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3월 14일(현지시간) 한·중·일을 비롯한 5개국을 향해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사실상 요구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여러 국가, 특히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will be sending War Ships)”이라고 밝혔다(SBS, 2026. 3. 15.).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이 인위적인 제약의 영향을 받는 국가들이 이곳에 함정을 파견하여 지도부가 완전히 제거된 이란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게 하기를 바란다”라고 적었다(오마이뉴스, 2026. 3. 15.). 언론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인 요구를 할 경우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과 연결된 에너지 안보상의 필요, 한미동맹 및 양국 관계 측면 그리고 중동 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등을 두루 고려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고 있다(SBS, 2026. 3. 15.).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파병 반대’ 행동을 시작했다. 이 의원은 17일까지 연이틀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일인 시위를 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은 해로가 협소해 한국의 어떤 이지스함이 들어가도 방어가 쉽지 않다”라며 “미국의 동맹인 한국 함선이 들어오면 이란은 즉각 공격할 거다. 직접 교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말했다. 이란과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 해외 각지의 재외동포와 한국 기업이 이슬람 신도들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경향신문, 2026. 3. 19.).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호르무즈 파병을 경제와 안보 자산 확보의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파병 요청을 안보 전략 자산 확보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라며 “적극적 참여를 조건으로, 신속한 핵 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에 대한 명시적 확답을 받아내야 한다”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우리는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이라고도 했다. 정부가 파병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경제·통상 분야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는 군사·경제·통상을 결합한 ‘패키지’ 방식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라며 “투자 압박과 관세가 연동되고, 입법과 행정 수단을 결합해 집행을 강제한다”라고 말했다. 파병에 따른 “교전 위험 등 리스크는 존재한다”라며 “청해부대의 무장 수준, 국회 비준, 파병 기간 등 고려할 요소도 적지 않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불확실한 핵우산에 기대 동맹의 시험대에서 머뭇거릴 수는 없다”라며 “이제는 말뿐인 자주국방을 넘어, 군사적 수단과 물리적 역량을 확보하는 자강안보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경향신문, 2026. 3. 19.).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은 6년여 전과 다르지 않다.
2019년 8월 8일 <호르무즈 해협 파병의 위헌성>이라는 의견서가 외장 하드에 남아 있다.
2019년 5월과 6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민간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보장하기 위해 국제 해양 안보 구상인 “센티넬 작전”을 추진하며 동맹국들의 참여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타국의 해상 통로를 무상으로 지켜줄 의무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한국과 일본 등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을 이 해협에 의존하는 국가들이 스스로 선박을 보호하고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모든 국가는 각자의 선박을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라는 논리를 폈으며 이는 한국 정부에 대한 청해부대 파병 압박으로 이어졌다. 특히 미국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협상과 파병 요구를 연계하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 정부는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이란과의 외교 관계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난처한 상황이었다. 2018년 당시 문재인 정부는 ‘항행의 자유’와 ‘우리 선박 보호’를 명분으로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해협 ‘군사 호위 연합체’ 구성에 한국군 파병을 검토했다. 이듬해 1월 21일 문재인 정부는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을 파병한다고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파견하는 문제가 대두되었다. 미국이 구두로 파병 요청을 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이 갈등이 심화하는 곳이다. 지난 7월 11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민간 선박 보호를 이유로 ‘군사 호위 연합체’ 구성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함으로써 우리들과 우리들의 자손의 안전과 자유와 행복을 확보’(헌법 전문)하고자 한다. ‘국제 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헌법 제5조 제1항). 따라서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한다(헌법 제5조 제2항).
군대는 국가를 대표하는 물리력이기 때문에 군대를 파견하는 문제는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 매우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호르무즈 해협에 국군을 파견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 이것은 실체법적인 헌법 규범 내용의 문제다.
하나는, 민간 선박을 보호하겠다지만, 국토방위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헌법 위반이라는 점이다. 갈등 당사자는 미국과 이란이다. 자칫 미국이 가해자로 지목하는 이란과 갈등이 조성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국제사회에서 그나마 공신력을 인정할 수 있는 유엔에서 국제 평화 유지를 위해 파병을 요청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일어난 유조선 피격 사건이 이란의 책임이라는 미국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엔 사무총장은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여 독립기구에 의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갈등의 일방당사자인 미국이 자국의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여러 나라의 대응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헌법 규범 내용에 문제가 있으므로 헌법에서 요구하는 절차적 요건을 충족한다고 해서 위헌성이 치유될 수는 없다. 즉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결정에 국회가 동의한다고 해서 합헌이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 해적 퇴치 결의안에 따라 국회 동의를 받아 아덴만 지역에 청해부대를 파병했다. 청해부대 파견 지역은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이다.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활동 시에는 지시되는 해역을 포함한다고 하지만, 당연히 아덴만 인근 해역으로 한정된다. 파견 임무는 선박의 안전 호송과 안전 항해 지원(타국 선박 포함)을 통해 국제 해상 안전과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 유사시 우리 국민 보호, 연합해군사 및 EU의 해양 안보 작전 참여다. 이 임무는 지역적 한계에 종속한다.
헌법 제60조 제1항은 대통령이 각종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해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약은 특별한 규정이 있지 않는 한 조약을 해소할 때까지 지속된다. 조약의 내용도 ‘입법사항에 관한 것’을 모두 포괄할 정도로 상당히 넓다. 조약이라는 국제법의 입법을, 대통령과 국회가 함께 결정하라는 헌법 규범이다.
헌법 제60조 제2항은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에 대해 국회가 동의권을 가진다는 것을 제60조에서 항을 바꿔 규정하고 있다. 국회는 당연히 국군을 외국 어디로 파견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동의를 해야 하는 것이고, 언제까지를 개별적으로 결정하여 동의해야 한다. 즉 국군의 외국 파견은 대외적인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이 역시 대통령 혼자 결정하지 말고 국회와 함께 상의하여 결정하라는 헌법 명령이다.
국회는 국군의 외국 파견이 헌법 규범에 합치하는지 꼼꼼히 검토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다. 청해부대의 파병 연장 여부에 관한 동의안을 1년마다 얻도록 한 것은 국제정세의 변화에 따라 국회가 대통령을 견제하게 하기 위함이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이미 국회의 동의를 얻은 파병부대이기 때문에 국회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모양이다. 과거 청해부대를 다른 사안에 활용한 몇 차례의 사례가 있다는 주장도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과거 위헌의 사례가 합헌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일회적인 위헌 행위를 저지른 다음, 그것을 근거 삼아 위헌 행위를 되풀이하여 일삼는 것 자체가 헌법을 무시하는 대표적 폐습이다. 이러한 주장은 대통령의 위헌적인 군대 사용에 ‘백지수표’를 써달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이중의 위헌 행위고, 군사독재의 망령이다.
국회가 헌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국회는 국회의 동의 여부에 무관하게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위헌임을 확인하고 대통령에게 위헌의 책임을 경고해야 한다. 청해부대의 파병 동의가 파병의 목적과 지역적·시간적 특정성에 한정된 것임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지금 국민은 한반도에 평화 체제가 자리 잡기를 절실히 염원하고 있다. 군국주의 제국주의에 의한 불법 강점 그리고 분단과 전쟁의 역사적 아픔을 아직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제 불행한 역사의 산물인 ‘비무장지대’는 평화 확장의 출발점으로서 전 세계적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는, 대한민국의 평화 상징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지구적 평화를 향한 단호한 ‘무력 동원 반대’의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또 다른 군사적 냉전체제의 씨앗 중 하나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절대 안 될 일이다.
트럼프는 다시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요구했다. 관세 등 경제적 보복과 주한미군 등 군사적 보복으로 인한 국익을 이유로 파병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힘의 논리에 굴복한다면 정의와 규범은 어디에도 설 자리가 없다. 한국민은 한국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지만, 미국 대통령은 탄핵할 수 없다. 그러나 부정의에 항의하고 불복종하며 맞서는 일이 남아 있다. 미국의 경제적 또는 군사적 압력이 두렵다면, 그 구조적 족쇄는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도 깊이 살필 일이다.
Global trade disruption concept with container ships blocked from entering or exiting the Strait of Hormuz. Maritime blockade and geopolitical tension affecting international supply chain and shipping, 제작자 Yellow Boat, 치수 4032 x 2329px, 파일 유형 JPEG, 범주 교통수단, 라이선스 유형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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