과의 관계 중 그저 몇 사람과의 관계가 부정적이었을 뿐인 것이다. 과거의 경험으로 인해 다가올 ‘희망’마저, 그 기회마저 박탈하면 안 된다. 사람은 사랑을 하며 살아야 한다.
‘희망’으로 압축되어 있는 미래를 행복의 현재로 데려오기 위해 우리는 긍정적이어야 한다. 과거의 경험이 어쨌든 그저 긍정적이 되어보자. 웃어보자. ‘사업이 잘 될 것이고, 취업이 잘 될 것이고, 승진이 잘 될 것이고, 좋은 짝을 만날 것이고, 나의 목표는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긍정하자.우리의 삶을 긍정하자. ‘희망’으로 압축되어 있는 미래는 해제되어 행복으로 우리 곁에 살며시 다가와 우리의 현재가 되고, 우리의 과거가 될 것이다. 그렇게 행복한 사람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