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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의거북 Apr 05. 2018

갈등이 필요해

그 사람은 그럴 수 있어, 네가 아니잖아.

드라마를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갈등'이다.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여다 보지 못해서, 서로 원하는 것이 달라서 갈등이 생긴다. 스크린을 통해 멀찍이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는, 그들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을지, 어디서부터 갈등을 풀어 나가야 할지, 화면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객관적이고 심플하게 답을 제시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문제는 명쾌하다. 해결 방법이 단순해 보인다. 

누군가 나의 모습을 바라볼 때도 그럴까? 내 복잡한 문제와 갈등이 심플하게 보일까? 그러나 답을 아는 것과 그대로 살아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늘, 살아내는 것은 어렵다.

우리는 각기 다른 역사를 지닌 사람들이고, 그에 따라 사람과 삶에 대한 고유한 판단 가치와 태토를 가지고 있다. 날 때부터 서로 결이 다른 나무처럼, 우리 안의 변할 수 없는 '기질'이라는 것도 있다. 오히려 갈등이 없다면 그게 이상한 거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아냐, 그럴 수가 있어. 그 사람은 네가 아니잖아.  드라마에서는 그저 재미요소의 하나일지 모르지만, 우리 삶을 단조롭지 않게 만드는 것도, 우리를 더 자라게 하는 것도, 결국은 '갈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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