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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디오스 Dec 26. 2023

갑진년 청룡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연말연시이다 보니  SNS에는  해가 가는 아쉬움을 달래거나 새해의 덕담들이  담긴 이미지와 이모티콘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이렇게 사람들이 아쉬움과 기대로 연말연시를 보낼 때, 내년 갑진년에 찾아올 용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혼자 이러고 있진 않을까 상상해 봤습니다.




사람들은 하늘로 날아오르는 멋진 용을 상상할 텐데.... 어떤 모습으로 날아오르는 게 좋을까? 파란색 긴 코트를 입는 게 좋겠군. 입에 불은 뿜는 게 아무래도 더 멋있고 힘차 보이겠지? 아니야. 온 가족이 새해를 맞을 텐데 아기들이 보면 놀랄 수도 있잖아.

아... 어쩌지...

사람들이 한껏 기대하고 기다릴 텐데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

시작이 반이라는데, 첫인상이 중요하다던데... 온갖 주워들은 말들을 떠올리면서 끙끙대고 있을 것 같아요.

실망하면 어쩌지... 구름 위를 오가며 전전긍긍 대고 있을지 모릅니다.




상상이 이쯤 미치자 괜히 너무 용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담담히 갑진년을 맞이하자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러다 슬그머니  토끼의 근황도 궁금해졌습니다. 올 한 해를 무사히, 그리고 잘 살아낸 자신을 뿌듯해하며 신나서 폴짝폴짝 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금은 아쉬워하면서요.


유종의 미를 거두라거나, 너무 성급히 굴지 말라는 부모님의 충고는 귓등으로 흘리면서요.



한번 시작한 상상이 멈출 줄 모르네요. 어쩌면 작년 이맘때 토끼도 지금 용과 같은 마음이었을지 모릅니다. 털을 단장하고, 귀를 힘차게 쫑긋 세우는 연습을 밤새 했을지도 모릅니다. 애증의 관계인 거북이에게 조언을 구했을 수도 있고요.




채팅방에 오가는 2024년 주인공인 용 이모티콘을 보면서 12 갑자 동물의 세계로 잠시 빠졌습니다.


토끼의 해가 가고 용의 해가 다가옵니다. 지금 우리는  토끼의 마음과 용의 마음, 두 마음 모두 갖고 있을 것입니다. 만족스럽든 아쉬움이 남든  어찌 됐든 한 해를 살아낸 나 자신에 대한 대견함. 그리고 또 약간의 성취감과 열패감  그리고 내년에 대한 기대감과 조바심등이겠지요.


내년 용의 한 해 동안 하늘로 날아오르는 좋은 일이 한 번쯤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 높이는 아니어도, 무시무시한 시뻘건 불은 뿜진 않아도 말입니다. 설사 오래 날지 못하더라고 말입니다.


(이미지 프롬프트 제공 : https://instagram.com/hipsung)


그리고  우리 모두 내년 이맘때쯤엔 한 해를 잘 살았다는 안도감에 신나 하는 용의 환한 얼굴을 만날 수 있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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