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공부하기 (2) : 생활 기반 편

영국에서 외국인으로 산다는 것은

by 빙구

7. 어느 나라이냐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지만, 대체로 외국에서 생활하는 데에는 이것저것 필요한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거주지(집), 집에 딸린 각종 서비스(수도, 전기, 가스, 인터넷), 휴대폰 회선, 식사, 통학조건(교통수단), 은행계좌, (경우에 따라) 파트타임 일자리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거주지 선정은 전적으로 학생의 개인적 선호에 따라야 한다. 절차가 간편하고 사기당할 위험이 적은 것을 고른다면 기숙사가 옵션이 되겠고, 기숙사가 입맛에 맞지 않는다면 보통은 private landlord와 맨투맨으로 계약해서 거처를 정하게 된다. 영국의 일반적인 주거형태는 flat share이며, 가격적으로 저렴한 집을 구하게 되면 화장실과 부엌은 공동으로 쓰게 된다. (그 둘이 포함된 Ensuite flat은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한 달 렌트를 1.5~2배 정도 지불하여야 구할 수 있다.) 부동산 사이트나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통해 구할 수도 있고, 현지에 사는 한국인끼리 방을 빌려주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보를 찾아보고 계약을 하는 것은 몹시 번거로운 일이지만 처음 구할 때 잘 결정해두지 않으면 유학생활 내내 괴로워하게 될 수 있으니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렌트비에 utility bills가 포함되어 있는지 아닌지를 꼭 체크하고, 만약 새로 공공서비스를 계약해야 하거나 공과금까지 하우스메이트끼리 나누어 낸다면 달마다 조금씩 귀찮은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으니 고려에 넣어야 한다.


8. 휴대폰 회선은 스마트폰을 쓰는 경우 SIM카드만 바꿔 끼우는 식으로 많이 개통한다. 여행자들을 위한 선불식이나 충전형 SIM 카드는 대체로 비싼 편이고, 통신사와 SIM only deal이라는 것을 맺어서 월 정액제로 사용하게 되면 한국보다는 통신비가 대체로 저렴하다. (전화, 문자 무제한에 데이터 6GB 요금제를 쓰는 필자의 통신비는 한 달에 10파운드=15,000원 가량이다.) 목적지가 영국이라면 Virgin Mobile이나 giffgaff사의 심카드 계약을 추천하고 싶다.


9. 식사는 보통 식재료를 대형마트에서 사다가 직접 조리해 먹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한국의 생활기반 물가는 심각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하면 한국에서 거주할 때보다 식사에 드는 비용이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식품 쇼핑에 사용하는 돈은 한 달 기준으로 120파운드=20여만 원을 넘지 않는다. 스테이크를 구워 먹고 파스타에 고기며 새우를 듬뿍 넣어가며 요리해도 생각보다 값이 비싸지 않다.


10. 필자는 도보로 통학을 하지만, 학교 근처의 집값이 지나치게 비쌀 경우 조금 거리를 두고 집을 구해서 통학하는 경우는 흔한 편이다. 대중교통 비용은 대개의 나라에서 상당히 비싼 수준이므로, 거리가 지하철 및 버스 등으로 10~20분 안쪽이라면 자전거를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 된다. 대부분의 나라는 한국보다 연교차가 작은 편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날이 많다. 그렇지 않다면 학생할인을 받아 정기권을 끊어서 이용하는 것이 대중교통비를 크게 절약해주는 방법이 된다. 영국은 학생들에게 교통비를 30% 감면해주고 있으므로 이 금액이 축적되면 한화로 100만원에 이르는 경우도 많다. 귀찮고 번거롭게 여겨지더라도 이런 할인을 이용하면 여유자금이 생기므로 꼭 챙기는 것을 추천한다.


11. 은행계좌를 새롭게 오픈하는 것은 거의 모든 유학생에게 거대한 벽으로 다가온다. 최근 서구권에서도 대포통장이나 명의도용 같은 사기들이 횡행하면서, 은행들이 새로운 계좌를 오픈해 줄 때 증빙서류를 까다롭게 받는다. 영국의 경우에는 identity document, proof of address, certificate of (student) status를 일반적으로 요구한다. 순서대로 신원증명, 주소지 증명, 학업상태 증명이다. 신원은 여권, 학업상태는 학생증이나 학교에서 제공하는 재학증명서를 제출하면 되지만 주소지 증명은 까다롭다.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의 장점이 여기서 발휘된다. 기숙사 거주 증명은 학교에서 보증하는 것이므로 대부분의 은행에서 accept하지만, private landlord와의 집 계약은 증명하기 어렵다. banker들이 요구하는 주소지 증명 서류는 대개 자기 이름과 매치되는 monthly utility bill letter인데, 집을 통째로 빌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utility bills의 수취인은 집주인이기 때문에 이것으로는 주소지 증명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는 집 인터넷 계약을 내 명의로 새롭게 했던 것이 도움이 되었다.) 또 설령 계좌 오픈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은행에서 처음 발급하는 카드가 체크카드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카드인 경우도 있으니 카드의 옵션을 잘 확인하고 오픈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학생에게 가장 달성하기 쉬운 조건을 제공하는 은행은 영국에서는 HSBC이니 참고.


12. 마지막으로 용돈벌이를 위한 파트타임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영국에서는 학생들의 파트타임 근무를 허용한다. 주 20시간 이내로 해야 하며, 최저시급은 25세 이상 노동자 기준으로 시간당 7.05파운드(한화로 11,000원 가량) 근처이다. 그러나 유학비자만 있으면 누구나 노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NI(National Insurance) 번호라는 것을 따로 발급받아야 한다. 전화로만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이 번호를 신청하는 사람이 워낙 많고 담당자는 적은 편이라 전화연결이 잘 되지 않으니 한 번 연결됐을 때 꼭 성공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해서 서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전화통화 후 우편으로 신청서 양식이 오며, 내가 다시 우편으로 신청서를 발송하면 그에 대한 답장(최종적 번호발급 확인서)이 다시 우편으로 온다. 이 과정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3개월까지 걸리므로 인내심을 요한다. (영국만의 일이 아니라, 유럽의 행정처리는 대개 매우 무능하다...)


13. 이 과정을 모두 마쳤다면, 당신은 외국에서 공부할 거의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것이다. 이 이후로는 수업 스케줄을 소화하며 과제를 수행하고 학위를 따는 것이 학생의 주된 목표가 될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모쪼록 외국에서 자신의 목표를 순조롭게 달성하고 즐거운 유학생활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담이나 지원이 필요하다면 아래 연락처로.


lake_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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