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팀인데, 서로가 뭘 하는지 모른다.

너네 팀은 별로 안 친해 보여

by 아이스돌체라떼

실장님과 퇴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김 차장, 요즘 어때?'

'아 네 뭐.... 좋습니다....'

'근데 김 차장 네 팀은 다른 팀들 대비해서 별로 안 친해 보여'

'그런가요??'


요즘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면, 살짝 답답한 상황을 자주 경험한다.


'아 그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요. A님에게 연락해 보시겠어요?'

'아 그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요. B님에게 연락해 보시겠어요?'

'아 그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요. C님에게 연락해 보시겠어요?'

셋은 같은 팀이다.

하지만 결국 C도 담당은 아니다.


물론 점점 일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되어 가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어느덧 옆자리 사람이 무엇을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어.. 이건 이렇게 수정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어떠세요?'

후배 직원이게 조심스럽게 의견을 줘도,

탐탁지 않은 느낌을 몇 번 받은 후로는

입도 열지 않는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서로 멀어지고 있다.

팀으로 묶여 있지만 그 안에서

서로의 영역에 침범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애써 외면하며,,


회사는 아직 파트 / 팀 / 실 / 부 등

조직기준으로 임무를 부여하며,

역할을 수행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그렇게 운영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라고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조직의 힘을 믿는 편이다.

이상적인 팀은

5명이서 6~7명의 퍼포먼스를 내는 팀이고,

이를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디벨롭해야 된다.

당연히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해서도 서로 알아야 한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친밀도는 따라온다.


라떼기도 하고, 과거라 미화되었을 수 있지만,

공장에서의 5년은 팀원 간의 친분이 꽤 높았다.

퇴근을 할 때면

'뭐 도와드릴까요?'

가 자연스러웠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뭐 도와드릴까요?'까지 묻더라도,

실제로 도와줄 수가 없다.

그 업무에 대한 백그라운드가 나에게 없기 때문이다.


내가 팀을 이끄는 위치에 간다면,

생각하는 이상적인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은 해 보겠지만,

이런 회사 분위기가

요즘 시대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면

나의 노력은 힘을 잃을지도 모르겠다.



'일'이라는 건 어쨌든 사람이 하는 것이고, 혼자만 잘난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회사는 '협업'이 기본이다.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게 있다.

내일 출근하면 '조심스럽게' 먼저 줄 수 있는 게 있는지 눈치를 좀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