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조는 “①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이다.
1) 정당은 시민과 국가 기관을 매개하는 헌법적 조직체로서 독자적인 정강․정책을 제시하여 정치활동을 하고, 시민의 지지를 얻어 선거에 참여하며, 의정활동을 통해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자발적인 정치적 결사다.
2) 정당설립의 자유는 시민의 기본권이다. 정당 자체도 설립될 수 있는 자유가 인정되어 정당설립 자유의 주체다. “누구나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아니하고 자유롭게 정당에 가입하고 정당으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구체적으로 정당의 자유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정당설립 및 정당 가입의 자유, 조직 형식 또는 법형식 선택의 자유’, “설립에 대응하는 정당 해산의 자유, 합당의 자유, 분당의 자유”, “개인이 정당 일반 또는 특정 정당에 가입하지 아니할 자유, 가입했던 정당으로부터 탈퇴할 자유 등 소극적 자유”까지 포함한다(헌재 2006. 3. 30. 2004헌마246; 헌재 2004. 12. 16. 2004헌마456). 국가는 정당의 설립을 금지할 수 없고, 그에 따라 복수정당제가 보장된다.
3) 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 정당의 내부 민주주의는 정당의 헌법적 의무다. 정당은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조직을 갖춰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다.
4) 정당의 자유 그리고 정당은 시민 가까이에서 활동해야 하는 점에서 정당의 지구당을 폐지한 일은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판례는, 정당이 핵심적인 기능과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이를 수행하더라도 전혀 비민주적인 과정을 통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라면 정당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이 되지만, 지구당이나 당 연락소(이하 ‘지구당’이라고만 한다)가 없더라도 이러한 기능과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아니하고, 특히 교통, 통신, 대중매체가 발달한 오늘날 지구당의 통로로서의 의미가 상당 부분 완화되었기 때문에,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한다.
지구당 폐지의 구체적인 근거로는, ① 입법의 목적인 ‘고비용 저효율의 정당구조를 개선함’은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② 지구당 폐지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지구당을 강화할 것인가 여부에 관한 선택은 헌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한 입법자가 합목적적으로 판단할 당․부당의 문제에 그치고 합헌․위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지구당을 폐지하는 수단이 적정한가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심사 기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므로 수단의 적정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③ 지구당을 폐지하지 않고서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한국 정당 정치의 현실에 대한 입법자의 진단이 타당하고 지구당을 폐지해도 정당 활동을 할 수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을 인정할 수 있고, ④ 지구당을 폐지하여 달성하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법익의 균형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비례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헌재 2004. 12. 16. 2004헌마456).
그 연장선에서 판례는 정당의 임의 기구로서 당원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하되, 과거 지구당 제도의 폐해가 되풀이되는 것을 방지하고 고비용 저효율의 정당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사무소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한 것에 대해서 합헌으로 판단한다(헌재 2016. 3. 31. 2013헌가22).
5) 1960년 제3차 개정 헌법에서 처음으로 정당을 규정했다. ‘신문 등 및 정당 등의 등록에 관한 법률’(법률 제553호, 1960. 7. 1.)에서 정당 등록제도를 도입했다. 이 법에서는 당 조직이나 당원에 대한 특별한 규정을 두지 않아 정당의 자율에 맡겼다.
① 5․16 군사 내란의 불법 입법기구 국가재건최고회의는 정당법을 새로 제정했다(법률 제1246호, 1962. 12. 31.). 정당의 등록 요건으로 총선 기준 지역선거구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지구당 설치를 규정했다(제25조). 지구당은 5개 광역 시․도에 분산되고(제26조), 지구당은 5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 한다(제27조). 박정희 정권 시절에는 “군소정당의 난립을 방지하고 건전한 양당제도의 확립”을 이유로 이러한 규정을 강화했다. 지역구 총수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지구당을 설치하고, 지구당별로 각 100명 이상의 당원이 있어야 했다.
② ‘10월 유신’ 내란의 불법 입법기구인 비상국무회의는 “정당설립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이들 요건을 완화했다. 즉 개정 정당법(법률 제2403호, 1980. 11. 25.)은 지구당 수를 국회의원선거법에 따른 선거구 총수의 3분의 1 이상, 분산 요건은 “서울특별시․부산시와 도 중 3 이상”, 지구당 법정 당원 수는 50명 등으로 정했다.
③ 1979년과 80년 군사 내란의 불법 입법기구인 국가보위입법회의는 “정당의 창당이나 그 존속 요건[…]을 감축, 완화하여 정당의 창당과 존속을 용이하게”한다는 이유로 다시 정당법을 개정했다(법률 제3263호, 1980. 11. 25.). 지구당 수는 지역선거구 총수의 4분의 1 이상, 당원 수는 30인 이상으로 대폭 하향되고, 분산 요건은 다시 “서울특별시․부산시․도 중 5 이상”으로 강화되었다.
④ 정당등록 요건을 대폭 강화한 것은 2004년 개정 정당법(법률 제7189호, 2004. 3. 12.)이다. 김종서(“정당법의 위헌성과 지역정당의 정당성: 헌재 2006. 3. 30. 2004헌마246 결정 비판”, 민주법학, 제80호, 민주주의법학연구회, 2022, 92쪽)는 의회 진출을 희망하는 신진 정치 세력의 제도권 진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기존 거대 정당들의 기득권 보호라는 반(反) 헌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헌법재판소가 내세운 “지역적 연고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정당 정치 풍토”는 존재하지 못했던 지역정당이 아니라 거대 양당에 의해 조성되고 강화되었다.
6) 정당은 정치․경제․사회․문화 권력에 의해 해산되거나 민주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 국가는 정당 내부의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게 하는 범위 안에서 정당의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국가는 다양한 이념의 정당이 활동할 수 있게 거대 정당에 유리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평등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소수당을 지원해야 한다. 현재의 정당 국고보조 제도는 거대 정당에 유리하다. 교섭단체(20석 이상)는 총액의 50%를 균등 배분받고, 나머지 50%는 5석~20석 미만 정당에 총액의 5%씩, 5석 미만 정당(기준 충족 시)에 2%씩 배분하며, 남은 금액 중 50%는 의석수 비율에 따라, 나머지는 국회의원선거의 득표수 비율에 따라 배분한다.
7) 정부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헌법과 양립할 수 없을 정도로 비민주적이거나 폭력적이어서 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배한다고 판단하면 헌법재판소에 해산을 제소할 수 있다. 제소 여부는 정부의 재량 사항이다. 헌법재판소는 정당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헌법 규범에 근거하여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 원칙에 따라 매우 예외적으로 정당을 해산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정당의 존속 여부는 시민이 선거로 심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헌법에 가장 부합한다.
8) 판례에 따르면, 모든 정당의 존립과 활동은 최대한 보장되며, 설령 어떤 정당이 민주적 기본 질서를 부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참여하는 정당으로서 존재하는 한 헌법에 따라 최대한 두텁게 보호되므로, 단순히 행정부의 통상적인 처분에 의해서는 해산될 수 없고, 오직 헌법재판소가 그 정당의 위헌성을 확인하고 해산의 필요성을 인정한 경우에만 정당 정치의 영역에서 배제된다(헌재 2014. 12. 19. 2013헌다1).
9) 정당해산심판 제도는 정부의 일방적인 행정처분에 의해 진보적 야당이 등록 취소되어 사라졌던 한국 현대사에 대한 반성의 산물로서 제3차 헌법개정을 통해 헌법에 도입되었다. 발생사적 측면에서 보면 정당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다. 그럼에도 헌법재판소는 정당 활동의 자유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민주적 기본 질서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헌법적 한계가 있다고 인정한다(헌재 2014. 12. 19. 2013헌다1).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헌재 2014. 12. 19. 2013헌다1)이 정당의 자유와 정당제도 보장 그리고 헌법재판소 스스로 도출한 헌법적 한계를 준수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군을 동원한 12․3 내란을 일으킨 정당이 민주적 기본 질서를 침해한 것은 아닌지는 엄정한 판단이 필요하다.
10) ‘민주적 기본 질서’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가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 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이 현행 헌법상 주요한 요소’다(헌재 2014. 12. 19. 2013헌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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