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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Nov 30. 2021

아르키메데스와 잡스의 공통점

19장 시칠리아 정복과 아르키메데스

어느 날 왕이 궁금증을 품었다. 내가 쓴 이 왕관이 정품인지 가품인지 알고 싶어졌다. 순금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였다. 요즘도 다이아몬드의 정품 증명서가 없으면 그저 굴러다니는 큐빅과 다름이 없는데, 이미 2000년 전에도 그런 일이 있었나 보다. 어쨌든 왕은 마을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인물을 불러 이 왕관이 순금인지 아닌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을 했다. 예수님도 태어나기 전에 이 똑똑한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 고심했다. 황농문 작가의 몰입처럼 수일 동안 어떻게 해야 할까? 하고 고심했을 수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욕조 속에 몸을 담그자 물이 흘러넘치는 모습을 보고 '유레카!'라고 외치며 벌거벗은 몸으로 왕에게 달려갔다. 똑같은 무게의 순금과 왕관을 물통 안에 넣고 흘러넘친 물의 양이 같다면, 이 왕관은 순금이라고 사고를 연결했다. 이 사람의 이름은 바로 '아르키메데스'다. 오늘은 2차 포에니 전쟁을 통해 사고의 연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André Thévet - 삽화집 中 Archimedes

그렇게 칸나에 전투에서 크게 패한 로마군의 사기는 떨어질 때로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시칠리아섬의 시라쿠사와 이탈리아 동쪽의 마케도니아도 한니발과 동맹을 맺었다. 게다가 호시탐탐 따뜻한 남쪽을 예의 주시하는 갈리아족까지. 이탈리아는 동서남북으로 모든 길이 막히게 되어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대로 사태를 두고 볼 수는 없는 일. 정면 전쟁파의 해가 저물고 지구 전파의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중 겁쟁이라고 놀림받던 파비우스가 집정관이 되어 직접 교통정리에 나섰다. 지구 전파의 전략은 한니발을 제외한 모든 곳에 군을 보내 이탈리아에 있는 한니발을 고립하는 맞불 작전이었다. 한니발도 라틴동맹을 찢어 놓아 로마를 고립시키려 했듯이 반대로 로마도 한니발의 지원군의 발목을 잡아 이탈리아 반도에서 굶어 죽게 만들 요량이었다. 파비우스는 각각 2개의 군단을 보냈다. 마케도니아, 에스파냐, 시칠리아, 한니발. 단, 한니발만 수비에 집중하기로 했다. 에스파냐나 마케도니아는 승전보를 올림에 비해 시라쿠사는 쉬이 넘어가지 않았다. 분명히 군도 더 많고 전쟁 경험도 많은 로마군인데. 이 무슨 일인고 하니. 이 시라쿠사에는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아르키메데스가 지키고 있었다. 요면경이라는 거울을 만들었는데, 시라쿠사는 해상도시다. 한 면이 바다다. 로마군의 배를 이 요면경을 통해 불태웠다. 요면경이란, 거울 여러 개로 배를 비추면 배가 열을 가해 불을 태우는 기계다. 이뿐만 아니라 수학을 통해 도시를 지켜냈지만. 아무래도 로마를 막을 순 없었다. 결국 시라쿠사는 함락되었다. 아르키메데스는 로마군이 몰려오는 순간에도 땅바닥에 수학공식을 그리고 있었다 한다. 로마군이 오자 "방해하지 마!"라고 했다가 화가 난 로마 병사에 의해 죽음을 맞이 했다.


Vicent Van gogh - Branches with Almond Blossom 출처 - 아트위키

 사고가 연결된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인상주의 작가들이 가장 많이 영향을 받은 건 일본화였다. 동양인이 유럽에 가면, 그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오지만 서양인이 동양에 오면 그 고풍스러움에 탄성을 지른다. 100년 전 인상주의 화가들도 그랬고 그중 일본화를 누구보다 사랑한 건 고흐였다. 아몬드 나무는 일본의 벚꽃화를 보고 영감을 받아 그린 그림이다. 그가 아를이라는 마을로 간 이유도 '여긴 마치 일본에 와있는 거 같아'하며 감탄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본화를 무조건 따라한 건 아니다. 고흐 자신의 스타일과 서양 미술 기법 거기에 일본화에서 얻은 영감을 연결하여 새로운 고흐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


 이처럼 전혀 연결되지 않을 것 같은 Dots, 즉 점들을 연결하면 세상에는 없는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우리나라 김환기 작가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미술을 배우고 프랑스, 미국까지 가서 세계적 그림을 만나고 왔지만 김환기가 그린 건 그들에게 배운 선진 미술과 자기가 사랑하는 조국을 그리는 일. 이 두 가지 연결된 점을 연결했기 때문에 대한민국 최고의 화가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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