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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Dec 04. 2021

악마의 재능을 만드는 방법

22장 카르타고로 향하는 스피키오

연공서열이라는 말이 있다. 능력이나 실력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일을 했는가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특히나 한국은 능력이나 실력보다 연공서열이 짙은 나라다. 굳이 내가 사례를 들지 않아도 돌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연공서열의 줄을 기다리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럼 이 연공서열을 뚫고 나의 실력을 발휘하는 방법은 없을까? 물론 있다. 타고난 악마의 재능이다. 로마 역사를 통틀어 탑 10에 들어갈 악마의 재능을 지닌 두 사람이 한 시대에 태어났다. 오늘은 한니발과 스피키오 두 사람을 통해 악마의 재능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렇게 에스파냐를 점령한 스피키오는 다시 로마로 돌아온다. 에스파냐를 점령하는 도중에 재미난 일화 몇 가지가 있다. 한니발의 동생인 하스드루발은 패하고 나서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인 이탈리아에 지원군을 보내는 일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군사를 이끌고 형 한니발이 지나갔던 길인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로 향했다. 이탈리아로 가는 길은 형인 한니발이 지난 것보다 쉬웠다. 형의 명성이 이미 널리 퍼져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이 쉬움이 오히려 독이 되었다. 한니발은 동생이 출발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넘어왔던 시간으로 계산해서 훨씬 늦게 움직였다. 한니발이 멍청했다기보다 제시간에 맞추어 극적인 상봉을 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예상보다 빨리 넘어온 하스드루발은 형이 아닌 로마군과 먼저 맞닥뜨리게 되었다. 알다시피 로마군도 한 전쟁하는 사람들이다. 다만 한니발이 워낙 천재이다 보니 고전했을 뿐이다. 또 하스드루발은 시대의 천재 한니발의 동생이지만 별개의 인물이었다. 결국 단판에 하스드루발은 패배하고 말았다. 도망도 못 치고 그대로 로마군에게 목을 내주었다. 로마군은 그 수급을 한니발 진영에 던져버렸다. 그렇게 한니발은 10여 년 만에 수급으로 동생과 재회했다. 전쟁이란 이토록 참혹하다. 어쨌든 이제 에스파냐를 제패한 스피키오는 엄청난 환대를 받으며 로마로 향했다. 말 그대로 금의환향이었다. 문제는 연공서열 사회에 꽉 막힌 로마인들이었다. 제대로 된 개선식을 치르지도 못했다. 하지만 스피키오는 그런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진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이제 완벽하게 한니발의 지원을 끊어낼 계책을 마련한다. 카르타고 본국으로 군을 이끄는 일. 지난 1차 포에니 전쟁에서 카르타고 본국까지 진출했다가 패배를 맛본 어른들 입장에서는 패기 넘치는 이 젊은 장군을 조금은 딱하게 여겼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원로원 회의가 열렸고 두 파로 나뉘어 다시 언쟁이 오고 가기 시작했다. 문제는 연공서열이 가장 큰 발목을 잡았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고충이 있었다. 하지만 에스파냐를 정복한 이 패기 넘치는 젊은 장군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연공서열을 뛰어넘어 실력으로 인정받은 스피키오의 카르타고행이 결정되었다. 하지만 원로원도 지난 에스파냐 출진 때도 약간의 어드벤티지를 준 것처럼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군을 모아 갈 것. 로마는 군을 지원해주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즉, 이기든 지든 스피키오의 책임이었다. 이 패기 넘치는 젊은 장군 스피키오의 카르타고행은 어떻게 될까?


연공서열이 옳은가? 그른가? 의 논쟁은 참 어리석은 논제라고 본다. 젊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능력 위주로 돈을 받고자 하는 욕심이 있을 것이며, 어르신들의 입장에서는 그간 기여한 공에 대한 대우를 받고 싶어 한다. 뭐 젊은 이는 언젠가 늙게 되니 어쩌면 연공서열이 맞는 이야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지만,  능력으로 사람을 대우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연공서열을 떠나 진짜 실력자는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스피키오처럼 한니발처럼 삐져나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이제는 한국사회도 많이 변하고 있다. 연공서열이 알게 모르게 없어져 가고 있다. 요즘은 유튜브로 수십억을 버는 시대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영상으로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만 하면 누구나 큰돈을 벌 수 있는 시대이다. 옛날엔 인플루언서가 되려면, 매스컴에 발탁되어야만 했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매스컴에서 외면하면 소위 '뜨기'힘든 세상이었다.


그렇다고 젊은 사람들에게만 큰 기회가 있는 세상은 아니다. 유튜브는 2030의 전유물이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다. 꼭 유튜브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다양한 SNS를 통해 다양한 영향력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연륜과 수많은 경험을 통해 젊은 세대들에게 다양한 어드바이스를 주는 SNS라던지. 같은 세대에게 공감을 주는 sns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기회가 열리게 되었다. 전에 이야기했던 것처럼 너무 늦은 때란 없다. 또 내가 경력이 없어 아무도 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할 필요도 없다. 그저 다양한 sns를 통해 나의 영향력을 나누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내가 나눌 수 있는 영향력은 무엇일까? 마치 한니발이 알렉산더를 보며 전쟁의 신이 되었고 스피키오가 한니발을 보며 로마의 명장이 된 것처럼 우리는 어떠한 '능력 혹은 재능'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타고난 능력이나 재능 따위는 없다고 믿는다. 누구는 태어나서 사서삼경을 읽었다느니, 누구는 태어나면서 발레를 했다느니 나는 이런 말을 애초에 믿지 않는다. 모든 재능은 '사랑'에서 출발한다. 강수진 발레리나가 세계적인 발레리나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발레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강수진 발레리나가 발레 연습한 시간이 총 50만 시간이라고 한다. 하루에 18시간씩 연습했다고 한다. 잠자고 밥 먹는 시간을 제외하면 발레만 했다는 이야기다. 나는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하루 18시간씩 해도 더 하고 싶어 미칠 것만 같은 것이 있는가? 그것이 바로 당신의 재능이 될 무언가 이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사랑하는가? 또 그것을 넘치게 사랑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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