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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디오스 Feb 02. 2024

노인을 위한 스마트폰은 없다.

점점 작아지고 점점 희미해지는 스마트폰


스마트폰 강의 대상은 주로 중장노년층이다.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뭐 배우기까지 하냐 그러지만 어르신들께는 무지 어려운 게 스마트폰이다. 컴퓨터는 내가 안 쓰면 그만인데 스마트폰은 안 쓸 수가 없다. 피처폰을 쓰는 분들도 인간관계 때문에라도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으로 바꾸고 카카오톡을 사용한다.

암튼,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고 오늘은 스마트폰 가독성에 관한 얘기다.


어찌어찌해서 IT 강사를 한 지도 십 년이 넘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많이 한 게 스마트폰 교육이다. 그런데 예전보다 스마트폰 가독성이 많이 안 좋아졌다. 물론 그 사이에 노안이 왔고, 노안이 점점 심해져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스마트폰 가독성이 많이 떨여졌다.




가독성이란 게 단순 글자만 작아진 게 아니다. 글자는 디스플레이에서 설정하면 된다. 물론 글자 크기를 키우면 다 전화번호 같은 게 다 안 보여서 불편한 점도 있기는 하다.

그것보다 메뉴나 아이콘들이 작아졌다. 작아졌을 뿐만 아니라 희미해졌다. 디자인 트렌드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자는 작게로, 기호는 희미하게로 바뀌었다.

모바일 디자인에도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것인지...


스마트폰 생산 초기에는 플래그쉽 모델만 있었는데 사용자가 늘어나고 사용연령도 높아지면서 제조사에서 보급폰을 많이 내놓았다. 가성비가 좋아서 장노년층은 보급폰을 많이 사용하신다. 그건 좋은 취지인 것 같다. 그런데 가독성은 점점 떨어트려놓았다. 즉, 어르신들께 많이 팔고는 싶은데, 어르신을 위한 배려는 그만큼 하지 않는 것 같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최근기록이 예전에는 전화, 문자 이런 아이콘들이 큼지막해서 (지금에 비해서) 발신전화인지 수신전화인지를 구분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정말 깨알만 해서(그것도 안 볶아서 희미한 깨알) 분간할 수가 없다.


스마트폰 수업은 강사의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미러링(스마트폰 화면을 그대로 컴퓨터에 나오게 하는 것)하고 그 컴퓨터 화면을 큰 스크린으로 띄워 수업한다.  스크린에 보인 스마트폰 화면에서 설명하려는 부분을 확대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크게 보여드리면 그제야  아. 저거구나.. 하신다. 스크린에서 그 기호를 확인하고 나서 본인 폰을 보면 그래도 잘 안 보이신다고들 한다.


처음부터 그랬다면 괜찮은데 점점 추세가 작고 희미하게로 바뀌어서 불만스러웠다

내 노안도 불만을 부추겼다.



스마트폰 제조사 얘기만 아니다. 앱을 만드는 개인이든 회사도 그렇다.  여기서 브런치 앱도 예외는 아니. 주로 스마트폰 앱으로 브런치를 많이 하는데 글 쓰는 화면의 글자가 너무 작고 희미하다.


앱 내에서 글자 크기 설정하는 기능도 없다. 그런데 글쓰기 화면보다 댓글창 글자는 더 작다.  댓글창을 왜 그리 작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브런치는 글로 소통하는 공간 아닌가. 본문 글도 중요하지만 댓글로 소통하는 나에게 댓글창 글자크기와 희멀건한 색깔은 불만이다.


그래서 앱이 아니라 모바일 웹에서 하기도 하는데, 웹에는 앱의 기능이 다 있지는 않아 어쩔 수 없이 앱으로 할 때가 많다. 브런치를 한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것 같은데 얼마 전 안과 가서 안경 도수를 올렸다.




노인을 위한 ○○는 없다


에 들어가는 단어가 많지 않아야 좋은 사회라고 생각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내가 노인이 되어서일까?




이렇게 찡그리지 않고 편안하게 스마트폰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이미지는 무료 AI 이미지 생성툴인 MS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에서 생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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