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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Nov 19. 2021

인생을 바꾸는 작은 행동

8장 로마 공화정의 시작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있다. 딱히 이 말을 한자로 풀이하지 않아도 우리는 이 사자성어를 다른 사자성어보다 더욱더 잘 가슴 깊이 공감하고 체감한다. 당장 다이어트만 해도 작심삼일은커녕 '내일부터...'라고 미루기 일쑤이다. 아마 한국인의 영원한 숙제가 있다면, 영어와 다이어트이지 않을까? 어쨌든, 우리는 언제 어디서부터 이런 모습을 하게 된 것일까? 그냥 어느 날 갑자기 시나브로 이렇게 바뀐 걸까? 절대로 그럴 리 없다. 언제부터인가 운동은 안 하고 먹기만 했거나. 운동은 하는데, 더 많이 먹거나. 혹은 건강식은 멀리하고 살찌는 음식들로 내 하루를 채웠을 수도 있다. 결국 우리가 이렇게 된 이유는 우리 스스로가 미처 눈치채기 힘든 '아주 작은 행동'들로부터 시작되었다. 오늘은 이런 작은 무언가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에 대한 로마의 이야기를 가져와 보았다.


그렇게 로마의 공화정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갑자기 시작된 두 명의 집정관 체재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래저래 삐걱이기 시작했다. 뭐 다른 문제들이야 유야무야 넘어갔다. 하지만 큰 산이 하나 있었다. 바로 고대 로마에서 최초의 '파업'이 일어났다. 어찌 된 영문인가? 그리스와는 다르게 로마는 '농경 사회'이다. 즉, 농업을 통해서 국가를 먹여 살린다는 이야기다. 그럼 한 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일꾼은 누구일까? 당연히 농부이다. 그런데, 로마는 전쟁이 나면 대부분 농사로 먹고사는 평민들이 군사로 차출된다. 그럼 전쟁하는 동안 어떻게 되겠는가? 평민들은 농사도 못하고 전쟁에 임하느라 전쟁이 끝나고 돌아오면 무일푼 거지로 전락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빚을 내었는데, 갚지 못해 노예로 전락하는 일도 일어났다. 나라를 위해 충성을 바쳤는데, 돌아오는 건 노예라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결국 이러한 연유로 인해 평민들이 들고일어났다. 제대로 된 대우를 해달라!라고 말이다. 문제는 집정관이 두 명이다 보니, 한 사람은 평민을 위한 법을 만들자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한 것이다. 로마의 공화정은 두 명의 집정관이 모두 일치하지 않으면 부결된다. 그런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주변 국가에서 로마로 쳐들어 오는 일이 벌어졌다. 문제는 여기서 이 군인들이 전쟁은 나가지 않고 모두 언덕 위로 숨어 들어가 농성을 벌이기 시작했다. 당장 전쟁은 해야 하는데 군인이 없는 꼴이라니 이거 참 난감한 상황이다. 결국 두 집정관은 '독재관' 카드를 꺼내들었다. 독재관이란 왕처럼 독단적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이다. 두 명의 집정관이 지정한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대신 독재를 막기 위해 6개월이라는 짧은 임기가 주어졌다. 그렇게 푸블리콜라 라는 사람이 독재관이 되자. 평민들의 마음이 누그러졌다고 한다. 이름에서도 보면 '공공'을 뜻하는 퍼블릭의 어원이 되는 푸블리가 들어가는 거 보면, 더욱 이 사람이 얼마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힘썼는지 느껴진다. 또 푸블리콜라가 평민을 위한 법을 만들겠다고 이야기했으니. 평민들은 철석같이 이를 믿고 전쟁을 승리로 장식하고 로마로 복귀했다. 그런데 독재관 임기가 끝나자. 두 집정관은 다시 그게 뭔 소리냐며, 없던 일로 돌려버렸다. 평민들은 다시 화가 났고 언덕으로 들어가 농성을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좀 상황이 심각해 보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었다. 그때 꺼내든 카드가 바로 '호민관'이었다. 공화정 회의 시에 평민들의 '장'인 호민관이 참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집정관이 모두 '수락'한 법일지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아주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가 탄생하게 되었다. 당시를 좋게 보는 저자도 있고 나쁘게 보는 저자도 있다. 왜냐면 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을 때는 '평화 시'라는 조건이 달려있었기 때문이라나.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민관'이라는 평민 대표가 만들어졌다는 부분. 또 그런 작은 한 걸음이 앞으로 로마의 평민이 갖는 힘이 더욱더 강력해진다는 점. 나아가서 나중엔 '귀족'과 '평민'이 결혼할 수 있게 된다는 점. 등을 보아 이건 '작은 한 걸음'일지라도 그 파장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일파만파 커진다고 생각한다.


Masaccio - Holy Trinity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유명한 작가가 있다. 이분은 마케팅 쪽에서 일하시는 분이다. 그가 쓴 책은 대부분 베스트셀러이다. 그중에서 '티핑 포인트'라는 책이 있다. 우리 말로 '조언'을 영어로는 Tip이라 한다. 혹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탁'하고 소리 낼 때 의태어도 Tip 혹은 Tab이라고 한다. 여기에 터닝 포인트처럼 우리가 변화하는 '시점'을 일컫는 '포인트'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이다. 쉽게 말해, 티핑 포인트라는 건 '작은 행동'이 일으키는 큰 변화를 일컫는다. 호민관이라는 것은 처음엔 '눈 가리고 아웅' 혹은 조삼모사와 같은 의미 없이 주어진 자리에 불과했지만 그 작은 변화가 일으킨 평민의 권익 신장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 본다.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지금 내가 하는 작은 행동이 미래에 어떤 파장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일이 별로 티도 안 나고 작은 어떤 행위일지라도 그것들이 나중에는 크게 나에게 돌아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복리 같은 개념이다. 하지만 나쁘게 말하면 담배나 술 같은 나쁜 습관을 들 수도 있다. 지금 내가 태우는 한 대가 나를 중독으로, 습관으로 인도하고 이윽고 폐 건강 악화와 죽음으로 몰고 가듯이 말이다.


이 고사 보면서 나의 Good tipping과 Bad tipping이 무엇인지 새삼스럽게 돌아보게 된다. 요즘 다시 금연을 시작했지만 수면장애로 인한 술은 자주 마시는 편이다. 또 자세 교정도 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나에게 배드 티핑만 있는 건 아니다.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공부하고, 정리하고 브런치와 팟빵에 내가 사랑하는 공부를 나누고 있다. 여러분의 굳 티핑과 배드 티핑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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