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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Jun 15. 2021

왜 해외영업에 지원하셨습니까?

해외영업의 장점

면접관 : Could you tell me why you apply for this Job(overseas sales)? 
              (왜 해외영업 직무에 지원하셨습니까?)
면접자 : Since I've majored in English, I think being an overseas salesman is perfect for me to use my experience at school, and I could get along with foreigners. 
                ("저는 영어를 전공했기 때문에 학창 시절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해외영업 직무가 저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외국인과도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필자가 해외영업 신규 채용을 할 때 지원자들에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다. 그리고 많은 지원자들이 위와 같이 답변을 한다.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맞고 틀림을 논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외영업이 외국어를 잘하기 때문에 지원해야 하는 직무가 아님을 해외영업 지원자들은 꼭 명심했으면 한다. 


많은 지원자들이 본인과 '영어'의 깊은(?) 인연을 언급해가며 그 인연을 유지하고 싶기 때문에 해외영업을 지원했다는 말을 많이 한다. 물론, 해외영업을 하기 위해 외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외국어 구사 능력이 없으면 사실 해외영업을 지원할 수 조차 없다. 하지만, 해외영업도 수많은 영업 형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영업인으로서 갖춰야 할 소양들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 사실, 이 부분이 언어능력보다 중요하다. (영업인이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해서는 그 양이 많기 때문에 별도의 글을 통해 언급하고 이 글에서는 필자가 생각하는 해외영업의 좋은 점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해외영업의 장점은 비행기를 탈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도 안성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20살이 될 때까지 비행기라고는 타본 적이 없던 필자는 어렸을 적부터 비행기를 타보는 게 꿈이었다. 화장품 해외영업을 하며 그 꿈을 이루게 되었고, 코로나19 전까지는 일 년에 7~8회의 비행을 하게 되었다. 

myflightradar24 이용한 필자의 비행 기록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다. 화장품 기업들 특성상 사무실이 대부분 도시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해외 출장을 가더라도 항상 Down town에 숙소를 구했고, 거래처와 미팅 후에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외를 구석구석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니 나름 느끼는 것이 많았다.


워라벨이 존중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필자가 생각하는 해외영업의 장점이 누군가에게는 단점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해외영업 직무에 도전하고 싶은 지원자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긴다. 


첫째, 다양한 업무를 경험해볼 수 있다.

회사의 규모, 즉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서 부서 간의 업무 세분화 정도가 다르다. 아무래도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업무의 범위는 좁고 그 강도는 세진다. 반면 작은 기업일수록 업무를 다양하게 해 볼 기회가 많다. 필자는 가능하면 다양한 업무를 해보는 것을 권한다.


우리 사회에는 한 우물만 깊이 파도록 강요하는 문화가 팽배하고, 어느 분야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우물 밖으로 빠져나오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일종의 노예제로서 우리는 무언의 굴레에 매여 있다. 전문가를 추종하는 문화 속에서 노동자들은 평생 한 직업에 충실한 것만이 자신이 생존하고 발전하는 유일한 길임을 좋게 말해, 기꺼이 수용하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직업에 대해 환멸감과 허무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폴리매스, 와카스 아메드, 안드로메디안] 


임원 등 경영진이 되든 개인 사업을 하든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개인사업을 한다고 생각해 보라. 영업, 연구개발, 총무, 회계 등 전부 혼자 해야 한다. 개인 사업을 할 때 실패하는 원인들 중 하나는 한 우물만 팠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즘 같이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서는 멀티 플레이어야 되어야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한 우물만 파는 전문가는 변화된 환경에서는 비전문가가 될 수도 있다. 


해외영업 부서에서 업무를 하게 되면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영업에 비해 해외영업은 언어의 장벽으로 인해 대부분 직접 처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업 기획, 관리, 마케팅, 홍보, 전시회 참가, 품질 등 거의 전부 직접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런 경험을 해볼 수 있는 게 큰 장점으로 생각한다.


둘째, 고객과 한 번 신뢰관계가 쌓이면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영업을 하면서 인맥이 중요하다는 것은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을 것이다. 해외영업이라고 다를 게 없다. 

'세상 좁다'라는 말은 비단 우리나라 안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필자는 해외 화장품 전시회를 매년 5~7회 참가를 해왔는데, 자주 만나다 보니 안부를 묻고 실제로 발주까지 이어진 경험이 있다. 


국내 비즈니스의 경우, 업무 진행 간 확인해야 할 사항이 있으면, 바로 전화를 하거나 대부분의 경우 직접 방문이 가능하다. 하지만 해외 비즈니스의 경우, 여러 요인들로 인해 즉각적인 확인이 불가능하다. 대부분은 이메일을 통한 소통을 하기 때문에 하루나 이틀 이상 이메일 연락이 안 되면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특히 선금을 입금했는데 연락이 안 되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그래서 해외 비즈니스에서는 신뢰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신뢰관계를 쌓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 좋은 관계를 맺어 놓으면 그 관계가 오래 지속될 확률이 높다. 이런 깊은 신뢰관계는 해외영업인들이 개인사업으로 독립하는 걸 도와주기도 한다. 사람일 모르니 해외 바이어와 항상 신뢰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자. 


셋째, 시야가 넓어진다.(단, 해외 출장을 가야 한다) 

사비를 들여서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아닌, 해외출장은 공식적으로 회사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비행기를 탑승하고 해외로 나가는 행위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해외를 자주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돈이 많아도 바빠서 시간이 없으면 사실 해외를 나가기 쉽지는 않다. 모든 해외영업인이 그런 건 아니지만 해외영업을 하면 해외를 나갈 일이 많다. 해외 전시회 및 해외 출장으로 1년에 적어도 2~3번은 해외를 나간다. 필자의 경우 매년 적을 때는 6회~8회, 많을 때는 10회도 넘게 해외로 나갔다. 


그러면 해외에 나가면 뭐가 좋을까? 일단 공항에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면세점 쇼핑을 자주 할 수 있다. 하지만 면세점 쇼핑도 해외를 자주 나가게 되면 감흥이 없어진다. 


필자는 해외를 나가면 시야가 넓어진다는 것이 가장 메리트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낯선 곳에 가면 약간의 두려움과 긴장, 자극 등의 긍정적인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트레스는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한다. 하지만 어떤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엄청난 힘을 주기도 한다. 


헝가리-캐나다 내분비학자인 Hans Selye(한스 셀리에)는 “스트레스는 어떤 요구에 대한 신체의 비특이적 반응”이라고 정의를 했는데, 이중 긍정적 스트레스는 Eustress라고 부정적 스트레스는 distress라고 했다. 긍정적 스트레스는 동기를 부여하고 창조적이며 치유하거나 즐거운 것이다. 우리가 여행을 통해 낯선 곳에 가면 우리는 이 긍정 스트레스를 받는다. 길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정신 집중을 잘하는 것도 이 긍정 스트레스의 일종이다. 
 

해외를 나가게 되면 정말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을 많이 한다. 해외 나가면 무조건 돌아다녀보고 경험해 봐야 한다. 국내 여행을 포함해서 그래서 우리가 쳇바퀴 돌듯한 삶에서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받으면 뭔가 리프레쉬되는 느낌을 얻을 수가 있고 우리가 평소 경험하지 못하는 경험을 하면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를 느끼면서 다양성을 이해하게 되고 사고의 틀이 확장된다. 시야가 넓어짐 자신만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경제적 여유가 있어도 해외를 자주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데 해외영업은 업무적으로 다양한 국가를 방문해 볼 기회가 있다.


이외에도 장점은 많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장점은 위 세가지다. 모든 직업에는 일장일단이 있게 마련이다. 해외영업 또한 장점이 많은 반면 단점 또한 존재한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에 근거에 언급한 것이기 때문에 그저 해외영업에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라스베가스 출장 시 방문한 Grand Cany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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