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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Jan 02. 2022

동탁은 왜 천하를 얻지 못했는가?

 누구에게나 가슴속에 삼처넌쯤은... 아니 부푼 꿈이 하나씩 있다. 동탁의 가슴에는 황제 찬탈의 꿈이 있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모든 중국의 영토를 자기 발아래 두는 것이랄까? 이런 어마어마한 야망이 있던 동탁에게도 플랜 B는 있었다. 만일 대업을 이루지 못할 시, 미오성에서 여생을 보내고자 하였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에서 동탁의 플랜 B를 이렇게 서술한다. "만일 나의 일이 성취되면 천하를 차지할 것이다. 일이 잘못 이뤄지지 못할 때는 이 미오성에서 유유히 늙음을 보낼 뿐이다."

 그럼 도대체 미오성이라는 어떤 곳일까? 요시카와 에이지가 설명하는 미오성을 살펴보자. "왕성을 능가하는 큰 성을 쌓고, 백 개의 문안에는 금과 옥의 전곽과 누대를 즐비하게 지어, 여기에 20년의 군량을 저장하고, 열다섯에서 스무 살 정도까지의 미녀 8백여 명을 뽑아 후궁에 넣고, 천하의 귀중한 보물을 산처럼 모았다." 옛날 진시황의 아방궁이 떠오를 법한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다. 결국 동탁은 자신의 플랜A를 등지고 초선과 함께 미오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향취에 젖어 노닥거리던 동탁은 자신의 플랜A가 실현되는 순간에 자신이 아끼던 장수 여포에게 죽임을 당한다. 

 내 인생의 플랜이 동탁처럼 안빈낙도(安貧樂道) 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아마도 성장은 멈출 것이다. 또한 현재 내가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꼭 쥐고 있게 된다. 그러니 성장이 멈추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 있다. 그러기에 플랜 B에 너무 취해있어도 안된다. 그렇다고 플랜 A(내가 이루고자 하는 큰 꿈)를 너무 억지로 쫓다가 가랑이가 찢어져서도 안된다. 나의 지난 시절을 돌아보면 어떻게든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갖은 고초를 다 겪었다. 내가 지금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내기 위해 매일 나 자신을 채찍질했다. 결국 그렇게 나는 번아웃으로 쓰러져 버렸다. 중용의 미, 너무 과하지도 너무 부족하지도 않는 적정선이 중요하지 않을까? 다시 말해, 너무 미래를 위해 채찍질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현재에 너무 안주해 있지도 않아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중용을 해낼 수 있을까? 먼저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 한다. 감사한다는 말은 단순히 가진 것을 지키라는 의미가 아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만물은 모두 흐른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또 잃더라도 잃은 대로 의미가 있다. 그러니 어제는 가지고 있었지만 오늘은 잃어버린 것에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지금 이 순간, 잃어버리지 않는 다른 것에 감사하면 그만이다. 또한 명확하게 내가 이루고자 하는 꿈을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떤 것을 가지고 싶으며, 어떻게 그것을 이루어낼지?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어떤 것부터 해내야 하는지? 등의 충분한 자기 객관화를 통한 도전이 중요하다.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꾸준히 도전하는 자세.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일어나야 '내 꿈을 이룰 수 있는 성공 충분조건이 성립' 된다고 본다. 나도 동탁처럼 너무 지금 가진 것에만 취해있지 않은지? 혹은 이루고 싶은 부분 꿈에 취해 나 자신을 너무 채찍질하지 않는지? 항시 돌아봐야 한다.

나의 꿈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가진 것은 무엇인가?

지금 내가 해야 하는 건 무엇인가?

지금 현 상황에 도취되어 있진 않은가?

동탁이 천하를 얻지 못한 이유는 스스로 자신에게 이런 질문들을 던지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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