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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하는 CEO Jun 06. 2022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자연을 찾는 이유

녹색갈증 해결 본능

도시인의 삶

도시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삭막하고 건조하다.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대중교통 또는 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면, 다시 콘크리트 구조물 갇혀 바쁜 일상에 매달리게 된다.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서도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쫓겨 사람의 정과 따뜻함을 느끼는 생활은 불가능하다.


출퇴근하는 도시인들. 출처. unsplash.com


문득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여 국토부의 2019년 도시계획현황 통계를 찾아봤다. 이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토의 16.7%가 도시 지역이고, 이 도시 지역에는 총인구의 91.8%가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약 5,178만 명의 인구 중 4,761만 명(91.8%)이 이 삭막한 도시에 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 살고 있으니, 이 또한 대한민국에서 살기가 점점 각박해지고 어려워지는 이유 아닐까 생각해본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 나무 한그루 등 녹색 식물들과 함께 하기 어려운, 녹색이 사막화되어버린 빌딩 숲에 갇힌 현대인들은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자연을 찾는다. 나 또한 사무실에서 근무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이 잘 안 풀려 복잡할 땐, 임시방편으로 밖으로 나가 공원을 걷다 온다. 공원을 걷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피로가 풀려 다시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된다.


녹색갈증에 빠진 현대인

인간이 자연을 그리워하고 찾는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녹색 갈증(biophilia)'이다. 미국 하버드대 생물학과 교수 '에드워드 윌슨에 따르면 인간의 육체와 정신은 자연에 맞도록 설정되어 있는 데, 오늘날 현대인들은 도시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다양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고, 이런 자연 회기 본능을 '녹색 갈증'으로 표현했다.

에드워드 O. 윌슨


'녹색갈증'이란 자연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고 싶어 하는 욕구가 우리의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다는 개념이다.


인간은 수백 만 년을 자연 속에서 수렵 채집 생활을 하며, 오랜 세월 동안 진화를 거치면서 '최적의 생태적 공간'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갖게 되었다. 그 최적의 공간이 바로 자연이다. 하지만 약 200년 전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의 최적의 공간인 자연을 떠나, 도시에서 살게 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한정된 공간에 모여 살아야 하는 도시의 특성상, 콘크리트로 만든 건물들의 높이는 높아지고, 녹지는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바로 이 시점에서 현대인들의 '녹색 갈증'이 시작되었다.




음이온까지 부족

녹색 갈증은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음이온으로도 설명된다. 인간은 산소와 동시에 산소 분자에 포함되어 있는 음이온을 흡입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해왔다. 자연 속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살아오는 과정에서 숲의 음이온량에 신체가 이온 균형을 유지해도록 적응해왔다.


대기 오염물질들은 대부분 양이온을 띄고 있다. 산업화 이후 점점 도시화되어감에 따라 대기 오염이 심해지며, 대기 중의  양이온 비율은 높아졌다. 자연 상태와 가까운 환경에서는 공기 중의 음이온과 양이온의 비율이 1.2:1 정도인 반면, 도시지역 또는 오염지역에서는 1:1.2~1.5로 양이온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이온이 부족하게 되면 나타나는 반응 중 하나는 쉽게 피로해진다는 것이다. 밀폐된 사무실에서 오랜 기간 동안 업무를 하면 온 몸이 찌뿌둥하고 하품이 나오는 현상이 바로 그 예이다. 이러한 현상은 바깥에 나가서 잠시 심호흡만 해줘도 금방 풀릴 수 있지만, 이런 일들이 매일 반복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몸 어딘가, 세포 어딘가는 점점 힘을 잃어 급기야는 약한 부위부터 염증을 일으키고, 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현대사회는 물질적 풍요와 의학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쉽게 볼 수 없었던 질병들이 나타나고 있다. 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의 현대 질병이 나타남에 따라 마음이 편안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을 찾는다. 그래서 우리는 힐링, 웰빙 등의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

 

https://brunch.co.kr/@idh1008/67


그래서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는 녹색갈증과 자연과의 음이온 균형을 맞추기 위해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녹색갈증과 음이온 불균형이 쌓이면 쉽게 피로해지고, 우울한 감정이 든다. 위급한 상태를 감지한 우리 몸은 우리를 자꾸 자연으로 밀어내는 것이다.


도심지에 있는 공원이든, 삼림욕장이든, 수목원이든, 골프장이든, 푸른 식물과 나무가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바로 '우리의 힐링 장소'이다. 하지만 자연이 아무리 좋다 한들,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자연 속에서 살 수는 없다. 다행인 점은 자연을 찾아 매번 굳이 먼 곳까지 갈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바로 자연을 실내로 옮겨오면 된다.


숲 속에서의 힐링. 출처. Canva.com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자료에 따르면 실내에 식물을 키우면 5가지 효과가 있다고 한다.

1. 실내 공기 정화 효과

2. 음이온 방출

3. 실내 온/습도 조절

4. 향(피톤치드) 방출

5. 미세먼지 저감

[출처. https://www.nihhs.go.kr/usr/persnal/Air.do?t_cd=2]


식물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식물을 '반려식물'이라 부를 정도로 애지중지하며 삶을 함께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MZ세대에서는 식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베란다농부, 방구석농부, 팜린이, 식집사, 식물집사 등의 신조어로 부르기도 한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어렵기만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찾아보고, 각종 식물 앱 등을 활용하면, 식물을 보다 쉽게 관리할 수 있다.


녹색 갈증에 지친 현대인들이여, 어려워말고 실내에 식물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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