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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정체성 Jun 12. 2020

방학

아프고 싶지 않다

힘이 든다.

그냥. 요즘엔 더 힘이 든다. 더워진 날씨 탓인지 그냥 날씨를 탓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삼각함수 그래프처럼 오르락 내리락 나의 지겨운 주기는 무한대로 뻗어가고 오늘은 그 최솟값을 찍은 것 같다. 마음이 시리다. 시리다 못해 문드러진다. 갈비뼈 아래에 있는 곳이 무척이나 쓰라리다.


불과 몇시간 전 나는 예뻤던 나의 과거를 들추었는데, 생생하게 되새겨지는 그때의 몽글함과 지금의 시림은 극대화되어 더 큰 고통을 가져왔다. 스트레스는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찾아오는데 요즘엔 동시다발적이다. 참 이상하지.


온갖 쿨한 척을 다 해대며 살아가고 있지만 뭐하나 쿨한 구석이 없이 마음을 쓰고 있고, 너덜너덜하다 못해 손이 떨릴 정도다. 좋겠다. 모두 좋겠다. 자격지심인지 부러움인지 뭔지. 사람도 많아졌고 시간은 적어졌는데 그저 마음이 헛헛하다.


여느 때처럼 방학이 있으면 좋겠다. 잠시 쉬어가고 잠시 아무런 소식을 듣지 않아도 되는 시간. 손끝에서 떨림이 느껴지지 않는 시간들. 하하호호 웃는 시간도 필요없이 그저 가만히 외부와 단절된 시간. 모든 것과 끊겨버리는 그런 시간. 그랬다면 이토록 쓰라리진 않을 텐데.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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