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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상인 Apr 11. 2022

궁지에 몰렸을 때 빠져 나오는 방법

우리는 흔히 궁지에 몰리면 그 사람의 본성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궁지에 몰리면 그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우리 내면에 잠재워진 본성이 일깨워지기 때문이다. 비단 머리에 총이 들어오는 상황도 궁지에 몰렸다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목숨이 달린 것과 비슷할 정도의 궁지에 몰리는 일이 왕왕 생기기도 한다. 궁지에 몰리면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 나는 이 부분에 대해서 술라의 지혜를 인용해보고자 한다.



킨나는 집정관이 되자마자 술라와의 약속을 깨버린다. 심지어는 술라를 로마에서 추방하고 로마인으로 인정하지 않아 버린다. 그리스에서 이 소식을 알게 된 술라는 더이상 본국에서 군수물자를 보급 받지 못할 상황에 놓여있었다. 직전에 군사로 로마를 점령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대로 회군하여 다시 로마를 접수할 수도 있었던 술라였지만 술라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미트라다데스와 전쟁을 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인 그리스에 당도한 술라는 그리스의 유명 신전에 놓인 신전금을 모두 강탈한다. 궁여지책이었겠으나 그리스인 입장에서는 로마의 이런 야만적인 행위에 크나큰 마상을 입는다. 하지만 일찌감치 국력이 쇠한 그리스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미트라다데스가 로마와의 전쟁에 내건 캐치프라이즈는 '그리스를 로마로부터 자유롭게 하라'였던 만큼 전쟁도 그리스에서 일어났다. 그와중에 술라라는 추방당한 인물을 믿을 수 없던 테베는 미트라다데스 편을 들었다. 보급도 끊긴 와중에 진퇴양난의 상황이었다. 미트라다데스의 20만 대군과 맞서 싸우는 술라군은 3만 5천명이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허망하게 술라군의 승리로 끝이 난다. 2차전은 소아시아로 가는  길에서 이루어졌는데, 이마저도 시시할 정도로 술라군이 이겨버렸다. 다만 미트라다데스군의 사망자 수가 적었다. 이유는 현지에서 군수물자를 확보해야하는 술라가 대부분 포로로 잡아 노예로 팔아버렸기 때문이다. 결국 미트라다데스는 로마와 강화 협정을 맺었다. 그렇게 미트라다데스와 전쟁을 잘 마무리하고도 술라는 다시 로마로 진군하지 않았다. 외려 소아시아에 있는 로마의 속주를 돌며 그곳의 재정을 다시 정리하기 바빴다. 소아시아를 정리하고 난 뒤에는 그리스로 가서 그리스도 정리하고 나서야 로마로 진군을 꾀했다. 이탈리아 반도의 남쪽에서 로마까지 진군하는데도 약 2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이전에 있었던 동맹시 전쟁도 결국 로마 시민권을 둔 해프닝이었기에. 로마와 로마 연합국 사이에 대한 오해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진군해야함을 느낀 술라였다. 결국 로마로의 진군이 늦어짐에 따라 로마에 도착 했을 때쯤엔 로마에 있던 반술라파의 사람들은 술라를 막기 위해 군을 동원했고 로마는 내전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나 술라는 이마저도 승리로 이끌고 다시 로마는 피의 숙청이 시작된다.


파블로 피카소 - 한국에서의 학살


술라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나같이 조급한 사람은 어떠한 상황이 터져버리면 진드거니 생각하기 보다 즉흥적으로 빨리 그 사건을 해결하기에 급급하다. 만약 내가 술라의 입장이었고 배신당하고 로마에서 추방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빨리 회군하자고 군사들을 재촉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술라는 자신이 어떠한 신세, 처지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았다. 로마의 장군으로서 지금 로마를 위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희생정신이라는 건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전장에서 끝까지 목숨걸고 버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이렇게 술라와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의 이익보다 국익을 먼저 판단한 사람도 희생정신에 속하지 않을까?


물론 술라가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정말 로마에 득이되었는가?라는 부분은 그 시절이 아닌 후대의 우리가 보기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지만 그 당시를 살아가는 술라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세상이 로마를 분명 더 나은 길로 인도한다고 생각했을 터이다.


술라처럼 목숨을 내건 상황은 아니더라도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궁지에 몰리는 상황에 자주 놓이게 된다. 그때마다 술라를 떠올리면서 궁지를 벗어날 생각보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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