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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Dec 14. 2021

로마의 독특한 인질 제도

 

 요즘 넷플릭스에 바바리안이라는 자체 제작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여태까지 나왔던 로마에 관한 영화나 드라마와는 다른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게르마니아 부족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모두 현대 독일어를 사용한다. 게르마니아라는 이름에서도 느껴지지만 독일인의 뿌리가 되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로마인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모두 라틴어를 사용한다. 우리가 평소에도 라틴어에 대해서 가끔씩은 듣는데, 도대체 어느 나라 말인지 알 수 없다. 라틴어는 로마인들이 사용하던 언어였다. 현재 모국어로 라틴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 즉, 사어(死語)인 셈이다. 그럼 현재 라틴어는 누가 쓰고 있을까? 고대 로마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나 바티칸 시국의 고위 사제들이라고 한다. 드라마 바바리안의 내용은 게르만 부족의 족장 아들을 인질로 데려가 로마인으로 키우는 내용이다. 왜 적군의 자식을 데려가 키울까 하며 궁금해지는가? 오늘은 로마인 특유의 인질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자마 전투에서 승리한 로마는 이제 모든 승기를 잡았다. 다시 재도전할 것이냐?라는 카르타고의 내부 회의도 있었지만, 한니발은 포기를 선언해버렸다. 아마도 승산이 없다는 걸 진즉에 알아챘거나. 아니면 그간 15년이나 함께한 믿음직한 병사들 대신 용병이나 새로운 군을 처음부터 만들어 대적하는 것도 사실상 스피키오라는 천재에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로마와 강화조약에는 1차에는 없었던 새로운 항목이 몇 가지 보이는데, 그중에서도 고위급 관료의 자제를 인질로 데려간다는 내용이었다. 일본사에서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어린 시절 여기저기 볼모 잡혀가는 이야기들이 있다. 우리는 원 간섭기 시절 세자를 원나라에 보내야 하기도 했다. 조선 시절에는 청나라에 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청나라에 다녀와서 북벌을 외치던 임금이 효종이었다. 아쉽게도 북벌 직전에 서거하셨지만. 언뜻 들으면 이 볼모는 매우 불합리하고 억울한 무언가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로마의 볼모는 조금 달랐다. 인질을 데려가서 로마의 고위 관료의 양자로 삼고 자기 자식인 것처럼 로마 사람으로 대해주었다고 한다. 원나라나 청나라 일본도 그렇겠지만 볼모로 잡은 사람을 없수이 대하지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내 자식'처럼 돌보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로마의 관대함은 그 끝을  헤아릴 수가 없다.  어떠한 내막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인질을 자신의 친자식처럼 대해주고 또 기간을 채워 본국으로 돌아와서도 '로마화 된 카르타고인'으로서 로마에게 후한 정책을 펼칠지도 모른다.


로마는 이처럼 '눈앞의 전쟁'이라는 측면 이외에도 '사람의 마음'이라는 부분을 잘 헤아렸기에 고대에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고 더 나아가 중세시대까지 그 이름을 남긴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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