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승인 위헌 확인 사건

by 한량돈오

A. 사건의 배경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브런치북 <그때 헌법은?>에서 다룬 ‘사드’(THAAD)다.

<https://brunch.co.kr/@idonoh/121>


영어로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다. 헌법재판소는 2024년 3월 28일 성주군 주민을 중심으로 한 청구인들의 기본권 침해 주장에 대해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각하했다(헌재 2024. 3. 28. 2017헌마371등).


B. 사건의 전개


대한민국과 미합중국(이하 ‘미국’이라 하고, 대한민국과 미국을 통칭하는 경우 ‘한미 양국’이라 한다)은 2016. 2. 7.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THAAD), 이하 ‘사드’라 한다] 배치 관련 협의의 개시를 공동으로 발표하였다. 대한민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은 2016. 3. 4. 사드 배치 관련 협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 약정을 체결하였고, 위 한미 공동실무단에서 적정 부지 선정, 안전 및 환경, 비용 문제, 협의 일정 등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국방부는 2016. 7. 8. 한미 양국이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를 결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국방부는 같은 달 13.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을 극대화하고 지역 주민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건강과 환경에 영향이 없는 최적의 장소로 경상북도 성주 지역을 건의하였고, 이에 대해 한미 양국의 국방부장관이 승인하였다고 발표하였다.

국방부는 2016. 9. 30.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이 위치한 달마산이 부지 가용성 평가 기준을 가장 충족한 것으로 나타나 한미 양국의 국방부장관이 이곳을 최종적인 사드를 배치하는 부지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하였다.

대한민국은 2017. 2. 28.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의 소유자였던 롯데상사 주식회사와 사이에 유휴 예정 군용지인 남양주 부지 약 6.7만㎡와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 부지 약 148만㎡를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2017. 3. 2.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 부지를 대한민국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완료하였다.

한미 양국은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하 ‘주한미군지위협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에 따라 주한미군에 사드 배치 부지의 사용을 공여하는 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하였다. 국방부와 주한미군사령부는 2017. 4. 19. 주한미군지위협정 제28조 제1항에 따라 설치된 합동위원회에 대하여 사드 배치 부지의 사용을 공여하는 협정을 체결할 것을 요청하였고, 합동위원회는 같은 달 20. 주한미군에 대하여 성주 스카이힐 골프장 부지 중 328,779㎡(이하 ‘이 사건 부지’라 한다)의 사용을 공여하는 협정을 체결하였다.

주한미군은 2017. 4. 26. 이 사건 부지로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 사격통제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 사드 체계 일부를 반입하였고, 2017. 9. 7. 잔여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였다.


한편 대구지방환경청은 국방부로부터 접수된 성주 사드 기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하여 2017. 9. 4. 협의를 완료하면서, 전자파 측정 최댓값이 전파법상 인체 보호 기준의 0.038% 수준이고, 발전기 가동에 따른 소음 영향도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난다는 등의 협의 내용을 공개하였다. 환경부는 국방부로부터 접수된 위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 이미 협의된 부지를 포함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하여 2023. 6. 21. 협의를 완료하면서, 전자파 측정 최댓값이 전파법상 인체 보호 기준의 0.189% 수준이고, 사드 체계 운영 시 발생하는 소음도 생활소음 규제기준을 만족한다는 등의 협의 내용을 밝혔다.


두 건의 헌법소원 심판이 제기되었다. 하나는 이 사건 부지 인근인 경북 성주군 주민들을 비롯한 대한민국 국민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승인하는 대한민국의 행위가 평화적 생존권, 건강권, 환경권,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 주장을 하면서 제기한 2017. 4. 6. 헌법소원 심판(2017헌마371)이다.


다른 하나는 원불교도들이 종교집회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하여 사드 배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와 원불교도들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승인하는 대한민국의 행위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 주장을 하면서 제기한 2017. 4. 6. 헌법소원 심판(2017헌마372)이다.


C. 심판 대상


가.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심판청구서에 기재된 피청구인이나 청구취지에 구애됨이 없이 청구인의 주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며 청구인이 주장하는 침해된 기본권과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을 직권으로 조사하여 피청구인과 심판 대상을 확정하여야 한다(헌재 1993. 5. 13. 91헌마190 참조).


나. 2017헌마371 사건 청구인들은 대한민국을 피청구인으로 기재하고, 청구취지에 ‘피청구인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승인하는 행위는 위헌임을 확인한다’라고 기재하였으며, 침해의 원인으로 ‘대한민국 국방부가 주한미군과 사드 배치를 합의하고 사드를 배치하는 것을 승인하는 행위’를 적시하였다. 2017헌마372 사건 청구인들은 피청구인과 청구취지를 2017헌마371 사건의 경우와 동일하게 기재하였고, 침해의 원인으로 ‘대한민국 국방부가 주한미군과 사드 배치를 합의하고 이를 위해 성주 롯데 골프장 부지를 매입(교환계약) 한 후 주한미군에 공여함으로써 사드 배치를 승인하는 행위’를 적시하였다.


다. 대한민국 정부는 주한미군이 사드 배치를 위하여 이 사건 부지의 사용을 공여받게 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승인하였는데, 이러한 사용 공여는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이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 한다)과 주한미군지위협정에 기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 주한미군지위협정 제28조 제1항에 따라 설치된 합동위원회는 같은 협정 제2조 제1항에 근거하여 주한미군에 이 사건 부지의 사용을 공여하는 협정을 2017. 4. 20. 체결하였다.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시행에 따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법률’(이하 ‘미군공여재산법’이라 한다) 제2조, 제4조는 주한미군지위협정 제2조에 따라 국가의 재산을 주한미군에 공여하는 때에는 국방부장관 등으로 하여금 관리권 이관 절차를 이행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 국방부장관의 2023. 8. 25. 자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국방부장관은 이 사건 부지가 이미 자신이 관리하던 국가의 재산이라는 이유로 미군공여재산법 제2조, 제4조에 따른 관리권 이관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사실이 인정된다.

한편 대한민국 국방부 국방정책실장과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의 2016. 3. 4. 자 사드배치 관련 협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구성 관련 약정, 한미 양국의 2016. 7. 8. 자 사드 배치 결정, 한미 양국 국방부장관의 2016. 9. 30. 경 사드 배치 부지 결정, 대한민국과 롯데상사 주식회사의 2017. 2. 28. 자 교환 계약 등 일련의 행위는 주한미군에 이 사건 부지의 사용을 공여하기 위한 주한미군지위협정상 절차를 시작하는 계기 혹은 위 절차를 위한 준비행위로써, 그로 인해 곧바로 주한미군이 이 사건 부지를 사용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청구인들은 합동위원회가 2017. 4. 20. 주한미군에 이 사건 부지의 사용을 공여하는 내용으로 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는 한미동맹 차원에서 사드 배치가 이루어졌다고 반복적으로 밝혀왔고, 특히 2016. 9. 30. 경 사드 배치 부지를 결정하면서 당해 부지를 공여하기 위하여 주한미군지위협정상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발표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 청구 당시 주한미군지위협정상 합동위원회의 협정 체결 절차가 진행될 것임이 틀림없이 예상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을 종합하면,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의 원인이 되는 공권력 행사는 합동위원회가 2017. 4. 20. 체결한 위 협정이다.


라. 위 협정의 주체는, 주한미군지위협정 제28조 제1항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의 협의기관으로 설치된 합동위원회이다. 합동위원회는 대한민국 정부 대표 1명과 미국 정부 대표 1명으로 구성되는데(주한미군지위협정 제28조 제2항 참조), 대한민국 정부 대표는 외교부 북미국장이, 미국 정부 대표는 주한미군사령부 부사령관이 맡는다. 그런데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는 헌법소원의 본질상 대한민국 국가기관의 공권력 작용을 의미하므로(헌재 1997. 9. 25. 96헌마159 참조), 대한민국 정부와 미국 정부 사이의 협의기관인 합동위원회는 피청구인이 될 수 없고, 다만 합동위원회를 구성한 대한민국 정부 대표가 피청구인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피청구인을 대한민국 정부 대표인 외교부 북미국장으로 특정하기로 한다.


마. 따라서 이 사건 심판 대상은 외교부 북미국장이 2017. 4. 20. 주한미군사령부 부사령관과 사이에 주한미군에 이 사건 부지의 사용을 공여하는 내용으로 체결한 협정(이하 ‘이 사건 협정’이라 한다)이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지다.


D. 청구인들의 주장


가. 주한미군이 이 사건 부지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성주군ㆍ김천시 주민, 대한민국 국민, 이 사건 부지에서 종교집회를 개최하려는 원불교도와 그 단체인 청구인들은 평화적 생존권, 건강권, 환경권, 직업의 자유,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게 되므로, 대한민국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승인은 청구인들의 기본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공권력 행사로서 헌법소원 심판의 대상이 된다.


나. 이 사건 협정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이 사건 협정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한다는 목적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군사적 실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사드 배치는 적합한 수단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거나 인근 주민들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 내 구역과 시설의 사용을 공여하지 않았고, 청구인들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이라는 불분명한 공익을 위하여 기본권에 대한 극심한 침해를 감수해야 하므로, 이 사건 협정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


다. 대한민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관한 정보 제공 및 청문 절차를 소홀히 하였고, 헌법 제60조 제1항에 따른 국회의 조약 체결ㆍ비준에 관한 동의 절차를 생략하였으며, ‘국방ㆍ군사시설 사업에 관한 법률’(이하 ‘국방시설사업법’) 및 환경영향평가법상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대한민국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승인은 적법절차원칙에 반한다.


라. 대한민국 정부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승인은 법률 또는 조약상 근거 없이 이루어졌으므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


E. 헌법재판소의 판단


가. 주한미군에 대한 대한민국 내 시설과 구역의 사용 공여 절차


1) 주한미군지위협정상 절차


상호적 합의에 의하여 미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 내와 그 부근에 배비(配備)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 참조). 이에 미국은 대한민국 안의 시설과 구역의 사용을 공여받는데, 개개의 시설과 구역에 관한 제 협정은 한미 양국 정부 사이의 협의기관으로 설립된 합동위원회를 통하여 체결하여야 한다 [주한미군지위협정 제2조 제1항 (가) 제1문, 제2문, 제28조 참조]. 대한민국은 미국에 부담을 과하지 아니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의 유효 기간 동안 공동으로 사용하는 시설과 구역을 포함한 모든 시설, 구역 및 통행권을 제공하고, 상당한 경우에는 그들의 소유자와 제공자에게 보상하기로 합의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러한 시설과 구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사용을 보장하고, 또한 미국 정부 및 그 기관과 직원이 이러한 사용과 관련하여 제기할 수 있는 제삼자의 청구권으로부터 해를 받지 아니하도록 한다(주한미군지위협정 제5조 제2항 참조). 이상을 종합하면, 합동위원회 협정은 한미 양국 사이에서 주한미군에 대하여 대한민국 내 시설과 구역의 사용을 공여하는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국내법상 절차


합동위원회의 협정은 통상 한미 양국 사이에서 주한미군의 대한민국 내 시설과 구역의 사용을 공여하는 것일 뿐 당해 시설과 구역의 소유자 등과의 관계에서까지 이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헌재 1999. 4. 29. 97헌가14 참조). 대한민국 정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의 규정을 시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입법상 조치를 입법기관에 구하여야 한다(주한미군지위협정 제29조 제2항 참조). 이에 따라 해당 시설과 구역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인 경우 적용되는 미군공여재산법, 해당 시설과 구역이 사유재산인 경우 적용되는 국방시설사업법 등이 마련되어 있다.

미군공여재산법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을 주한미군에 공여하기로 결정하였을 때 국방부장관으로 하여금 기획재정부장관 및 그 재산의 중앙관서의 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한다(제2조 참조). 당해 재산은 공여 기간 중 국방부장관이 관리하므로(미군공여재산법 제3조 참조), 국가의 재산을 관리하는 중앙관서의 장은 국방부장관에게 관리권을 이관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국방부장관에게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을 무상으로 대여해야 한다(미군공여재산법 제4조 제1항, 제5조 제1항 참조).

국방시설사업법은 사유재산을 주한미군에 공여하기로 결정하였을 때 적용될 수 있는 수용과 사용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국방시설사업법상 국방ㆍ군사시설에는 ‘대한민국에 주둔하는 외국군대의 부대시설(部隊施設)과 그 구성원ㆍ군무원ㆍ가족의 거주를 위한 주택시설 등 군사 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시설’이 포함되고, 국방ㆍ군사시설사업이란 국방ㆍ군사시설의 설치ㆍ이전 및 변경에 관한 사업 등을 말한다(제2조 제1호 바목, 제2호 참조). 국방ㆍ군사시설사업의 시행자는 국방ㆍ군사시설사업에 필요한 토지 등을 수용하거나 사용할 수 있다(국방시설사업법 제5조 제1항, 제2항 참조).

위에서 살펴본 관리권 이관(국가의 재산), 무상 대여(지방자치단체의 재산) 및 수용과 사용(사유재산) 등 절차는, 사용 공여되는 시설과 구역의 소유자 등과의 사이에서 주한미군의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국가의 재산 중 국방부장관이 이미 관리권을 가진 재산에 대해서는 관리권 이관 절차를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합동위원회 협정만으로 주한미군의 사용이 보장되고, 국방부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중앙관서의 장이 관리권을 가진 재산은 관리권 이관 절차를 이행해야 비로소 주한미군의 사용이 보장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2017. 3. 2. 이 사건 부지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침으로써 이 사건 부지를 소유하게 되었고, 국방부장관이 이때부터 이 사건 부지를 관리한 사실이 인정된다. 공여되는 시설과 구역이 국방부장관이 관리하는 국가의 재산인 경우, 미군공여재산법상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이 합동위원회 협정만으로 주한미군의 사용이 보장된다.


나. 기본권 침해 가능성에 관한 판단


1)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공권력의 행사가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고자 하는 자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애당초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나 위험성이 없으므로 그 공권력의 행사를 대상으로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헌재 1999. 5. 27. 97헌마368 참조).


2) 청구인들은 주한미군이 이 사건 부지에 사드를 배치함으로써 자신들의 평화적 생존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협정의 근거가 되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이 있을 것을 전제하여 공동방위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점(전문, 제2조 참조), 한미 공동실무단이 작성한 ‘공동실무단 운영결과 보고서 승인 건의’ 등 문서에 의하면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유는 북한이 한 일련의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또는 도발에 대응하여 국군과 주한미군의 미사일 방어 태세를 향상하기 위한 것인 점(서울행정법원 2017. 11. 10. 선고 2016구합79267 판결 참조)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협정이 국민으로 하여금 침략전쟁에 휩싸이게 함으로써 이들의 평화적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또한 청구인들은 주한미군이 이 사건 부지에 사드를 배치하면 레이더 작동으로 발생하는 전자파로 건강권을 침해받고, 레이더 작동으로 인한 전자파, 발전기 작동으로 인한 소음, 주한미군 주둔으로 인한 주변 환경 저해 등으로 환경권을 침해받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협정으로 청구인들의 건강권 및 환경권이 바로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고, 혹시라도 이러한 침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더라도 이는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 운영 과정에서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살펴본 대구지방환경청의 2017. 9. 4. 자 협의 내용 및 환경부의 2023. 6. 21. 자 협의 내용에 포함된 각 환경영향평가서의 내용을 종합하면, 주한미군의 사드 체계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측정 최댓값은 전파법상 인체 보호 기준의 0.038% 내지 0.189% 수준에 불과하고, 사드 체계 운영 시 발생하는 소음도 미미한 수준으로 생활 소음 규제 기준을 밑도는 정도여서, 인체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위험성은 잠재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4) 청구인들은 성주경찰서 소속 경찰이 이 사건 부지 인근 농작지 접근을 제한하고 중국이 제재 조치를 시행함으로 인하여 직업의 자유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청구인들의 주장과 같은 내용은 이 사건 협정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성주경찰서 소속 경찰 또는 중국 정부의 조치 및 정책으로 인한 것이므로, 이 사건 협정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5) 마지막으로 청구인들은 이 사건 부지 일대가 원불교 성지로서 보호되지 않는다면 이와 관련된 교리 역시 보호되기 어려우므로 신앙의 자유가 침해되고, 군 당국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이 사건 부지에서 종교적 활동을 하거나 종교집회를 개최할 수 있어 종교적 행위의 자유 및 종교집회의 자유가 침해받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협정으로 주한미군이 이 사건 부지를 사용한다고 하여 그것이 특정 종교의 교리를 침해하거나 청구인들의 신앙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기는 어렵다. 종교적 행위의 자유 및 종교집회의 자유 침해에 관한 청구인들의 위 주장은 그 내용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협정으로 발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군 당국의 후속 조치 등으로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협정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6) 이상에서 살펴본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협정은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협정에 대한 심판 청구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F. 헌법재판소의 결론


그렇다면 청구인들의 심판 청구는 모두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G.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한 논평


1) 헌법재판소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려면 청구인의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침해되어야 한다면서도,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다고 본다. 헌법 제2장 국민의 권리와 의무(제10조에서 제39조까지) 가운데에서 의무를 제외한 부분이 원칙적으로 기본권에 해당함은 인정할 수 있지만, 그에 한정할 것인지 또는 헌법상의 위 규정들 이외에서도 기본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나아가서 헌법의 명문 규정이 없다 하더라도 인정되는 기본권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개별적․구체적인 헌법해석에 따라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 그것에 내재하는 의미를 ‘헌법에 따라 직접 보장된 개인의 주관적 공권’이라고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헌재 2004. 12. 16. 2002헌마579; 헌재 2001. 3. 21. 99헌마139등).


2) 헌법재판소는 평화적 생존권을 부인하므로(헌재 2009. 5. 28. 2007헌마369), 청구인들의 평화적 생존권 침해 주장에 대해 ‘평화적 생존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라고 비켜 간다. 그러나 미국의 이란 침공에서 사드가 공격 대상이 되는 점에서 사드 배치는 인근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을 위협한다. 사드 배치가 그러한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중요한지 논증이 필요한 사안이다.


3) 건강권과 환경권에 대해서는 당연하게도 곧바로 기본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으니 판단하지 않겠다고 한다. 장래에 일어날 일은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통적인 사법권의 한계라고는 하지만, 오늘날 권리침해의 사후 구제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한 점에서 중간의 논리 과정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건강이 해쳐진 다음 또는 지역의 환경이 훼손된 다음에 사드를 철수하거나 금전의 손해배상으로 해결하는 것은 국가의 무책임을 용인하는 것이다.


4)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제도가 도입되었다. 법원에서 기본권 침해를 구제받지 못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인 점에서 기본권 보호를 위한 헌법재판소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 헌법재판소는 전통적인 사법권과 다른 점에서 헌법재판에 대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


5) 평화적 생존권, 환경권 그리고 건강권은 모두 기본권 침해를 방지하는 국가의 사전 예방 의무가 중요한 기본권이다. 사드 배치는 정부가 국방에 중대하고 필수적인 일인지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지역 주민의 평화적 생존권, 환경권 그리고 건강권 보호를 위하여, 위헌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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