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주문
모든 공적 주체가 하는 직무 수행은 시민이자 주권자의 심판 대상이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주권자의 이름으로, 헌법재판소의 행정안전부장관(이상민) 탄핵 기각 결정(헌법재판소 2023. 7. 25. 2023헌나1)을 취소하고,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을 재직 당시로 소급하여 파면 결정하여 공무원연금을 박탈한다.
B. 사건의 개요
1) 참사의 발생과 국정조사
a) 2022. 10. 29. 토요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서편의 골목길에 핼러윈데이(Halloween day)를 즐기려는 인파가 모여들었다. 위 골목길은 평균 폭 4m의 티(T) 자형의 내리막 경사로로, 골목길 위편에 ‘세계 음식 문화거리’가 있고, 아래편은 이태원역 1번 출구에 근접해 있다.
위 골목길 일대에서 주최자가 있는 축제가 개최된 것은 아니었으나, 17:00경부터 통행 인파가 늘면서 다중이 밀집한 상태가 계속된 가운데, 22:15 무렵 위 골목길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넘어지면서, 밀집된 사람들에게 눌림과 끼임이 발생하였으며, 이는 23:22경 해소되었다. 이때 발생한 눌림과 끼임에 의한 압력을 원인으로 158명이 사망하였고, 이로 인한 부상자 중 1명이 그 후 극단적 선택을 함으로써 사망자는 총 159명이 되었으며, 총 32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b) 위 a)와 같은 다중 밀집으로 인한 인명 피해 사고(이하 ‘이 사건 참사’라 한다)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의원 박홍근, 용혜인, 이은주 외 178인의 요구에 따라 2022. 11. 24.부터 2023. 1. 17. 까지 국정조사가 실시되었다.
2) 국회의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 의결과 탄핵 심판 청구
a) 피청구인은 2022. 5. 12. 행정안전부장관으로 임명되었다.
b) 국회의원 박홍근, 용혜인, 이은주 외 173인은, 이 사건 참사와 관련하여 피청구인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다는 이유로, 2023. 2. 6. 행정안전부장관(이상민)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였다.
c) 국회는 2023. 2. 8.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299인 중 179인의 찬성으로 가결하였고, 소추위원은 2023. 2. 9. 헌법재판소법 제49조 제2항에 따라 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하여 피청구인에 대한 탄핵 심판을 청구하였다.
C. 심판 대상
이 사건 심판 대상은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했는지와 파면 결정을 선고할 것인지다.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는 사전 재난 예방 조치 의무 위반과 사후 재난 대응 조치 의무 위반, 참사 이후의 발언으로 인한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 세 가지를 심판 대상으로 했으나, 이번 심판에서는 사전 재난 예방 조치 의무 위반에 한정하여 심판한다.
D. 국회의 탄핵소추 사유
1) 헌법 제10조 후문은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제34조 제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헌법적 책무는 정부조직법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이 총괄적인 책무를 지며(헌법재판소는 행정안전부장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이 부분을 간과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아래 ‘재난안전법’이라 하고, 괄호 안에 표시할 때는 ‘법’이라 한다)이 정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장관은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ㆍ총괄ㆍ조정, 비상 대비, 방재 등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고(정부조직법 제34조 제1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 등으로부터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며, 재난 등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고,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ㆍ복구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법 제4조 제1항). 행정안전부장관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ㆍ조정한다(법 제6조).
국무총리는 국가의 재난 및 안전관리업무에 관한 기본계획(이하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이라 한다)을 작성하여야 하고(법 제22조),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에 따라 그 소관 업무에 관한 집행계획을 작성하여야 하며(법 제23조),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은 소관 관리대상 업무의 분야에서 재난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는 조치를 하여야 한다(법 제25조의 2).
행정안전부장관은 체계적인 재난관리를 위하여 재난안전통신망을 구축ㆍ운영하여야 하고(법 제34조의8, 재난안전통신망법 제7조 제1항), 재난안전통신망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여야 하며(재난안전통신망법 제7조 제2항), 재난안전통신망의 운영ㆍ관리를 위하여 필요한 인력, 시설, 장비 등을 갖추어야 한다(재난안전통신망법 제8조 제1항).
나아가 피청구인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국가공무원법 제56조).
2) 1960년 서울역 압사 사고나 2005년 상주시민운동장 압사 사고를 통해 다중 밀집의 위험성은 충분히 예견할 정도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위험이다. 이태원 일대에는 매년 핼러윈데이 때마다 대규모 인파가 모였고, 2022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해제 등으로 특히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경부터 이미 다중 밀집으로 인한 압사 등 인명 피해 사고(이하 ‘다중밀집사고’라 한다)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고,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 발생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피청구인은 다중이 모이는, 주최자가 없는 행사와 관련하여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 및 그 집행계획을 수립하지 않았고, 재난관리 주관기관을 사전에 지정하지도 않았으며, 다중밀집사고의 예방을 위해 조치를 하지 않았고, 핼러윈데이를 앞둔 주말 기간은 물론 이 사건 참사 발생 당일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이라 한다)나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라 한다)의 사전 설치ㆍ운영을 포함하여 어떠한 예방 조치도 하지 않았다.
피청구인은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 제10조, 제34조 제6항, 재난안전법 제4조 제1항, 제22조, 제23조, 제25조의2, 제34조의8, 재난안전통신망법 제7조, 제8조,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등을 위반하였다.
E. 헌법재판소 판단에 대한 심판
1)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을 탄핵 소추한 국회도 그렇고 탄핵 심판을 기각한 헌법재판소도 그렇고 정부조직법을 간과한 문제가 있다.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헌법적 책무는 정부 조직상 행정안전부장관에 있다.
정부조직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행정안전부장관은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총괄․조정, 비상대비, 민방위 및 방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국가의 행정사무로서 다른 중앙행정기관의 소관에 속하지 않는 사무는 행정안전부장관이 이를 처리한다. 같은 조 제3항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에 재난안전관리사무를 담당하는 본부장 1명을 둔다. 같은 조 제5항에 따라 치안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경찰청을 두고, 같은 조 제7항에 따라 소방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소방청을 둔다.
국회와 헌법재판소는 탄핵 심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것에 대한 심판이라는 점에서 국가 작용을 규율하는 재난안전법에만 초점을 맞춘 듯하다. 그러나 탄핵 심판은 국가가 져야 할 책임을 구체적인 국가기관의 고위급 책임자에게 묻는 심판인 점에서 행정부의 경우 정부조직법상 부여된 사무 처리가 누구의 소관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작 책임져야 할 몸통인 국무위원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법적으로 책임지지 않음으로써 탄핵 심판의 존재 의의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치외법권자’가 된다.
2)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사실은 다음과 같다.
a) 재난 및 사고유형별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정하고 있는 재난안전법 시행령 제3조의2 [별표 1의3]에는 다중밀집사고의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고,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피청구인이 다중밀집사고에 대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한 사실이 없다. 또한 이 사건 참사 발생 당시 적용된 ‘제4차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이하 ‘제4차 기본계획’이라 한다)과 ‘2022년 행정안전부 집행계획’(이하 ‘이 사건 집행계획’이라 한다)은 다중 밀집 사고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아니하다.
b)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와 같은 유형의 다중 밀집으로 인한 사고, 즉 개방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모임에서 발생한 대규모 다중 밀집 사고를 특정 재난 유형으로 파악하여 사전 예방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다.
c)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핼러윈데이 전후의 기간 동안 이태원 일대에 인파가 몰림에 따른 위험성에 관하여 별도의 보고를 받거나 그에 대한 예방 조치를 취한 사실이 없다.
d) 피청구인은 이 사건 참사 발생 전 경찰 등에 제보된 신고 등 여러 위기 징후에 대하여 보고받은 사실이 없고,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중대본 또는 중수본을 설치ㆍ운영하지 아니하였다.
3)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대한 심판
a) 재난관리주관기관의 사전 지정에 관한 부분
재난안전법에 따른 재난관리주관기관이란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의 유형별로 예방ㆍ대비ㆍ대응 및 복구 등의 업무를 주관하여 수행하도록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을 말하는데(제3조 제5호의2),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의2 [별표 1의3]은 다중 밀집 사고에 대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별도로 분류해두지 아니하고, 재난관리주관기관이 지정되지 않았거나 분명하지 않은 경우 행정안전부장관이 정부조직법에 따른 관장 사무와 피해 시설의 기능, 재난 및 사고 유형 등을 고려하여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재난관리주관기관이 특정되지 않은 재난이 발생한 경우 사후적으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할 수 있는 법령상 근거가 된다.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재난안전법령의 내용 및 그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사전적으로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재난안전법 위반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시행령의 제정 주체는 대통령이고, 행정안전부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시행령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재난안전법 시행규칙의 발령 주체이므로, 사전에 재난관리주관기관을 지정하지 않은 대통령과 행정안전부장관의 책임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다.
b) 재난안전법상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 및 집행계획 작성에 관한 부분
국무총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의 수립지침을 작성하여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하고,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위 지침에 따라 그 소관에 속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업무에 관한 기본계획을 작성한 후 국무총리에게 제출하여야 하며, 국무총리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제출한 기본계획을 종합하여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을 작성하여 이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통보하여야 한다(법 제22조 제1항, 제3항, 제4항). 재난안전법 시행령은 재난안전법이 시행된 2004년부터 5년마다 한 번씩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고(제26조 제1항, 제2항), 이 사건 참사 발생 당시 적용된 제4차 기본계획(2020∼2024년)은 피청구인이 임명되기 전에 작성된 것으로서 긴급 신고 통합시스템 고도화, 긴급 대응 기관 간 협업 체계 강화, 현장 중심의 비상 상황 대응체계 혁신, 재난 현장의 정보ㆍ소통 체계 개선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하게 하는 계획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국무총리로부터 통보받은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에 따라 매년 10월 31일까지 다음 연도의 소관 업무에 관한 집행계획을 작성한다(법 제23조 제1항, 법 시행령 제27조 제1항). 이 사건 집행계획에는 다중 밀집 사고가 특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재난 현장 수습 지원체계 가동,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운영, 국가재난관리시스템 구축, 재난안전통신망 구축ㆍ운영으로 통합적 재난 관리 체계 강화, 긴급 신고 전화 통합체계 구축ㆍ운영, 사회재난 대응훈련 강화, 사회재난 대비 상시 대응체계 가동 등 사고 발생 후 대응할 수 있는 계획들이 마련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국가안전관리기본계획의 수립이 기본적으로 국무총리의 수립 지침 작성에서부터 시작되며, 이 사건 참사 발생 당시 적용된 제4차 기본계획과 그에 기초한 이 사건 집행계획은 법령에서 정한 작성 시기에 따라 피청구인이 행정안전부장관으로 임명되기 전에 이미 작성된 것임을 근거로 한다. 비록 제4차 기본계획과 이 사건 집행계획에 다중 밀집 사고가 특정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긴급 상황 발생 시의 대응계획 등이 마련되어 있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에서 피청구인이 제4차 기본계획과 이 사건 집행계획을 수정ㆍ변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난안전법 제22조, 제23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행정안전부장관으로 임명되자마자 관련 계획이 적정한지 조치해야 했고, 특히 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로 인한 상황 변화에 대처해야 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시민의 사생활을 통제하는 데만 골몰하고 그 이후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고민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재난은 사전 예방이 매우 중요한 점에서 기민하게 대응하지 않은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의 법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c) 다중 밀집 사고 예방에 관한 부분
(1) 피청구인은 국가기관으로서 재난안전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재난안전법 제6조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행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ㆍ조정한다. 또한 재난관리책임기관의 장으로서 재난안전법 제25조의2에 따라 재난 예방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2)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피청구인이 다중밀집사고와 관련하여 사전 예방ㆍ대비를 위한 특정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었는지를 살폈다.
재난안전법 제66조의11은 지역축제의 개최자로 하여금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그 밖에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한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참사와 같이 개방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주최자가 없는 행사에서 발생한 다중 밀집 사고가 재난안전법 제66조의11이나 그에 근거한 매뉴얼이 명시한 직접적인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피청구인이 이에 대한 별도의 구체적인 예방ㆍ대비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를 검토했다.
①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참사 발생 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압사 사고 사례 대부분이 공연장, 종교시설, 교통시설 등 구조물 또는 시설물 관련이 있거나 공연, 화재 등 인파의 밀집ㆍ흐름을 유인하는 요소가 있었던 경우였으며, 대형 다중 밀집 사고의 발생 이후 비로소 그와 관련한 다중 밀집 사고 예방 지침 내지 매뉴얼이 구체적으로 만들어진 사례가 있었으나 그 내용도 주최자가 있는 행사나 직접적인 관리자가 있는 구조물 또는 시설물 등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이 사건 참사가 매우 예외적임을 강조한다.
② 헌법재판소는 각종 행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미조직 군중의 혼잡사태를 예방ㆍ경계하고 혼잡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경찰이 ‘수익성 행사 관리매뉴얼(2005년)’, ‘혼잡경비 실무 매뉴얼(2006년)’, ‘다중운집행사 안전관리 매뉴얼(2014년)’을 제작하였으나, 실무상 이러한 매뉴얼들도 주최자가 있는 행사를 그 적용 대상으로 하여 왔으며, 그마저도 행정안전부에 보고된 사실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결국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피청구인이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이 사건 참사와 같은 유형의 재난에 대한 예방ㆍ대비 조치를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③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 참사 발생 전 다수의 언론에서 핼러윈데이 전후 이태원에 하루 10만 명 가까운 인원이 모일 것을 예상한 보도를 하였으나, 불법 촬영 등 범죄나 교통 무질서 행위에 대비한 경찰 인력 배치 등을 주로 다루었을 뿐 다중 밀집 사고 자체를 예상하거나 우려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다.
그리고 ④ 헌법재판소는 핼러윈데이 전후 이태원 일대 다중 밀집 사고의 위험성이, 이태원 지역을 관할하는 용산구청, 용산경찰서로부터 행정안전부나 피청구인에게 이 사건 참사 발생 전에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을 중시한다. 또한 이 사건 참사가 발생할 무렵 경찰 내지 소방 측에 위험 징후로 볼 수 있는 신고 전화들이 다수 접수되었으나 그 내용도 행정안전부나 피청구인에게 별도로 보고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상황에서 피청구인에 대하여 이 사건 참사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예방 조치를 취하거나, 참사 발생 전에 중대본 및 중수본을 설치하는 등의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참사와 같은 다중 밀집 사고에 대한 예방ㆍ대비가 부족하였다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이 재난안전법 제4조 제1항, 제6조, 제25조의2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3) 그러나, ① 모든 상황은 여러 요인에 따라 모두 예외적이다. 행정청에 넓게 재량을 인정하는 까닭은 과거 사례에 얽매이지 말고 현재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하여 적정하게 대응하라는 의미다.
② 경찰의 최우선 목표는 시민의 안전이다. 현실에서 경찰은 질서 유지를 목표로 시민을 규제하는 데만 골몰한다. 행정안전부장관이 해야 할 역할이 시민의 안전을 강조하면서 경찰에 매뉴얼의 부족함을 보충하도록 하고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 방안을 물었어야 한다.
③ 언론이 놓친 것이 없는지 점검하는 몫도 행정안전부장관이다. 행정안전부장관은 시민을 ‘교통 무질서 행위자’로 볼 것이 아니라 ‘교통질서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시민의 안전’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④ 장관은 보고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라 미리 판단하고 점검하게 하는 존재다. 여러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한 다음 상황판단과 대응 조치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는 자리인데, 그 역할을 하지 않은 것이다.
과거 행정안전부장관들 또한 위와 같은 책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적절한 조치 또한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한 관행이 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잃는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는 결과를 낳았다.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은 국무위원이면서 행정각부의 장으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하지 못한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서 이 사건 참사가 일어난 것이다. 과거의 구태로 인해 면책될 일이 아니라 구태를 벗어나지 못해서 책임져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시민들은 계속해서 재난과 참사의 상황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책임을 묻는 것이 탄핵 심판의 본질이므로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은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F. 피청구인의 파면 여부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의 사전 재난 예방 의무 위반을 인정하지 않아 헌법재판소법 제53조 제1항에서 규정한 ‘탄핵 심판청구가 이유 있는 경우’, 즉 피청구인의 파면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는 때(헌재 2023. 7. 25. 2023헌나1 참조)로 판단하지 않았다. 피청구인의 사후 대응과 일부 발언에 대해 국가공무원법 위반을 인정한 것에 머물렀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사전 재난 예방 의무를 하지 않은 것은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나 해악의 정도가 중대하여 피청구인에게 간접적으로 부여된 국민의 신임을 박탈하여야 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하여야 한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이 사건에 대한 기각 결정은 피청구인의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를 추궁하지 못한 결정이므로 취소한다.
G. 결론
이 사건 탄핵 심판청구는 피청구인 행정안전부장관 이상민이 중대하게 헌법을 위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어 파면하기로 하고, 그에 따라 소급하여 공무원연금의 수급 자격을 박탈하며, 피청구인의 탄핵 심판을 기각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취소하고,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에 대하여 주권자 국민이 부여한 헌법적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관여 재판관(유남석,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김형두, 정정미)에게 주권자 국민의 이름으로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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